1. 서론
조음음운장애 아동을 평가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상발달을 보이는 아동의 조음음운발달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조음음운발달은 아동이 낱말을 산출하기 이전부터 학교에 들어간 이후까지 계속 이루어지지만 특히 자음의 체계가 습득되는 학령전 아동의 자음발달은 조음음운장애 아동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김민정 & 배소영, 2005). 정상 발달과정에서 치조마찰음 /ㅅ/는 가장 늦게 습득되며(전희정 & 이승환, 1999), 가장 긴 습득기간을 거치는 말소리 중 하나다.
치조마찰음 /ㅅ/는 다른 말소리에 비해 습득기간이 길고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면에서 정확한 조음이 어렵기 때문에(남정훈 & 이봉원, 2010), 정상적인 조음음운 발달과정에서도 생략, 대치, 왜곡 등의 오류를 나타낸다. 전희정 & 이승환(1999)의 연구를 비롯한 다른 선행 연구들에 의하면, 치조마찰음 /ㅅ/는 같은 마찰음 계열인 /ㅎ/로 대치를 보이다가 /ㄷ/ 계열이나 /ㅈ/ 계열로 대치되며 주로 평음이나 긴장음보다 기식 자질을 가진 음소로 대치된다고 하였는데, 발달과정상에서 치조마찰음이 [h], [t], [th], [ʨ], [ʨh], [ʃ],[Ɵ] 등의 음소로 대치나 왜곡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또한 치조마찰음 /ㅅ/는 /이/ 모음 앞에서 구개음화되어 발달과정상에서 상대적으로 일찍 습득되며 /으, 애, 오, 우/ 등 모음 앞에서는 7세에 이르러서도 완전히 습득하지 못하며 그 이후까지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치조마찰음의 산출은 모음환경에 따라 마찰음 습득에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출과 관련한 음향적 특성을 보고한 연구들에 의하면 모음환경뿐 아니라 음절구조가 치조마찰음의 음향변수값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이경희 & 이봉원(1999)은 마찰구간길이는 후행 모음이 고모음일 때 더 길며, CV 구조보다 VCV 음절구조에서 마찰소음길이가 더 짧다고 하였다. 또한 기능적 조음장애 아동군과 정상 아동군의 마찰음을 연구한 남정훈 & 이봉원(2010)에서는 기능적 조음장애 아동군의 마찰구간길이가 정상 아동군보다 짧고 정상 아동군은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라 성인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며, VCV 구조에서 마찰구간의 길이에 차이를 보였던 것에 비해 기능적 조음장애 아동은 CV 구조에서 음절구조에 따른 마찰구간길이의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치조마찰음의 음향음성학적 기초를 제공해주는 선행 연구들을 살펴보면 마찰음 분석을 위한 음향변수값으로 순수마찰구간의 길이 혹은 소음구간길이와 같은 시간적 정보나 주파수 정보(표화영 외, 1999; 남정훈 & 이봉원, 2010), 후행하는 모음에 대한 에너지 분포 등을 사용하고 있다(Nittrouer et al., 1989). 이런 변수들이 마찰음의 에너지 분포나 조음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하여 최근 연구에서는 적률변수에 속하는 왜도, 무게중심, 중앙적률을 측정하여 모음환경에 따른 치조마찰음의 특성을 분석하기도 하였다(김윤하 외, 2014; 허혜정 & 성철재, 2015). Nissen & Fox(2005)는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후행하는 모음에 대한 마찰음의 여러 가지 음향 특성을 연구하였는데 마찰길이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였고, /ʃ/에 대한 왜도와 첨도는 아동의 연령에 따른 증가는 보이지 않고 아동과 성인과의 차이만 나타난다고 하였다. 정규화에너지는 /ʃ/를 제외하고 /아/ 모음 앞에서 감소되었다고 하였다. 여러 가지 음향변수값들이 연령과 모음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점차 성인과 같은 음향 수치에 근접해가다가 대략 5세를 전후로 /s/와 /ʃ/의 차이를 많이 나타낸다고 하였다.
치조마찰음이 조음 방법이나 조음 위치면에서 정확한 조음이 어렵기 때문에(남정훈 & 이봉원, 2010), 기능적 조음음운장애 아동뿐 아니라 마비말장애, 구개파열, 청각장애와 같은 말소리장애를 가진 화자들이 치조마찰음 산출에서 오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마비말장애를 보이는 아동이나 성인들은 신경 근육 손상으로 섬세한 조음기관의 조절 능력을 필요로 하는 치조마찰음 산출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고(박희정 외, 2006; 김숙희 & 김현기, 2013), 연인두폐쇄부전으로 구강 내 압력 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구개파열 아동 역시 치조마찰음 산출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다(유영신 외, 2010). 또한 청각장애 아동의 경우 자신의 말소리와 타인의 말소리를 듣고 지각하는 능력에 제한을 나타내 치조마찰음 산출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다(김윤하 외, 2014).
조음음운장애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청지각적 방법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전문가의 귀로 듣는 청지각적 평가가 가장 쉽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좌우되며 평가자의 경험이나 훈련 정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신뢰도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청지각적 평가는 왜곡과 같은 조음능력의 미묘한 차이를 객관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므로 객관적인 수치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최근의 연구들은 음향학적 수치들을 제공하여 정상 화자의 조음과 말소리장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치료의 기초를 마련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음향학적 특성이 청자의 청지각적인 평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밝혀주는 연구는 거의 없다. 본 연구에서는 정상 아동이 산출한 치조마찰음을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라 음향학적 분석을 하고 청지각적 평가를 실시하여 청지각적 평가에 영향을 주는 음향학적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해보고 조음음운장애의 평가와 치료의 기초 자료를 제공해보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에 참여한 녹음대상자는 대전, 충청 지역에 거주하고 구강조음기관에 이상이 없으며 언어발달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3세 아동 15명, 7세 아동 15명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아동의 치조마찰음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이 특성을 밝히고자 한 연구이므로 대상자 중 모든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서 정조음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대상자의 말소리는 치조마찰음 발달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판단되어 청지각 평가와 분석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총 음성 파일 대상자는 3세 아동 13명, 7세 아동 11명으로 정리되었다.
아동과 일대일 상황의 조용한 환경에서 실험항목을 들려주고 2회 반복해서 모방 발화하도록 하였으며, 콘덴서 마이크가 내장된 디지털 녹음기(TASCAM DR-05)로 녹음하였다. 실험항목은 치조마찰음 /ㅅ/에 단모음 /이, 아, 우/를 결함하였고 음절구조에 따라 어두 초성에 /ㅅ/를 포함한 CV 구조 3개, 어중에 /ㅅ/을 포함한 VCV 구조 3개, 총 6개의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예컨대 /이/를 이용하여 만든 VCV 구조는 /이시/와 같은 무의미 낱말로 이루어지게 하였다. 2회 반복한 자료 중 대푯값 하나를 선택하여 청지각 평가에 사용하였다.
녹음자료는 Praat(version 6.6.36, Netherlands)을 이용하여 아동이 산출한 실험항목을 144개 음성 파일로 나누었다(24명의 화자 × 3개의 모음 × 2개의 음절 구조=144). 청자들의 반응 과제가 단순한 작업의 반복이라 24개의 음성 파일을 한 구획으로 편성하여 6개의 구획으로 나누어 들려주었다. 평가자내 신뢰도 측정을 위하여 한 구획을 더하여 청취 자료 중 20개의 항목을 하나의 구획으로 총 7개의 구획, 164개의 음성 파일을 들려주었다. 각 구획 내에서 실험 항목들이 무선(random) 제공되는 방식은 Praat에서 제공하는 옵션 중 ʻPermuteBalancedNoDoubletsʼ로 하였다.
청지각 평가를 하기 위해 Praat에서 제공하는 청지각 실험용 스크립트인 ExperimentMFC(collection)를 이용하여 플랫폼을 구성하였다. 청자마다 구획 내에서 ExperimentMFC가 제공하는 임의의 순서로 음성 파일을 듣게 된다. 조용한 환경에서 노트북 컴퓨터(LG15U53)를 통해 동일한 헤드폰(Sony MDRZX100)을 착용하고 실험자극을 듣도록 하였다. 청자들은 음성 파일을 듣고 화면에 제시된 7개의 음소 보기 [s], [ʃ]1, [Ɵ], [ʨh], [th], [h], [s'] 중에 가장 가깝게 들리는 음소로 선택하여 클릭하도록 하였다(그림 1). 청자가 다시 듣기를 원할 경우 2회까지 반복해서 듣고 판단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Praat을 이용하여 치조마찰음 /ㅅ/의 마찰소음구간을 분절, 레이블링 하고 레이블링한 소음구간에 20ms 가우시안 윈도우(step size=10ms)를 적용하여 스크립트로 연속 추출한 다음 FFT (Fast Fourier Transform)하여 스펙트럼을 얻었다. 마찰소음구간은 순수 잡음(pure noise)구간과 모음을 직접 선행하는 기식(aspiration) 구간을 합친 개념이다. 이를 대상으로 마찰소음길이(duration of frication), 정규화에너지(normalized energy), 왜도(skewness),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을 측정하였다2.
정규화에너지는 아동이 발화한 시료 전체(CV or VCV) 에너지를 분모값으로 하고 마찰소음 부분의 에너지를 분자로 하여 구했으며(식 1), 왜도와 무게 중심은 승수(power) 가중치를 Praat이 권고하는 2.0으로 선정하여 계산하였다.
SPSS통계 프로그램(ver.21)을 이용하여 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연령 및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라 마찰소음길이, 정규화에너지가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three-way ANOVA를 실시하였다. 왜도와 무게중심값은 두 측정값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GLM을 이용한 다변량분산분석(MANOVA, multivariate analysis of variance)을 실시하였다. 각 연령 안에서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른 내재 설계(nested design)를 적용하여 본페로니 조정한 다중대응비교(multiple pairwise comparisons)로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청지각적 평가 결과의 경우, 연령 및 음절구조와 모음환경에 따라 청자의 반응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χ2 검정을 실시하였다. 10명 청지각 평가자의 70% 이상이 일치하는 반응을 대표 반응으로 처리하였으며, 그 외는 통계에서 제외하였다. 치조마찰음에 대한 청자의 반응 중 ‘[s]와 /이/ 모음 앞에서의 [ʃ] 반응을 [정조음] 반응’으로, 그 이외의 반응을 [기타] 반응으로 분류한 후(이후 [정조음] 반응과 [기타] 반응으로 통일하여 표현)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음향분석 결과와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3. 연구결과
연령에 따른 청자의 반응 빈도는 표 1과 같다. 아동들이 산출한 치조마찰음의 청지각 반응에서 3세 아동에 대한 반응의 58%, 7세 반응의 72%를 청자들이 [s]로 들린다고 평가하였고, /이/ 모음 앞에서 [ʃ]로 평가한 것을 포함하면 7세 아동이 산출한 치조마찰음의 83%, 3세는 67%를 [정조음] 반응으로 평가하였다.
연령 | [s] | [ʃ] | [Ɵ] | [ʨh] | [th] | [h] | [s’] |
---|---|---|---|---|---|---|---|
3세 | 456 | 98 | 35 | 61 | 13 | 66 | 51 |
7세 | 474 | 67 | 23 | 32 | 14 | 13 | 37 |
합 | 930 | 165 | 58 | 93 | 27 | 79 | 88 |
음절구조와 모음환경에 따른 청자의 반응빈도는 표 2와 같다. 청자의 반응 중에서 [s]로 반응하는 빈도가 64.6%를 차지하면서 가장 높았다. [ʃ]로 반응하는 빈도가 그다음으로 높았으며 [ʨh]가 그 다음으로 많았고 [sˈ], [h] 순이었다. 음절구조에서는 CV 구조에 비해 VCV 음절구조에서 [s]로 반응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모음환경과 관련하여 /이/ 모음환경에서는 [ʃ]로 반응하는 비율이 높았고 그 다음이 [s']였다. /아/, /우/ 모음환경에서 CV 구조에서는 [ʨh]로 반응하는 비율이 높았고 VCV 구조에서 /아/는 [Ɵ], /우/는 [h]로 반응하는 빈도가 비교적 높았다.
청자의 [정조음] 반응과 [기타] 반응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χ2 검정을 실시한 결과 연령에 따라 청자의 반응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5.201, p<.05). 음절구조와 모음환경에 따라 청지각 반응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χ2 검정을 실시한 결과 음절구조에 따라 청자의 반응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χ2=10.512, p<.01), 모음환경에 대해서는 청자의 반응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509, p=.775).
음절구조와 모음환경에 따른 마찰소음길이, 정규화에너지, 왜도, 무게중심값에 대한 평균값과 표준편차는 표 3과 같다.
연령,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라 마찰소음길이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three-way ANOVA를 실시한 결과, 연령[F(1,132)=18.204, p=.000)], 음절구조[F(1,132)=26.399, p=.000)]와 모음환경[F(2,132)=11.871, p=.000] 세 가지 주효과에 따른 치조마찰음 마찰소음길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령과 음절구조(p=.562), 연령과 모음환경(p=.885), 음절구조와 모음환경(p=.651), 연령과 음절구조 및 모음환경(p=.650)의 상호작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3세에 비해 7세의 마찰소음길이가 유의하게 짧았으며 음절구조와 관련하여, VCV 음절구조에서 CV 구조보다 더 짧았고, 다른 모음에 비해 /이/ 모음환경에서 길었다. 본페로니 교정된 사후검정 결과는 표 4와 같다.
연령/음절구조/모음 | CV | VCV | ||||||
---|---|---|---|---|---|---|---|---|
이 | 아 | 우 | 이 | 아 | 우 | |||
3세 | CV | 이 | * | * | ||||
아 | * | |||||||
우 | * | |||||||
VCV | 이 | |||||||
아 | ||||||||
우 | ||||||||
7세 | CV | 이 | * | * | * | |||
아 | ||||||||
우 | ||||||||
VCV | 이 | |||||||
아 | ||||||||
우 |
연령,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라 정규화에너지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three-way ANOVA를 실시한 결과 연령[F(1,132)=10.384, p<=.01)], 음절구조[F(1,132)=13.983, p=.000)], 그리고 모음환경[F(2,132)=8.249, p=.000] 세 가지 주효과에 따른 치조마찰음의 정규화에너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령과 음절구조(p=.123), 연령과 모음환경(p=.055), 음절구조와 모음환경(p=.597), 연령과 음절구조 및 모음환경(p=.864)의 상호작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규화에너지는 7세가 3세보다 값이 유의하게 컸고 CV 구조에 비해 VCV 음절구조에서 더 컸고, /이/ 모음환경에서 비교적 컸으며, /아/, /우/ 모음에서는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른 정규화에너지를 본페로니 교정 사후검정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3세에서는 음절구조와 모음환경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 비해 7세에서는 /이/ 모음과 /아/, /우/ 모음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령 및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른 왜도와 무게중심값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변량분산분석(multivariate analysis of variance; MANOVA)을 실시한 결과 모음환경에 대해서만 왜도[F(2,132)=19.290, p=.000]와 무게중심[F(2,132)=40.774, p=.000] 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고, 연령에 따른 주효과[F(2,132)=6.192, p<.05]는 무게중심에서만 나타났다. 왜도에서는 연령에 대한 차이(p=.241), 음절구조에 대한 차이(p=.116), 연령과 음절구조(p=.301), 연령과 모음환경(p=.153), 음절구조와 모음환경(p=.074), 연령과 음절구조 및 모음환경(p=.792)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무게중심값에서 음절구조에 대한 차이(p=.061), 연령과 음절구조(p=.674), 연령과 모음환경(p=.464), 음절구조와 모음환경(p=.238), 연령과 음절구조 및 모음환경(p=.303)의 상호작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왜도는 /이/ 모음환경에서 유의하게 작았으며, 무게중심은 3세에 비해 7세에 값이 유의하게 컸고 모음환경에 따른 차이를 보여, /이/ 모음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컸다. 모음환경과 음절구조에 따른 왜도와 무게중심을 본페로니 교정 사후검정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음향변수/연령/음절구조 | 모음 | CV | VCV | ||||||
---|---|---|---|---|---|---|---|---|---|
이 | 아 | 우 | 이 | 아 | 우 | ||||
왜도 | 3세 | CV | 이 | * | |||||
아 | |||||||||
우 | |||||||||
VCV | 이 | * | * | ||||||
아 | |||||||||
우 | |||||||||
7세 | CV | 이 | |||||||
아 | |||||||||
우 | * | ||||||||
VCV | 이 | * | |||||||
아 | |||||||||
우 | |||||||||
무게중심 | 3세 | CV | 이 | * | * | * | * | ||
아 | |||||||||
우 | * | ||||||||
VCV | 이 | ||||||||
아 | |||||||||
우 | |||||||||
7세 | CV | 이 | * | ||||||
아 | |||||||||
우 | |||||||||
VCV | 이 | * | * | ||||||
아 | |||||||||
우 |
4. 논의 및 결론
조음발달이 이루어지고 있는 3세와 7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CV, VCV 음절구조에서 /이/, /아/, /우/의 모음환경을 달리하였을 때 치조마찰음의 마찰소음길이, 정규화에너지, 왜도와 무게중심의 음향변수값을 비교하였다. 연령에 따라 마찰소음길이, 정규화에너지, 무게중심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마찰소음길이와 정규화에너지는 음절구조 및 모음환경과 관련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고, 왜도와 무게중심은 모음환경에 대해서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3세에 비해 7세의 마찰소음길이가 유의하게 짧았다. 이는 Nissen & Fox(2005)에서 3, 4, 5세 아동과 성인의 모음환경에 따른 마찰소음길이를 비교한 결과 성인이 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짧았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음절구조에서는 VCV보다 CV 구조에서 유의하게 길었고 /이/ 모음환경에서 길었으며, /우/와 /아/ 모음환경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성인이나 아동을 중심으로 연구했던 이경희 & 이봉원(1999), 남정훈 & 이봉원(2010)의 결과와 유사하다. 그러나 본 연구와 달리 Nissen & Fox(2005)에서는 /아/ 모음환경에서 유의하게 짧았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치조마찰음 뿐 아니라 영어의 [f], [Ɵ]와 같은 조음 위치가 다른 마찰음들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 생각된다. 음절구조에 대해 기능적 조음장애 아동군과 차이를 분석한 남정훈 & 이봉원(2010) 연구에서 기능적 조음장애군의 마찰소음길이가 정상 아동군에 비해 짧았다. 음절구조간의 차이에 대해서도 정상 아동군은 VCV에 비해 CV 구조에서 유의하게 길었던 반면 기능적 조음장애 아동군은 음절구조에 따른 마찰소음길이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뇌성마비 아동의 치조마찰음을 연구한 김숙희 & 김현기(2013)의 연구에서도 뇌성마비 아동군은 음절구조에 상관없이 정상 아동군에 비해 마찰소음길이가 짧았다.
7세 아동이 산출한 치조마찰음의 정규화에너지는 3세보다 값이 유의하게 컸고 CV 구조에 비해 VCV 음절구조의 /이/ 모음환경에서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 이는 정규화에너지 값이 연령과 모음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한 Nissen & Fox(2005)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그러나 Nissen & Fox(2005)에서는 /아/ 모음에서 유의하게 낮은 정규화에너지를 보인다고 했는데 이는 마찰소음길이와 마찬가지로 영어의 다른 마찰음들을 포함시켰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왜도와 무게중심은 음절구조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모음환경에 대해서만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으며 무게중심과 왜도에 대한 모음의 영향력이 다른 변수에 비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η2=.382, η2=.226). 본 연구의 마찰소음구간은 순수잡음과 기식 구간이 포함된 개념이므로 기식구간에는 동시조음으로 인한 후행 모음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전설모음인 /이/ 모음 앞에서 /이/ 조음 위치로 인해 높은 주파수대에 소음구간의 주요 에너지가 분포된다. 따라서 왜도는 작아지고3 무게중심은 커지므로 /아/, /우/ 모음과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모음 환경에 대한 이와 같은 결과는 허혜정 & 성철재(2015)의 산출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는데 7세 아동의 무게중심값이 3세보다 크게 나타났다. 7세 아동은 VCV 음절구조에서만 모음환경에 따라 무게중심값에 차이를 보였고 3세 아동은 음절구조와 모음환경에 따라 차이를 나타냈다. Nittrouer et al.(1989)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 3, 4, 5, 7세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모음환경에 따른 마찰음 [s]와 [ʃ]의 무게중심을 비교했을 때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모음 /i/, /u/를 비교했을 때 /i/ 모음 앞에서 무게중심이 커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인은 아동에 비해 모음환경에 따른 무게중심값의 변화가 작아진다고 하면서 아동이 어릴수록 구강운동조절 능력이 덜 발달되어서 치조마찰음의 지각과 산출에 음소 주변 모음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Nittrouer et al, 1989).
청지각 평가의 [정조음] 반응과 [기타] 반응에 대한 χ2 검정을 실시했을 때 연령과 음절구조에 대해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모음환경에 대해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동이 산출한 치조마찰음에 대한 청지각 평가에서 7세 아동의 경우 83%, 3세 아동 데이터는 67%를 [정조음] 반응으로 평가하였다. 7세 아동에게서도 청자의 [기타] 반응이 나타났으므로 전희정 & 이승환(1999)에서와 같이 7세에도 치조마찰음에 대한 완전한 습득이 이루어지지지 않고 그 이후에도 계속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음절구조에 대한 청지각적 평가에서는 CV 에 비해 VCV 구조에서 [s]로 평가한 반응이 더 많았다. 모음환경과 관련한 청지각 반응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음절구조와 관련된 모음환경이 청지각 반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V 구조에서는 /아/ 모음에서, VCV 구조에서는 /우/ 모음에서 정반응이 가장 많았으며 /이/ 모음환경에서는 [ʃ]라고 반응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이/ 모음 앞에서 산출되는 치조마찰음의 조음 위치가 경구개 쪽으로 이동하면서 경구개치조마찰음 [ɕ] 혹은 후치조마찰음 [ʃ]로 실현되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의 경우, [s]와 [ʃ]는 서로 다른 음소로 구별되어야 하지만 아동은 성인에 비해 구강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두 음소를 구별하여 산출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Nittrouer et al., 1989; Nissen & Fox, 2005), 청지각적으로 모국어 화자들도 구별하기 어려운 음소라고 하였다(Newman et al., 2001). CV 음절구조에서 /아/ 모음과 결합할 때 [기타] 반응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우/ 모음과 결합할 때였다. 이는 /이/ 모음환경에서 /ㅅ/ 정반응율이 높고 CV 구조의 /아/ 모음환경에서 정반응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음환경에 따라 /ㅅ/ 정반응율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 전희정 & 이승환(1999)에서는 /시/에서 정반응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사/, /수/ 순이었다. 본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이/ 모음환경에서 정반응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일치하지만 /아/, /우/ 모음환경에 대한 결과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은 차이는 언어학적 단위나 친숙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전희정 & 이승환(1999)에서는 목표 말소리를 아동에게 익숙한 1-3음절 단어를 제시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무의미음절 모방을 통한 산출이었으므로 모음에 따른 산출 순서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음향변수값과 청지각 평가의 관계를 보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청지각 반응 여부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음향변수는 정규화에너지와 마찰소음길이로 나타났다. 이는 영어의 무성 마찰음에 대한 연구에서 [s], [ʃ]가 다른 마찰음에 비해 에너지가 크고 마찰소음길이가 길다고 한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다(Newman et al., 2001). 따라서 ‘[s]와 /이/ 모음환경에서 [ʃ]의 [정조음] 반응’을 나머지 [기타] 반응과 구분하는 음향변수로 마찰소음길이와 정규화에너지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 외(2006)에서는 마비말장애 화자들의 음향변수 중 최고주파수만 /s/ 음절 명료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하였다. 박희정 외(2006)는 마비말장애 대상자에 대한 청지각적 분석이 마찰음 /s/만 대상으로 한 4점 척도 명료도 분석이어서 왜곡과 대치를 포함한 본 연구의 청지각 반응과는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음향변수와 청지각 반응을 연결시켜 보면 마찰소음길이와 정규화에너지가 청지각 반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정조음] 반응과 [기타] 반응으로 구별했을 때 청지각 반응은 모음환경보다 음절구조의 영향이 더 컸다. 즉, 마찰소음구간이 짧고 정규화에너지가 큰 VCV 음절구조에서 치조마찰음이 [정조음] 산출로 지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져야겠지만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치조마찰음 산출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이나 말장애군에 대해서 CV보다 VCV 음절구조에서 치조마찰음 산출을 먼저 유도하는 것이 조금 더 용이할 수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국어 말소리에서 늦게 발달할 뿐만 아니라 말소리장애 화자들에게서 오류가 가장 빈번한 치조마찰음에 대한 음향변수값들과 청자들의 반응을 연결시켜 설명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치조마찰음을 산출할 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오류들을 청지각 평가로 제시하여 청자들이 [정조음]이라고 평가한 음소와 [기타] 반응으로 평가한 오류 음소를 음향변수값과 연결시켰다. 그러나, 정상 말소리 발달을 보이는 아동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기타] 반응의 빈도가 [정조음] 반응에 비해 적어서 청지각적 [기타] 반응에 속한 각 오류 음소들과 음향변수값을 연결시켜 설명하지는 못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갖는다. 첫째, 3세와 7세 아동만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말소리 발달 과정에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둘째, 청지각 평가에서 평가자들의 훈련 정도에 따라 지각 반응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5년 이상 임상경력이 있는 1급 언어재활사라 하더라도 말소리장애에 대한 훈련 정도에 따라 왜곡에 대한 반응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음소 듣기에 대한 일정 기간의 훈련을 한 후 실시하면 평가 결과에서 평가자간 뿐 아니라 평가자내 일치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청지각 평가시 치조마찰음 산출의 발달과정에서 대치와 왜곡으로 많이 나타나는 말소리 목록을 보기에서 선택하게 했으므로 청자가 청지각적으로 느끼는 소리를 보기에서 나타내지 못했을 수 있다.
본 연구는 정상 아동이나 성인에 대한 치조마찰음 오류의 평가와 치료에 대한 음향학적 산출 특성이 청자의 청지각적인 평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밝혀주는 연구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각 음소의 청지각 반응과 음향변수값을 연결시켜 청지각 반응에 대한 일치된 음향학적 변인값을 찾을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말소리장애를 가진 아동이나 성인의 음향학적 특성과 청지각적 반응을 연결시키는 연구가 말소리장애 군별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