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뇌성마비는 뇌의 미성숙한 발달 또는 발달 중의 뇌손상으로 인한 운동장애 및 자세의 장애로 정의되며(Workinger, 2005) 운동장애 유형에 따라 경직형, 불수의운동형, 운동실조형, 혼합형 등으로 분류된다(Minear, 1956; Workinger, 2005).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의 비율이 높은데(Kudrjavcev et al., 1983; Pharoah et al., 1987), 경직형의 병변은 추체로이고, 불수의운동형은 추체외로로 운동장애 양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경직형은 움직임이 느리고 뻣뻣한 특징을 보이는 반면 불수의운동형은 의도적인 움직임을 시도할 때 불수의적인 움직임을 보인다(Marks, 1974).
유형에 따라 말산출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호흡과 발성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Hardy, 1983; Nam, 2015; Nordberg et al., 2014; Salmon & Charron, 1998). 호흡능력의 손상은 경직형보다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심한 양상이 나타나는데(Love, 2000; Salmon & Charron, 1998),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은 안정 상태와 말산출 과정 모두에서 호흡에 문제를 보인다(Salmon & Charron, 1998). 예를 들면, 호흡 속도가 빠르며(Hardy, 1983) 흡기 시 소음(audible inspiration)이나 호기 끝부분에서 그렁거림(grunt at end of expiration) 증상을 보인다(Nam, 2015).
발성에서도 유형 간에 차이를 보이는데, 불수의운동형에서는 후두기류의 밸빙이 불안정하고, 경직형은 성문하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Workinger, 2005). 후두계의 손상으로 인한 문제는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경직형에 비해 발성을 시작할 때 불필요한 예비발성(prevocalization)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Farmer & Lencione, 1977), 음도가 더 높으며, 음도변화가 자주 나타난다(Duffy, 1954). 또한 강도파열(loudness break), 음도파열(pitch break), 음성진전(voice tremor) 등이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Nam, 2015). 경직형은 기식성의 음질, 단음도, 단강도를 특징으로 하는 데 비해, 불수의운동형은 부적절한 음성의 끊김과 이완을 특징적으로 보인다(Kent & Netsell, 1978). 이러한 차이는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호흡과 성대운동의 불수의적 변화가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뇌성마비 유형에 따라 구분되는 음성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청지각적인 분석과 함께 음성분석 기기를 활용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청지각적 평가는 임상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실시되고 있고, 시간과 절차적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평가자 간 신뢰도에서 변산성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Bang et al., 2013). 음성의 음향학적 분석은 사운드 스펙트로그래프를 이용하여 음성의 음향학적 구조를 시각적으로 판별하는 검사로서(Ahn, 1995), 음성의 물리학적 특성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 준다(Bhuta et al., 2004). 또한 비침습적(non-invasive) 방법으로 음성장애를 수량화하여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Bang et al., 2013) 음성치료 전후 호흡 및 발성 양상의 변화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뇌성마비 아동의 음성적 특성은 단순히 성대의 움직임에 의한 음성 산출만을 통해 설명할 수는 없다(Lee, 2004). 즉 뇌성마비 아동의 음성문제는 비대칭적 자세와 움직임, 근긴장성, 흉곽의 구조와 기능 및 호흡패턴 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Lee, 2004) 병리적 음성을 호흡과 발성차원에서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음향학적 파라미터들을 측정한 여러 연구들이 실시되었다(Lee, 2004; Nam & Kwon, 2009; Park et al., 2004; Park et al., 2007). 발성 동안 호흡에 문제가 있는가를 확인을 위해 MPT (Maximum Phonation Time; Jeong et al., 2011)가 사용되고 있고, 음성을 음향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F0, Jitter, Shimmer, NHR (Noise to Harmonic Ratio) 측정치 등이 사용되고 있다(Park et., 2004). F0는 기본적인 음도에 대한 물리음향학적 측정치이고, Jitter는 음도의 불규칙성을, Shimmer는 음성강도의 불규칙성을 반영한다. Jitter와 Shimmer는 음성의 안정성을 살펴보는 요소로 성대 간 비대칭성, 기류 흐름의 문제, 성대 점액질의 작용, 모세혈관의 분포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Martin et al., 1995). NHR은 음질의 특성과 관련성이 있어서 병리적인 음성에 대한 음향물리학적 측정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음성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Martin et al., 1995). NHR은 후두 내부근육의 과다한 수축과 관련이 있는데(Boone et al., 1988), 소음 에너지에 비해 배음 에너지가 더 많아야 정상적인 음성으로 지각되며 기식화되거나 쥐어짜는 듯한 음성에서는 배음 에너지가 감소되고, 소음 에너지는 증가한다고 본다(Yumoto et al., 1984).
또한 모음은 성도의 모양에 따라 고/저모음, 전설/후설모음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기준은 상대적이고, 조음기관의 크기나 혀의 위치 등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Ladefoged (2006)는 공명 주파수를 사용하여 모음의 음향학적 자질을 분류할 것을 제안하였다. 공명 주파수는 모음 산출에 있어 혀의 높이와 위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Fry, 1979), 모음의 정확한 위치나 모음 오류를 분석하는데 공명주파수를 이용한 분석이 효과적이다(Park, 2008). 특히 F1과 F2는 구강 내 혀의 전후 및 고저 자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Lee et al., 2002), F1과 F2를 측정함으로써 모음 산출 시 조음운동의 특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Fry, 1979; Ladefoged & Broadbent, 1957). 위에서 언급한 음향학적 측정치를 뇌성마비 치료 전후비교를 했을 경우, 치료 후에 Jitter와 Shimmer, NHR 값이 감소하고, 음성강도가 증가했다면 이는 호흡 및 발성의 조절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보여주며(Brockmann et al., 2008), F1과 F2의 측정치가 정상치에 근접했다면 모음산출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내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뇌성마비 아동과 일반아동 간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한 Park et al.(2007)과 Park et al.(2004)의 연구는 경직형 뇌성마비 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MPT, Jitter, Shimmer, NHR의 측정치에서 집단 간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일반아동에 비해 경직형 뇌성마비 아동의 호흡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미숙한 성대조절능력으로 인해 발성기능이 저하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뇌성마비 유형 간에도 발성의 음향학적 차이를 분석한 연구가 있다(Lee, 2004; Nam & Kwon, 2009). Nam & Kwon(2009)은 생활연령 9~39세의 뇌성마비 화자를 대상으로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 간에는 Jitter, Shimmer 및 HNR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6~11세의 경직형과 무정위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한 Lee(2004)의 연구는 모음 ‘아’ 산출 시에 나타난 음향학적 측정치 F0, Jitter, Shimmer, NHR에서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다고 보고하였다. 이 2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형별로 차이가 없는 것 같으나, 평균값을 살펴보면 유형 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국내 선행연구들을 비교분석해 보면, 경직형 뇌성마비 아동의 모음 산출 시 음향학적 특성을 일반아동과 비교하였고(Park et al., 2004; Park et al., 2007), 아동 및 성인 뇌성마비화자를 대상으로 유형별 차이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었지만(Lee, 2004; Nam & Kwon, 2009) 연구결과는 일관적이지 못하다. 경직형 뇌성마비와 일반집단을 대상으로 F1과 F2의 집단 간 비교 연구가 진행되었고(Lee et al., 2002; Park et al., 2004; Park et al., 2007), 정상아동과 경직형, 불수의운동형 및 혼합형의 뇌성마비 유형 간의 비교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나(Sim & Park, 1998) 후속연구가 매우 드문 실정이다.
뇌성마비 아동의 말산출 특성을 청지각적으로 분석해 보면 유형 간에 유사한 특성들이 중첩되기도 하는데(Love, 2000; Nam & Kwon, 2009; Workinger & Kent, 1991), 음향학적 분석을 실시한다면 발성이나 음질, 조음산출과정의 특성들을 정량화하여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임상에서는 대부분 청지각적 방법으로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신뢰도와 객관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음향학적 평가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뇌성마비 유형의 출현율은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의 비율이 다른 유형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나 경직형 뇌성마비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았고,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 간 비교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 간에 /아/ 모음 산출 시 다음과 같은 음향학적 파라미터를 통해 그 특성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MPT, F0, Jitter, Shimmer, NHR, F1, F2. 이를 통해 뇌성마비 유형별 호흡과 발성능력의 차이를 살펴보고(MPT), 후두수준에서의 음질이나 발성상태를 비교해 보며(F0, Jitter, Shimmer, NHR), 모음 조음 시 나타나는(F1, F2) 유형 간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였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에는 1) 성대의 구조적, 기질적인 이상이 없다고 보고한 2) 생활연령 만 4~12세의 3) 부모보고나 차트검토를 통해 경직형 또는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로 확인된 34명(경직형 26명, 불수의운동형 8명)의 아동이 참여하였다. 언어능력에 대한 평가는 Kim et al.(2010)의 수용 및 표현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가운데 수용어휘력 검사를 실시하였다. 자음정확도는 Kim et al.(2007)의 아동용 발음평가(Assessment of Phonology & Articulation for Children, APAC)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표 1에 연구대상의 평균연령, 연령범위, 성비, 언어능력, 자음정확도 및 gross motor function classification system (GMFCS)에 따른 특성을 제시하였다.
경직형(n=26) | 불수의운동형(n=8) | |
---|---|---|
평균연령(표준편차) | 7.39 (2.28) | 6.87 (2.58) |
연령범위 | 4~12 | 4~12 |
남: 녀 | 21: 5 | 6:2 |
언어능력 | ||
정상범주 | 6 | 2 |
지체 | 20 | 6 |
자음정확도(%) | 49.4 (43.27) | 32.19 (42.06) |
GMFCS | ||
I | 1 | 0 |
II | 10 | 1 |
III | 2 | 1 |
IV | 1 | 0 |
V | 12 | 6 |
음성자료의 수집을 위해 선행연구(Jeong et al., 2011; Park et al. 2004)와 같이 아동에게 모음 ‘아’를 3번 발성하도록 하였다. 발성을 녹음하기 전에 연구자는 아동이 모방할 수 있도록 시범을 보여주었고, 아동이 바른 자세로 앉은 상태에서 평상시에 말하는 편안한 소리크기로 최대한 길게 발성하도록 설명해 주었다. 발성의 녹음은 디지털 녹음기(ICD-UX512F, SONY)를 사용하였고, 입과 녹음기 간에 약 10 cm의 거리를 두고 녹음하였다. 두 집단의 발성강도 평균은 경직형은 60.16 dB, 불수의운동형은 58.32 dB이었다.
녹음된 모음발성을 음향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뇌성마비(Nam & Kwon, 2009; Pennington et al., 2018), 말운동장애(Bang et al., 2013) 및 음성장애(Lathadevi & Guggarigoudar, 2018; Oguz et al., 2007) 집단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을 참조하여 Praat 음성분석 프로그램(version 6.0.30)을 사용하였다.
MPT는 선행연구(Park et al., 2004)와 동일하게 3개의 음성 파일 가운데 MPT가 최대인 파일을 선택하여 분석하였다. MPT의 분석은 Praat에서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음향 파형이 시작하는 부분과 끝나는 부분을 지정하여 소수점 두 자리까지 측정하였다. 음향학적 측정치의 분석을 위해서 안정구간 1.5초 구간을 선정하여 분석하였고(Shim et al., 2014), 안정구간이 1.5초 미만인 경우에는 분석에서 제외하여 22명을 대상으로 측정하였다(경직형 17명, 불수의운동형 5명). 수치는 Pulses 메뉴의 voice report에서 F0, Jitter(local), Shimmer(local), NHR(mean)을 사용하였다. 음도분석에서 음도 배증(pitch doubling)과 음도 반감(pitch halving)과 같은 오류를 제거하기 위해 하한값을 220 Hz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Park, 2008). 또한 성인에 비해 짧은 성도와 높은 주파수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여(Yoon & Kim, 2015), 최대 포먼트 주파수를 8,000 Hz로 설정하여 측정하였다(Boersma & Weenink, 2014).
3. 연구결과
표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뇌성마비 두 유형 간 MPT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5). 즉, 경직형보다 불수의운동형의 MPT가 유의하게 짧았다.
경직형 (n=26 ) | 불수의운동형 (n=8) | t-value | |
---|---|---|---|
MPT (sec) | 3.92 (3.21) | 2.09 (1.06) | 1.942* |
뇌성마비 유형별 F0, Jitter, Shimmer, NHR은 표 3에 제시하였다. F0는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그러나 평균비교에서는 불수의운동형의 기본주파수가 경직형에 비해 다소 높았다. Jitter에서도 뇌성마비 유형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05)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의 Jitter가 약간 높게 나타났다. Shimmer에서는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p<.05), 불수의운동형이 경직형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NHR은 뇌성마비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05), 경직형보다 불수의운동형의 NHR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경직형 (n=17) | 불수의운동형 (n=5) | t-value | |
---|---|---|---|
F0 (Hz) | 287.44 (77.29) | 299.47 (67.10) | –.340 |
Jitter (%) | .70 (.52) | .80 (.30) | –.439 |
Shimmer (%) | 4.35 (2.25) | 6.95 (4.21) | –1.924* |
NHR (dB) | .05 (.08) | .07 (.08) | –.207 |
표 4에 제시한 바와 같이, F1은 뇌성마비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05), 경직형이 불수의운동형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F2에서도 두 유형 간 통계적 차이는 없었으나(p>.05)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의 측정치가 높았다.
경직형 (n=17) | 불수의운동형 (n=5) | t-value | |
---|---|---|---|
F1 (Hz) | 929.29 (275.86) | 884.99 (117.68) | .796 |
F2 (Hz) | 1,527.81 (246.92) | 1,680.15 (274.75) | –1.264 |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생활연령 만 4~12세의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두 유형 간 모음의 음향학적 파라미터에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른 논의는 다음과 같다.
뇌성마비 유형 간에 MPT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의 모음연장발성길이가 더 짧게 나타났다. 이는 불수의운동형이 경직형보다 호흡조절능력이나 호흡능력이 더 저하되어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 불수의운동형의 MPT가 경직형보다 짧은 것은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에서 나타나는 불수의적이고, 불규칙적인 신체 움직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m(1999)은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화자는 호흡주기와 상관없이 불규칙한 복근 활동이 나타난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문제로 인해 발성개시와 지속 과정에서 방해를 받기 때문에 MPT가 길게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사료된다. 즉 모음연장발성을 시작하거나 유지하는 과정에서, 호기근육이나 성대근에서의 불수의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연장 발성 도중에 갑자기 발성이 멈출 수 있기 때문에 경직형에 비해 더 짧은 MPT를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에 참여한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은 모음연장발성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직형에 비해 발성이 끊기는 행동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Nam(2015)이 제시한 바와 같이 호흡관련 근육들의 움직임이 불수의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잦은 흡기를 보이기도 하였고, 가청흡기(audible inspiration) 즉 호흡이 부족하여 숨을 들이쉬는 소리(Suh & Kim, 2006)가 청지각적으로 관찰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들이 불수의운동형의 MPT 수행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선행연구에서도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호흡문제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Hardy, 1983; Love, 2000; Salmon & Charron, 1998). 불수의운동형의 호흡속도는 경직형에 비해 더 빠르고(Hardy, 1983), 흡기예비용적도 적으며, 역호흡도 나타나기 때문이다(Hardy, 1983; Workinger, 2005). 이러한 불규칙한 호흡 패턴(Lee & Kim, 1999)과 폐활량 감소가 불수의운동형의 MPT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의 F0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F0 평균값에서는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Lee, 2004)와 유사하다. 이는 불수의운동형이 경직형에 비해 F0가 더 높다고 한 Duffy(1954)의 주장과 같다. F0는 초당 성대의 진동횟수를 반영하는 것으로 F0가 높으면 청지각적으로 더 고음으로 들리게 된다. F0는 성대의 길이, 질량, 탄성과 관련이 있는데(Yoon, 2019),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성대근육이 더 긴장된 상태로 산출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뇌성마비 아동과 일반아동 간 비교연구(Park et al., 2007)에서도 두 집단의 F0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는 없으나, 뇌성마비 아동이 더 높은 양상을 보인다고 하면서 음성의 불안정성을 알기 위해서는 기본주파수의 평균뿐만 아니라 기본주파수의 표준편차에 대한 평가를 병행하는 것이 후두기능의 정확한 평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 추가적으로 기본주파수의 표준편차를 비교해 보았을 때, 불수의운동형은 36.23 Hz이고 경직형은 22.11 Hz로 불수의운동형이 더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Jitter에서도 두 유형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값에서는 불수의운동형의 측정치가 약간 높았다. Jitter는 주기 간 주파수변동률로 음도변이의 규칙성, 불규칙성을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변인이며(Park et al., 2004; Park et al., 2007) 성대진동의 조절과 관련이 있다(Yoon, 2019). 본 연구의 결과는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성대진동이 더 불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성대조절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를 청지각적으로 분석하면 강도파열 양상이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언급한 바와 같다(Nam, 2015).
뇌성마비 유형 간에 Shimmer 측정치에서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두 유형 간 차이는 불수의운동형에서 진폭의 변이성이 경직형에 비해 유의하게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음성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반영한다(Yoon, 2019). 이러한 결과는 불수의운동형에서 음성강도가 불규칙적이고(Kim, 1999), 음성크기의 급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나는 것(Lee & Kim, 1999)과 관련이 있다. 음성강도의 크기와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문하압을 통한 공기압의 크기(Hegde, 1995)와 조절된 호기를 통한 부드러운 공기의 흐름이 요구되는데(Pennington et al., 2018), 불수의운동형은 후두기류의 밸빙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소리 크기가 가변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Workinger, 2005). 이는 불수의운동형은 경직형에 비해 폭발적인 음성을 산출하고, 말소리 강도가 갑자기 변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한다(Kim, 1999).
또한 본 연구에서 청지각적으로 젖은 음성(wet voice), 발성에서 그렁거림을 동반하는 아동은 Shimmer 측정치도 높게 나타났으며,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많이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젖은 음성은 흡인을 보이는 삼킴장애환자의 경우(Kang et al., 2018)에도 다양한 음향학적 변수와 관련이 있는데, Shimmer도 그 관련 변수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Nam(2015)의 연구에서도 이러한 청지각적 특성이 불수의운동형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고 언급하고 있다.
NHR에서는 두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평균값에서는 불수의운동형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NHR은 소음 대 배음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70~4,500 Hz 사이의 배음과 1,500~4,500 Hz 사이의 비정상 배음 간 비율의 평균치이다(Park et al., 2004). 호흡과 발성의 조절과 협응의 문제는 소음에 대한 낮은 배음의 음성 신호로 나타난다(Fox & Boliek, 2012; Patel, 2003). 불수의운동형에서는 발성 동안에 갑자기 호흡이 끊기거나, 호흡과 발성 간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흡기 동안에 발성이 나타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요인이 호흡뿐만 아니라 NHR 측정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NHR은 후두내부근의 작용과 관련이 있어 이 근육이 적절하게 작동하지 못할 때는 쥐어짜거나 기식화된 음성을 산출하게 된다. 본 연구의 대상아동 가운데 경직형 아동에서 쥐어짜는 발성을 보이기도 하였지만, 불수의운동형 아동에서는 기식성의 거친 발성을 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음성적 특성이 NHR에서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Jitter, Shimmer, NHR 측정치에서 불수의운동형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Lee(2004)의 연구와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 즉 6~11세의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Lee, 2004)에서는 음향학적 측정치에서 두 유형 간 통계적 차이가 없었고, 평균비교에서도 경직형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유형 간 연구대상의 수, 연령 범위, 성비 및 중증도 등이 달랐기 때문에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Nam & Kwon(2009)의 연구에서도 Jitter의 평균값이 경직형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선행연구(Nam & Kwon, 2009)에서는 연령범위가 9~39세로 성인도 포함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4~12세의 뇌성마비 아동 가운데 변성기 발성을 보이지 않는 아동으로 제한하여 변성기 이후의 주파수 변화를 최대한 통제하였다. 뇌성마비 아동과 성인 간에 음성문제의 양상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하였는데(Jeong & Sim, 2017), 이렇듯 연령의 편차로 인해 다른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사료된다.
F0는 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마비말장애의 감별진단에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알려져 있지만(Kent et al., 1999), Jitter, Shimmer, NHR의 측정치는 병리적 음성의 주요한 파라미터로 사용된다. Jitter, Shimmer 및 NHR의 수치가 낮을 때 맑은 음성, 소음성이 없는 음성으로 지각하는데(Park et al., 2007), 본 연구에서는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높은 측정치를 나타내었다. 이는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은 충분하고 안정적인 호흡유지에 어려움을 갖고 있고, 후두조절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경직형에 비해 더 불안정한 음성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 진다(Zwirner et al., 1991).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아동은 말을 개시할 때 호흡주기와 음성강도가 더 불규칙해지고(Lee & Kim, 1999), 호흡과 발성기관 간의 부조화로 균일한 호기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말산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주장을 지지한다(Lee & Kim, 1999).
뇌성마비 유형별로 F1의 차이를 알아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F1의 평균값에서는 불수의운동형보다 경직형이 약간 더 높은 측정치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의 성도모양이 다소 달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F1은 구강부가 좁아질수록 감소하게 되는데(Yang, 1998), 이는 턱이 더 많이 닫힌 상태에서 조음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턱관절의 운동범위가 좁아 구강공명강이 감소하였다는 것을 반영한다. 불수의운동형에서는 조음 시에 과도한 개구반응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는 불수의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고, 수의적인 발성을 할 때는 오히려 턱의 개방범위나 운동범위가 좁은 상태에서 조음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뇌성마비 유형 간에 F2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불수의운동형의 측정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F2는 혀의 전방성과 관련이 있고, 혀의 위치가 전방으로 향할수록 커지며(Peterson, & Barney, 1952; Yang, 1998), 후설음일수록 감소한다(Seong, 2004). 따라서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이 모음 ‘아’ 산출 시에 혀의 위치가 더 앞쪽으로 향한 상태에서 산출되었다는 것을 반영한다. 뇌성마비 아동 가운데 특히 말명료도가 매우 저하된 경우에는 혀 내밀기(tongue thrust)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혀가 입술 앞으로 전방화되는 경향을 보인다(Jeong & Sim, 2015). 혀의 위치는 신생아기에는 상대적으로 앞쪽에 있다가 2세 이후 기능적으로 균형을 갖추면서 치조부위에 위치하게 된다(Peng et al., 2004). 혀의 운동기능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경우 혀 내밀기 같은 비정상적 구강패턴이 지속되면서 원활한 구강운동을 방해하므로 말산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Jeong & Sim, 2015). 따라서 혀의 전후 운동기능은 경직형에 비해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저하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F1과 F2의 측정치는 경직형이 불수의운동형에 비해 모음산출이 더 정확하고(Platt et al., 1980), 불수의운동형에서 모음오류가 더 많다고 한 선행연구(Sim & Park, 1998)의 결과를 반영한다. Kent & Netsell(1978)은 불수의운동형에서 턱의 움직임이 과도하고, 혀의 위치가 부적절하다고 하였는데, 본 연구결과로 제시된 측정치를 보면 후설 저모음인 ‘아’ 산출 시 불수의운동형은 턱의 개방범위는 경직형에 비해 더 제한적이고, 혀는 더 전방화된 상태에서 산출하여 더 부정확하게 조음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F1과 F2 측정치가 시사하는 바는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강운동능력 향상을 위한 중재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모음 ‘아’ 산출과제에서 중재 전에 비해 중재 후에 F1은 높아지고, F2는 낮아지면서 수치가 변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Kim & Paek, 2017). 이는 구강운동프로그램을 통해 턱의 위치, 입술모양의 유지, 혀의 구강 내 안정성 및 위치 조절 등의 구강기능이 향상될 때 모음의 변별산출이 더 향상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음정확도로 비교해 보아도 경직형(49.4%)에 비해 불수의운동형(32.19%)의 수치는 더 낮은데, 정확한 조음산출을 위한 구강운동능력이 불수의운동형에서 더 저하되어 있음을 반영한다. 즉, 턱의 가동 범위가 좁고, 혀의 위치나 운동성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말산출을 위한 적절한 구강운동능력이 저하되어 경직형에 비해 더 낮은 자음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를 통해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은 경직형에 비해 더 짧은 호흡을 나타내고, 진폭변동률이 높으며, 턱과 혀의 운동기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을 위한 중재 목표 선정 시에는 특히 호흡기능 강화와 음성의 안정성 확보 및 구강운동기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중재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청지각적인 평가와 함께 음향학적 평가를 함께 실시함으로써 오류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수량화하여 제시함으로써 중재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 뇌성마비 아동의 모음 산출특성을 파악하고, 중재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첫째, 뇌성마비 유형 가운데 실조형은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실조형 유형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후속 연구에서 다양한 유형을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가 이루어진다면 보다 세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모음 ‘아’만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다음 연구에서는 다양한 모음에 따른 음향학적 특성과 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뇌성마비 유형별 음향학적 차이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청지각적 특성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진행하지 않았다. 후속연구에서 이들 두 변인 간의 관련성에 대해 알아본다면 보다 유익한 연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