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우리나라 아동의 말소리 발달은 조음방법의 경우 비음, 파열음, 파찰음, 유음, 마찰음 순으로 발달된다(Kim, 1996; Oum, 1986). 또한 학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임상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음소발달 단계(Kim & Shin, 2015)에 근거할 때, /ㅍ, ㅁ, ㅇ/는 2;0–2;11세를, /ㅂ, ㅃ, ㄸ, ㅌ/는 3;0–3;11세를, /ㄴ, ㄲ, ㄷ/는 4;0–4;11세를, /ㄱ, ㅋ, ㅈ, ㅉ/는 5;0–5;11세를, /ㅅ/는 6;0–6;11세를 완전습득 연령단계로 보고 있다. 이때 완전습득 연령단계란 해당 연령의 아동 중 95%–100%가 습득한 단계를 말하며, 각 말소리는 문맥에 따라 발달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말과 음운체계가 다른 영어권의 경우도 발달 순서는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Dodd et al.(2003)의 영국 및 호주 아동 연구와 Smit et al.(1990)의 미국 아동 연구에서 3세에 비교적 단순하고 쉬운 소리인 양순음, 파열음, 비음 등이 먼저 발달하고, 상대적으로 복합하고 어려운 소리인 마찰음과 유음이 후에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 말소리 발달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 늦게 발달하는 마찰음과 유음은 5세 이후에야 완전 습득이 이루어진다(Heo & Shin, 2016). 특히 치경마찰음은 습득기간이 가장 길고, 말소리장애 집단에서 가장 대치가 많은 말소리 중 하나이다(Cheon & Lee, 1999). /ㅅ/, /ㅆ/의 습득연령에 대해 Oum(1986)은 5세까지 75%의 습득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Kim (1996) 은 2–3세에 출현하지만 완전 습득 연령은 6–7세로, Cheon & Lee(1999)는 /ㅅ/의 경우 6;6–6;11에, /ㅆ/의 경우 7;0–7;5에 75%의 습득기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처럼 치경마찰음의 경우 5세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발달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초기에는 생략 혹은 성문마찰음으로 대치되다가 이후 /ㄷ/계열이나 /ㅈ/계열의 소리로 대치되고, 최종적으로 치간마찰음 등의 왜곡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완성된다(Kim et al., 2012).
유음 /ㄹ/ 또한 후기에 습득되는 말소리로, 마찬가지로 말소리장애 아동들이 가장 많이 오류를 보이는 음소 중 하나이다. 유음 /ㄹ/는 초성, 특히 어중초성에서 실현되는 탄설음 /ɾ/과 종성에서 실현되는 설측음 /l/로 구분할 수 있는데, 탄설음보다 설측음이 먼저 발달한다(Kim, 1996). Choi & Kim(2013)은 설측음은 4세 초반에, 탄설음은 4세 후반에 안정기에 들어간다고 보고하였다. 음운환경에 따른 /ㄹ/의 발달 순서는 어말, 모음 앞, 모음 사이, 반모음 앞 순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연구들에서 말소리를 분석하는 방법은 말소리 단위에 따라 분절음 평가와 단어단위 평가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대표적 지표는 자음정확도(percentage of consonants correct, PCC)이고, 후자의 분석방법으로는 단어단위 정확률(proportion of whole-word correctness, PWC), 평균음운길이(phonological mean length of utterance, PMLU), 단어단위 근접률(proportion of whole-word proximity, PWP) 등을 들 수 있다(Park & Yoon, 2016). 최근 초기 음운습득이 분절음 차원이 아닌 통단어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Kim, 2012; Yoon et al., 2013), 분절음뿐 아니라 단어단위에 대해서도 말소리 발달 능력을 살펴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Shin & Lee, 2015).
단어단위 음운분석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eok(2006)은 단어단위 접근법에 의한 3–5세 아동의 음운특성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3, 4, 5세 연령별로 PWC는 0.70, 0.81, 0.97, PMLU는 7.24, 8.34, 10.55, PWP는 0.78, 0.91, 0.98이라고 보고하였다. 3가지 단어단위 측정치는 연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각 측정 유형 간, 특히 PWC와 PWP간 상관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eok(2006)은 단어단위의 음운분석의 경우 그 결과를 성인의 수행력과 비교하는 것이 용이하여, 음소적 접근보다 아동의 말소리산출 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Yoon et al.(2013) 의 연구에서는 2세 초반, 2세 후반, 3세 초반, 3세 후반, 4세 초반의 연령 각각에서 PMLU는 6.87, 7.75, 8.31, 8.45, 8.52로, PWP는 0.86, 0.89, 0.92, 0.97, 0.98로 나타났으며, 이 중 2세 후반과 3세 초반, 2세 후반과 3세 후반 간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아동의 말소리산출 능력은 연령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말소리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비단 연령만은 아닐 것이다. 말소리에 대한 아동의 지각과 조음능력, 심리 및 신체적 발달 등도 말소리 발달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Owens(2012)는 서로 관련 있는 신체발달, 인지발달, 사회정서적 발달과 소통적 성장을 언급하였는데, 이 가운데 말소리 발달은 아동이 속한 환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언어치료 임상에서는 아동의 말소리 발달에 대한 기준이 매우 중요하며, 이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역시 고려해야 한다. 말소리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는 나이, 성별, 지능, 부모의 사회 ․ 경제적 위치(socioeconomic status, SES), 언어 발달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선행연구들은 주로 나이, 성별, 지능, 언어 발달이 말소리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나 부모의 학력, 직업, 살고 있는 거주지 등으로 평가되는 사회 ․ 경제적 위치(SES)가 말소리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은 제한적이다. 국내외 선행연구들을 종합해볼 때, 사회·경제적 위치(SES)와 아동의 발음 발달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낮거나 혹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Oum, 1986). 그렇지만 이 연구들은 부모의 학력, 직업, 수입, 거주지 등을 구분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해당 연구들에 근거하여 거주지가 아동의 말소리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지역 방언(regional dialect)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실현되는 말소리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예로 경상도 방언의 /ㅅ/와 /ㅆ/의 변별이 지역 방언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거론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낙동강 오른쪽에 위치한 ‘밀양, 울산, 양산, 창녕, 김해’ 등에서는 /ㅅ/와 /ㅆ/가 변별되지 않아 /ㅅ/만 존재하는 반면, 낙동강 왼쪽에 위치한 ‘거창, 합천, 함양, 통영, 거제’ 등에서는 /ㅅ/와 /ㅆ/가 변별되어 각각의 음소로 존재한다(Kim, 1991; Kim, 2014). 따라서 ‘쌀, 쏜다, 싸다’ 등의 단어에 대해 낙동강 오른쪽 지역에서는 /ㅆ/를 발음하지 못하고, 낙동강 왼쪽 지역에서는 /ㅅ/와 /ㅆ/ 둘 다에 대해 발음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부산, 전남, 강릉 지역 등 특정 지역을 제한시켜 그 지역의 방언을 분석하는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Jang(2013)은 20대와 50 대를 대상으로 대구 방언의 /ㅅ/, /ㅆ/의 실현 양상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대구 지역 50대 화자들은 /ㅅ/와 /ㅆ/를 변별하여 사용하지 못하였으나, 20대 화자들은 서울 화자들과 마찬가지로 두 음소를 명확하게 변별하여 사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세대 즉, 연령 또한 방언의 실현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지역적 차이가 아동의 말소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일 그러하다면, 지역에 따라 미세하게 다를 수 있는 말소리 발달 특성들은 평가 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인일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Davis & Bedore (2011)은 방언의 차이를 말소리장애와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역 방언의 차이 또는 다중언어 환경으로 인해 말소리 산출에 차이를 보인다면, 해당 아동을 언어치료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표준어를 사용하는 아동 또는 단일언어 아동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말소리 발달은 지역 등과 같은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따라서 조음평가 시 이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Lee & Choi, 2015). 그러나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지역별 말소리 발달의 차이에 대한 객관적 자료와 기준은 현재 부족한 실정이다. Lee & Choi(2015)의 연구에서도 대구지역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어휘 및 조음발달을 살펴보는 것으로 그쳤으며, 다른 지역 아동들과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말소리 발달이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전라, 서울경기, 충청, 경상 지역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말소리산출 지표에 대해 지역 간 비교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결과 지역별 말소리 발달의 차이가 확인된다면, 표준화된 말소리 검사의 규준자료 이용 시 이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는 UTAP2(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2) 표준화 과정에 참여한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2세 후반부터 7세까지의 아동이 참여하였으며, 특히 2세 후반에서 4세는 6개월 단위로 구분하였다. 지역별 말소리 발달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전라, 서울경기, 충청, 경상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수용·표현어휘력검사(REVT) 결과 수용어휘력이 –2SD 이상인 아동,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어린이집, 유치원 및 학교에 다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아동은 총 619명으로, Kim et al.(2018)과 Ha et al.(2019)의 대상자들과 동일하다. 지역, 연령 및 성별 분포는 표 1, 2와 같다.
Region | N (%) |
---|---|
Jeolla (JL) | 159 (25.65) |
Seoul / Gyeonggi (SG) | 165 (26.77) |
Chungcheong (CC) | 149 (24.03) |
Gyeongsang (GS) | 146 (23.55) |
Total | 619 (100) |
Age (yr;mo) | Male | Female | Total |
---|---|---|---|
2;6–2;11 | 33 | 32 | 65 |
3;0–3;5 | 28 | 33 | 61 |
3;6–3;11 | 29 | 32 | 61 |
4;0–4;5 | 38 | 43 | 81 |
4;6–4;11 | 37 | 35 | 72 |
5;0–5;11 | 60 | 74 | 134 |
6;0–6;11 | 46 | 47 | 93 |
7;0–7;11 | 26 | 26 | 52 |
Total | 297 | 322 | 619 |
UTAP2의 단어수준 검사에서 단어단위 분석 지표인 PWC, PMLU, PWP와 분절음 차원의 분석 지표인 Total PCC, UTAP PCC를 분석하였다. UTAP 2 단어수준 검사는 음절 내 어두초성, 어중초성, 어중종성, 어말종성의 4개의 위치에서 우리말 19개 자음과 7개의 단모음을 타당하게 평가할 수 있는 단어 30개로 구성되어 있다(Kim et al., 2018).
UTAP2의 단어수준 검사는 U-TAP과 마찬가지로 그림을 제공한 다음 아동이 자발적으로 그림의 이름을 명명하는 이름대기 과제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아동이 자발적으로 이름을 명명하는 데에 어려움을 보일 경우, 의미적 단서를 제공하여 명명하도록 유도하였다(Kim & Shin, 2004). 의미단서 제공 후에도 명명하는 데에 어려움을 보일 경우, 모델링을 제공하여 따라 말하도록 하였다.
검사는 언어병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 및 연구 실시 과정에 대해 훈련을 받은 학부생에 의해 진행되었고, 아동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진행하였으며 일부 아동은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검사를 실시하였다. 검사는 1회 방문을 통해 실시되었다.
검사의 모든 항목에 대한 아동의 반응을 전사하여 전산화 자동분석 프로그램(KSAT)에 입력한 후 PCC와 단어단위지표들을 분석하였다.
단어단위 정확률(PWC)은 아동의 단어에 오류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측정되며 성인의 표준 발음 전사와 완전히 일치한 것을 정반응으로 간주하여 기록한다.
단어단위 복잡률(PMLU)은 아동이 산출한 단어의 복잡성에 대한 정보 및 아동이 발음한 형태와 목표 형태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측정된다. 자음과 모음에 대해 각 1점씩을 부여한 후, 정조음한 자음에 대해서는 추가로 1점을 제공한다. 이때 부적절하게 첨가된 분절음에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고, 모음의 경우 정확하게 산출하였더라도 추가점수를 제공하지 않는다.
UTAP2의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Kim et al.(2018)은 내용타당도와 구인타당도, 그리고 공인타당도를 분석하였다. 단어검사에 사용된 30개 단어와 문장검사에서 사용한 총 11개 문장에 대한 준거 질문을 통한 내용타당도에서 5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 전체 평균이 단어수준와, 문장수준에서의 타당한 정도가 ‘약간 그렇다’의 수준을 보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구인타당도는 2–5세 집단에서 문장 PMLU를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유의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공인타당도의 경우 단어수준에서 .91–.98, 문장수준에서 .70–.93의 유의미한 상관을 보여 높은 타당도를 보인 것으로 보고되었다(Kim et al., 2018). 이 외에 Kim et al.(2018)은 2;6–2;11세, 3, 4, 5, 6, 7세의 6개 집단에 대한 연령에 따른 발달적 타당도가 연령에 따라 단어와 문장 수준의 자음정확도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전라 지역 대상자 159명 중 각 연령집단에서 2명씩, 총 16명을 무작위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1명이 16명의 음성파일을 모두 다시 들은 후, 아동의 반응을 정조음과 오조음으로 기록하였다. 표준화 작업에 참여한 다른 전사자들의 기록과 해당 대학원생의 기록을 비교하여, 같은 항목에 대해 동일하게 기록된 경우는 ‘+’로, 그렇지 않은 경우는 ‘–’로 표시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검사자 간 신뢰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 문항 540개 중 ‘+’가 519개였으며 이를 백분율로 계산했을 때 신뢰도는 96.12%인 것으로 나타났다.
3. 연구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평균 PWC가 증가하여 6세에 이르면 .98로 만점인 1.00에 거의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상도가 2세 후반에서 다른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표 3).
이원변량분석 결과(표 4), 지역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으나(F=2.463, p>.05), 연령별 차이(F=109.246, p<.001)와 지역 및 연령의 상호작용효과(F=1.667, p<.05)가 유의하였다. 연령별 차이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2세 후반과 3세 초반은 이후 연령집단 모두와, 그리고 3세 후반, 4세 초반 및 4세 후반은 5, 6, 7세 연령집단과 각각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 따라서 PWC는 2세 후반부터 5세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말소리 능력 지표임을 알 수 있다. 상호작용효과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2세 후반에서는 경상도가 서울경기보다, 3세 초반에서는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PWC가 유의하게 낮았다(p<.05).
연령이 증가할수록 평균 PMLU가 향상되었다. 지역별로는 경상도와 충청도가 2세 후반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PMLU가 상대적으로 낮았다(표 5).
이원변량분석 결과(표 6), 지역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나(F=1.249, p>.05), 연령별 차이(F=54.882, p<.001)와 지역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F=1.667, p<.05)는 유의하였다. 연령별 차이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2세 후반과 3세 초반은 이후 연령집단 모두와 3세 후반, 4세 초반 및 4세 후반은 5, 6, 7세 집단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 즉, PMLU 또한 2세 후반부터 5세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말소리산출 지표임을 알 수 있다. 지역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2세 후반에서는 경상도가 서울경기보다, 3세 초반에서는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낮음을 알 수 있었다(p<.05).
연령이 높아지면서 평균 PWP 또한 향상되었다. 2세 후반에서는 서울경기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높았으나, 4세 초반부터는 지역별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표 7).
이원변량분석 결과(표 8). 지역에 따른 차이(F=4.036, p<.01), 연령에 따른 차이(F=86.368, p<.001) 및 지역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F=.083, p<.01)가 모두 유의하였다. 지역에 대한 사후검정결과 연령에 상관없이 전라도가 서울경기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p<.01). 연령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2세 후반과 3세 초반은 이후 연령집단 모두와, 3세 후반, 4세 초반, 4세 후반은 5, 6, 7세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5). 지역과 연령에 대한 사후검정결과, 2세 후반에서는 경상도가 서울경기보다, 3세 초반에서는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p<.05).
연령이 높아질수록 평균 Total PCC와 UTAP PCC가 향상되었다(표 9, 표 10). Total PCC와 UTAP PCC 모두 2세 후반에서는 서울경기 지역이 다른 지역들보다 월등히 높았으나, 3세 초반을 지나 3세 후반에 이르면 지역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Total PCC에 대한 이원변량분석 결과, 지역별 차이(F=4.69, p<.01), 연령별 차이(F=93.504, p<.001), 지역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F=1.912, p<.01)가 모두 유의하였다. 지역에 대한 사후검정결과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p<.05). 연령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2세 후반과 3세 초반은 이후 연령집단 모두와, 3세 후반, 4세 초반, 4세 후반은 5, 6, 7세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5). 지역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에 대한 사후검정결과, 2세 후반에서는 경상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3세 초반에서는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PCC가 유의하게 떨어졌다(p<.05; 그림 1).
UTAP PCC에 대한 이원변량분석 결과도 Total PCC와 거의 유사하였다.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고, 2세 후반과 3세 초반은 4세 초반 이후 연령들과, 3세 후반, 4세 초반, 4세 후반은 5세 이후 연령들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5). 지역과 연령에 대한 사후검정결과, 2세 후반에서는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3세 초반에서는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PCC가 유의하게 떨어졌다(p<.05; 그림 2).
4. 논의 및 결론
언어치료 임상에서는 아동의 말소리 발달에 대한 기준이 매우 중요하며 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 역시 고려해야 한다. 말소리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는 나이, 성별, 지능 등뿐 아니라 개인적인 차이를 들 수 있는데, 여기에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SES), 언어 발달(형태론적이고 통사적인 부분)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Owens, 2012). 이에 더해 지역별 차이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으나 방언이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아동 말소리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말소리에 대한 완전한 습득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지역별로 어느 정도 발달 양상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말소리 발달에 지역별 말소리 차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전라, 서울경기, 충청, 경상 지역 아동들의 말소리 산출 능력을 비교하였다.
본 연구가 지역 및 연령에 따른 말소리산출 능력을 비교한 것인 만큼, 지역과 연령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한 결과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어단위 지표인 PWC, PMLU, PWP에서는, 2세 후반의 경우 경상도 지역이, 그리고 3세 초반의 경우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이 서울경기 지역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3세 후반부터는 어떤 지표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둘째, 분절음 차원의 지표인 PCC에 대해서는, 2세 후반의 경우 Total PCC에서 경상도와 충청도가, UTAP PCC에서 충청도가 서울경기 지역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고, 3세 초반의 경우 두 지표 모두에서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울경기보다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단어단위 지표와 마찬가지로, 3세 후반부터는 Total PCC와 UTAP PCC 모두에서 지역 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어린 연령의 경우 말소리산출 능력에 국내의 지역 간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며, 그 차이가 서울과 지방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국내의 경우 지역 간 차이가 방언의 차이라기보다,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용어에 함축되어 있는 교육, 문화, 사회경제적 요인 등의 차이로 인해 초래된 결과일 가능성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차이가 단지 2세 후반과 3세 초반이라는 어린 연령에만 국한되었을 뿐, 3세 후반 이후의 연령에서는 어떤 지표에 대해서도 지역 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3세 후반을 거치면서 수행력이 떨어졌던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지역의 아동들 모두 서울경기 지역의 아동들만큼 말소리산출 능력이 향상되어, 5세에 이르러서는 모든 지역이 아동들이 말소리습득의 안정기에 들어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이유로 대중매체, 교육기관의 영향 등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어 보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그 동안 국내에서 연구된 바가 없는 전국 규모 단위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역 간 말소리 발달의 차이를 비교하고, 어린 연령대와 이후 연령대에서 그 차이가 다소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국내에 거주하는 단일언어 사용 아동들로 대상자를 한정하였고,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권 아동들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다문화권 아동들이 지방에 보다 많이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차이 또한 지역별 차이를 초래하는 요인일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Hwang & Kim(2015)에서도 베트남 다문화 아동은 동화변동이 더 많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보여 주었다. 따라서 지역 간 차이를 유발하는 더 많은 변수들을 포함하여 그 변수 각각이 말소리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는 보다 심층적인 후속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에서는 언어발달이나 말소리 발달이 다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어(Owens, 2012) 말소리 산출에 여러 요인이 관여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Owens(2012)에 의하면 음소발달에는 개인차가 상당히 존재하며, 일부 말소리의 습득 연령은 3세까지 유동적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3세까지는 지역 간 차이가 있었으나 그 이후에는 지역 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특정 연령대에서 지역별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된 만큼, 말소리산출 능력 평가 시 지역을 포함한 기타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지역별 방언 특성으로 인해 해당 아동의 말소리가 표준자료와 차이를 보인다면, 이 경우 또한 말소리오류 또는 말소리장애와는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말소리산출 능력에 대한 평가결과를 해석할 때에는 반드시 개인차를 고려해야 하며, 어린 연령대 아동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