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음성의 병리적 문제는 객관적 또는 주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언어치료사들은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자가평가, 지각적 평가, 기기적 평가를 시행한다. 특히 기기적 평가는 대상자 음성을 정량화하여 수치로 나타내어주며, 다양한 분석방법에 따른 음향학적 측정치들에 의해 음성장애 환자와 정상 음성을 감별하는데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장애음성의 분석에 켑스트럼(cepstrum) 및 스펙트럼 분석의 임상적 유용성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펙트럼의 로그 변형인 켑스트럼은 성문음(source)과 성도에서의 공명성분을 큐프런시(quefrency) 축에서 각각 따로 분리하여 출력한다. 큐프런시 축의 낮은 영역은 성도 공명 성분이 응축되어 있다(Kim & Seong, 2017). Hillenbrand et al.(1994)은 켑스트럼 관련 측정치가 기식음성(breathy voice)의 특성을 잘 반영하며 이와 높은 상관성이 있다고 보고하면서 켑스트럼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Cepstral peak prominence (CPP)는 켑스트럼 에너지의 선형회귀선과 켑스트럴 정점값 사이의 편차를 나타내는 값이다. 조화음구조가 잘 형성되는 정상화자들에게서 높은 값을 보이는 반면, 기식성(breathiness)이나 긴장성(strain) 등의 음성 특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서는 두드러지게 낮은 값을 보이기 때문에 음성장애의 감별에 유용한 분석 및 측정치라고 보고되고 있다(Awan & Roy, 2006; Heman-Ackah et al., 2002; Heman-Ackah et al., 2003; Kim et al., 2017; Kumar et al., 2010; Seo & Seong, 2013; Shin, et al., 2018; Yu et al., 2018). 특히, 모음뿐 아니라 음도변화를 포함하는 연결발화도 분석이 가능하여 비주기적인 음성 신호도 분석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Choi & Choi, 2016; Heman-Ackah et al., 2003).
켑스트럼 및 스펙트럼 분석으로 도출된 값들은 청지각적 음질평가 결과와도 높은 상관성을 보이며(Kumar et al., 2010), 음성 중증도(severity)가 높은 음성 및 마비말장애의 음성을 타당하게 분석할 수 있다(Seo & Seong, 2013). 또한 파킨슨병환자의 Lee Silverman Voice Treatment(LSVT®LOUD) 중재 후 음성의 변화 정도를 비교하거나(Alharbi et al., 2019), 음성장애 환자의 음성치료 중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중재효과를 비교하였으며(Peterson et al., 2013), 음성장애 진단에서 높은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를 보여(Watts & Awan, 2011), 켑스트럼 측정치가 갖는 임상적 가치가 주목되고 있다.
켑스트럼 및 스펙트럼 분석의 유용성은 환자의 음성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연결발화(connected speech) 과제에서 두각을 나타낸다(Hillenbrand & Houde, 1996; Lowell et al., 2012; Shim et al., 2016; Watts & Awan, 2011). 임상현장에서 ‘모음발성’은 객관적 음성 평가의 대표 과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모음 발성 시에는 화자가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일시적으로 성대 내전을 높이는 양상을 보이므로 환자의 음성문제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Pyo & Shim, 2007). 따라서 환자의 평소 음성 상태를 반영하기 위해 문장 과제에 대한 객관적 음성 평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후두 근육의 과긴장에 의해 음성 문제가 나타나는 기능적 음성장애는 모음뿐만 아니라 보편적 연결발화인 문장읽기에서의 음성 문제가 두드러지므로 문장에 대한 객관적 음성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기능적 음성장애의 대표 사례인 근긴장성 발성장애(muscle tension dysphonia, MTD)는 음성 오용과 남용 원인으로 후두와 후두 주변 근육의 과도한 긴장에 의해 나타나는 음성장애다(Rubin et al., 2006). MTD 환자들이 보이는 후두 긴장은 성대진동(vibration)에 제한을 주어 애성(hoarseness), 쥐어짜고 긴장된 목소리(strained-strangled), 음성 떨림(tremor) 등의 병리적인 음성 문제로 발현된다. MTD 환자들은 특히 발성 시 음성노력(vocal effort)이 두드러지고, 이는 성대의 압축 정도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산출되는 음성 특성에 차이를 가져온다.
Lowell et al.(2012)은 긴장된 음성 특성을 보이는 음성장애 환자의 음성을 감별하는데 켑스트럼 분석의 유용성을 보고한바 있다. 지금까지 음성장애 환자의 켑스트럼과 스펙트럼 분석 연구는 주로 기식성이 두드러지는 성대 마비나 성대폴립 및 결절, 노인성 후두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켑스트럼은 조조성(roughness), 애성 등의 청지각적 평가 결과와도 높은 상관성을 보이기 때문에(Shim et al., 2016), 후두근육의 과긴장으로 인해 성대 진동에 제한이 있는 MTD 환자의 음성 특성과 음성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켑스트럼 변수를 이용하여 MTD 환자 음성의 음향음성학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것이 청지각적 평가와 어떠한 상관성이 있으며, 켑스트럼 측정치가 머신러닝 분류 알고리듬인 랜덤포레스트(Random Forest) 모델에서 장애음성을 얼마나 잘 감별 진단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2015년 8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서울 역삼동에 소재한 ○○이비인후과병원에 내원하여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1급 언어재활사에게 MTD로 진단받은 음성장애환자 36명(F=36)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환자와 연령을 일치시킨 정상성인 36명(F=36)을 합쳐 총 72명을 군집하였다.
MTD 실험군은 성대의 긴장 유형에 따라(Koufman & Blalock, 1988) 1형 41.67%(15명), 2형 13.89%(5명), 3형 16.67%(6명), 1+3형 27.77%(10명)로 구성되었다. MTD 음성의 음향분석 결과, 하위유형에 따른 음향학적 특성에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어서 36명 모두 본 연구 대상으로 포함하였다(Park, 2011).
연구 대상은 호흡, 시각, 청각 및 언어 문제가 없으며, 후두의 신경학적, 구조적 이상이 없는 환자들로 전문음성사용자는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본 연구는 이비인후과의 검토와 승인을 받았으며, 모든 환자의 동의하에 진행되었다. 연구 대상의 세부적인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MTD (n=36) | Control (n=36) | t-value | Degree of freedom | |
---|---|---|---|---|
Age±SD (range) | 33.92±6.32 (21-48) |
31.39±4.85 (22-39) |
1.904 | 70 |
마이크는 SHURE사의 지향성 마이크 SM48 사용하였으며, 녹음 프로그램은 Computerized Speech Lab(CSL, KayPENTAX, Model 4150B)의 MDVP를 사용하였으며 44,100 Hz 표본추출률, 16 bit 양자화 조건에서 녹음하였다. MTD 환자의 음성 녹음은 40 dB 이하의 소음 상황인 병원 내 음성검사실에서 실시하였으며 환자 입과 마이크가 10 cm 떨어진 거리에서 90도 각도로 고정하여 사용하였다.
환자는 검사 초반에 /아/ 모음 연장발성과제를 수행하였다. 과제 수행 시 평상시 음도와 강도로 최대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1회 3초 이상 발성하도록 유도하였다. 검사 후반에는 ‘산책’의 첫 문장(높은 산에 올라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소리를 지르면 가슴이 활짝 열리는 듯하다)을 정서를 배제한 중립적 상태로 1회 읽도록 하였다. 검사 문장은 자음 42개 56.76%(유성자음 25개 59.52%+무성자음 17개 40.48%), 모음 32개 43.24% 비율로 구성되었다. 청지각 평가는 GRBAS 척도를 이용하여 0점(normal)에서 3점(severe)까지 4점 척도로 실시하였다. 상기 검사 절차는 정상 성인 집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집한 음성샘플은 ADSV™(Analysis of Dysphonia in Speech and Voice, Model 5109, Kay Pentax Medical, Montvale, NJ, USA)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모음은 음도와 강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2초 이상의 안정구간을 편집하였으며, 문장은 검사 문장인 12어절(32음절)이 포함된 구간을 편집한 뒤, 자동으로 음성 분석 구간을 잡아주는 Apply Automatic Data selection 기능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음향 변수는 모음연장발성에 대한 CPP, mean CPP_F0, CSID(cepstral spectral index of dysphonia)와 읽기 문장의 CPP, mean CPP_F0, CSID다.
CPP 변수는 음성장애 환자의 경우 불규칙한 성대 접촉으로 인해 주기성 형성에 제한을 받아 그 값이 낮게 나타난다(Heman-Ackah et al., 2002; Heman-Ackah et al., 2003; Shim et al., 2015, 그림 1). mean CPP_F0(CPP_F0)는 전체 발성의 60-300Hz 범위에 해당하는 CPP의 평균 주파수를 나타내는 측정치로, 성대의 긴장성이 증가할수록 CPP_F0도 커진다고 보고되어 있다(Lowell et al., 2012). 켑스트럼과 스펙트럼 측정치들로 산출된 회귀식에 의해 음성의 비정상 정도를 나타내는 음향학적 비정상 음성지수(CSID)는 음성 중증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Awan et al., 2016).
MTD의 청지각적 평가는 음성장애 진단 및 치료경험이 3년 이상인 언어재활사 3명이 수행하였다. 평가자들은 녹음된 전체 음성 샘플 72개(MTD 모음연장발성 과제 36개+문장 읽기 과제 36개)를 무작위순으로 듣고, GRBAS 평가척도로 0(normal)에서 3점(severe)까지 4점 척도로 평가하였으며, 평가된 결과를 평균하여 통계에 적용하였다.
MTD 환자와 정상성인 집단의 음향학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SPSS version 19.0(IBM, Armonk, NY, USA)으로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을 실시하였다. 유의수준 알파는 95%로 하였다. MTD 환자의 GRBAS 평가 결과를 살펴본 뒤, 음향변수 측정치와 GRBAS 청지각적 평가 결과 간의 Pearson 상관분석(Pearson Product Moment Correlation, PPMC)을 시행하였다.
데이터를 70% 무선(random) 선택하여 트레이닝 데이터로 삼아 랜덤포레스트 통계 모델을 만든 후 이 모델을 나머지 30% 테스트 데이터에 적용하여 그 분류정확도(classification accuracy)를 살펴보았다.
청지각적 평가 결과에 대한 평가자 간 신뢰도를 측정한 결과, 급간 내 상관계수(ICC: 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중 평균측도(AMI: average measure intraclass Coefficient)가 .758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평가자 간 신뢰도를 얻었다(p<.001). 음향학적 평가 결과에 대한 평가자 내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 음성 분석 일주일 후, 모음과 문장 과제의 20%(MTD 환자 음성 6개+정상 성인 6개)에 해당하는 음성샘플을 재분석하였으며, r=1.00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었다(p<.001).
3. 결과
MTD 환자와 정상 성인의 음향학적 특성은 표 2와 같다. 전반적으로 CPP와 CPP_F0는 정상 성인에게서 높은 값을 보였으며, CSID는 MTD 환자들에게 두드러졌다. 과제별로 살펴보면, 모음 과제에서 정상 성인의 CPP, CPP_F0 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으며, 읽기 과제에서도 정상 성인의 CPP, CPP_F0 값이 큰 반면, CSID는 MTD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MTD 환자의 모음연장발성과 문장 읽기 과제 수행 시 GRBAS 청지각 평가 결과는 표 3과 같다. 표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MTD 환자는 전반적인 음성중증도(G) 항목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다음으로 긴장되고 거칠며(R), 바람 새는 목소리(B)와 쥐어짜는 목소리(S) 항목 순으로 나타났다. 과제에 따라 음성 특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유사하게 나타나는 임상적 특징을 보였다.
Perceptual measures | Mean±SD | |
---|---|---|
Sustained vowel /a/ | Connected speech | |
G | 1.74±.59 | 1.67±.48 |
R | 1.56±.58 | 1.55±.51 |
B | 1.41±.57 | 1.33±.55 |
A | .11±.32 | .15±.36 |
S | .89±.80 | .85±.66 |
MTD 환자의 경우 전반적인 음성중증도(G), 조조성(R), 기식성(B)이 높아질수록 CPP는 감소하는 부적 상관을 보였고, CSID는 증가하는 정적 상관이 관찰되었다. G와 B 항목에서 CPP와 CSID는 청지각적 평가 결과와 중간 이상의 상관관계를 보였다(표 4).
다수의 머신 러닝 알고리듬 중 랜덤포레스트는 데이터 분류에 주로 사용되며 앙상블 학습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훈련과정에 참여하는 다수의 결정트리에서 출력되는 평균 예측치에 의해서 데이터를 분류하는 방식을 취한다(Breiman, 2001). 초기 개념은 Breiman(2001)에서 시작되었는데 랜덤 노드 최적화(randomized node optimazation)와 배깅(bootstrap aggregating)을 결합한 CART (classification and regression tree) 개념으로 데이터 분류 방법을 제시하였다.
R(ver. 4.0.2) 통계 프로그램의 sample( ) 함수를 이용하여 트레이닝 데이터 70%와 테스트 데이터 30%를 무선(random) 구분한 다음 Random Forest 패키지를 이용하여 트레이닝 데이터를 모델링하였다. 모음과 문장읽기 모두에서 공통으로 집단 간 유의한 차를 보인 변수 CPP와 CPP_F0 중(표 2 참고) 우선순위로 작용하는 변수를 알아보기 위해 importance( ) 함수를 적용하여 지니(Gini) 계수를 살펴본 결과 CPP 변수는 11.80970, CPP_F0 변수는 11.66738로 CPP 변수의 중요도가 조금 더 높았다. 모음 데이터의 경우, 이 2개의 변수를 이용하여 트레이닝 데이터를 대상으로 두 집단(MTD, 일반) 분류한 결과 분류정확도가 100%로 나왔으며(p<.0001), 테스트 데이터의 분류 정확도는 75%로 나왔다(p<.05). 민감도와 특이도도 각각 75%로 동일하였다.
같은 방식으로 살펴본 문장읽기의 경우 CPP 변수는 지니(Gini) 계수가 12.95160, CPP_F0 변수는 10.56657로 CPP 변수의 중요도가 모음에 비해 조금 더 높았다. 2개의 변수를 이용하여 트레이닝 데이터에서 두 집단(MTD, 일반) 분류한 결과 분류정확도가 모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00%로 나왔으며(p<.0001), 테스트 데이터의 분류 정확도는 83.3%로 나왔다(p<.01). 민감도와 특이도도 각각 83.3%로 동일하였다. 문장읽기 데이터를 대상으로 두 변수를 x(normalized CPP), y(normalized CPP_F0) 축에 배치하여 그려본 산점도는 그림 2와 같다. x축에 배치된 정규화된 CPP(s.cpp) 변수가 y축에 배치된 정규화된 CPP_F0 (s.cpp_f0)보다 데이터를 더 분명하게 구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4. 맺음말
본 연구는 MTD 여성 환자 36명과 정상 성인 여성 36명을 대상으로 모음 발성과 문장 읽기 과제에서 켑스트럼 기반 변수의 분석 결과를 비교하였다. 또한 음성장애 환자의 청지각적 특성과 음향학적 특성의 상관성을 살펴보고, MTD 감별과 관련하여 머신러닝 방법론을 적용해보았다.
모음연장발성과 문장읽기 과제를 수행한 MTD환자 음성의 CPP 값은 모음 10.11(±2.24) dB, 문장 5.21(±1.15) dB로 정상 성인의 모음 11.56±1.16, 문장 6.86±0.71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양상을 보였다. 이는 다양한 음성장애군과 정상 성인의 음성특성을 켑스트럼 분석을 통해 비교한 Yu et al.(2018)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다. 정상화자의 경우 음성 산출 시 주기적인 음향신호로 인해 조화음구조가 잘 형성되는 반면, 병리적 음성의 경우 성대 내전의 불완전 및 불규칙성으로 인해 주기성 확보에 제한을 받아 낮은 켑스트럼 값을 보인다(Heman-Ackah et al., 2002; Heman-Ackah et al., 2003; Hillenbrand & Houde, 1996; Hillenbrand et al., 1994).
모음과제 시 장애군의 CPP_F0는 199.65(±29.82) Hz로 정상군(218.12( ±19.18) Hz)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값을 보였다. 문장읽기에서도 장애군 201.59(±19.93) Hz, 정상군 224.23(±13.88) Hz로 장애군의 CPP_F0값이 정상군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CPP_F0는 60–300 Hz 범위의 CPP 평균 주파수를 나타내며, 비정상적인 발성노력이 심할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하였다(Seo, 2014). 반면 후두의 긴장 정도가 낮은 상태에서 산출되는 기식음성의 경우 정상음성에 비해 낮은 CPP_F0를 보인다(Seo & Lee, 2015). 3.2 장에서 언급한 GRBAS와 음향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CPP_F0는 어떤 항목과도 유의한 상관관계를 맺지 못했다. 이 논문의 데이터에만 국한해서 판단한다면 CPP_F0는 GRBAS 척도와는 무관하게 작동하는 변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MTD 환자는 발성 시의 과도한 긴장이 인두 수축근이나 심경부의 다른 근육에도 영향을 미쳐 애성, 노력성 발성 외에도 음이탈, 음성 단절과 고주파수 대역에서의 잡음이 같이 발생하게 된다(Noh et al., 2017). 이러한 음질특성은 MTD 환자 고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MTD 환자의 CPP_F0가 더 낮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며 이런 복합적 특성이 GRBAS 청지각 평가에도 복합적으로, 혼동스럽게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한 가지 덧붙일만한 소견은 본 연구의 대상자는 모두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기식성(breathiness) 음질이 높은 대상군 특성(Choi & Choi, 2016)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CPP_F0의 표준편차 값은 MTD가 정상군에 비해 더 넓게 나타났는데, 장애음성의 비정상성이 심할수록 표준편차 값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므로, MTD에 비해 정상군의 음질이 더 좋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CSID는 음성의 비정상 정도를 나타내는 음향변수로 음성 중증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Awan et al., 2016). Shim et al.(2016)은 모음 연장발성을 대상으로 한 CSID가 정상군에 비해 MTD 환자에게서 유의하게 높은 값을 보였고, 모음과제 CSID가 MTD의 음성특성을 반영하는데 유용한 측정치라고 설명하였다. 본 연구의 경우 모음 연장발성 데이터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MTD 환자의 문장과제 CSID값이 정상군에 비해서 유의하게 높은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MTD환자의 음성특성이 문장과제에서 더 잘 드러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MTD 환자의 청지각적 음질 특성은 켑스트럼 기반 변수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Awan & Roy, 2006; Heman-Ackah et al., 2003; Hillenbrand et al., 1994; Lowell et al., 2012). 본 연구결과에서는 모음연장발성 과제에서 전반적인 음성중증도(G), 조조성(R), 기식성(B)이 높아질수록 CPP는 감소하고, CSID는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문장 읽기 과제에서도 유사하였다.
음성장애 환자들의 음성 치료 전·후를 종단적으로 살펴본 Awan & Roy(2006)는 음성 치료 후 환자들의 CPP가 증가하고 CPP SD값이 유의하게 감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VAS)를 통한 청지각적 평가에서도 음질문제가 감소되는 양상을 보여 켑스트럼과 스펙트럼 측정치들이 음성장애의 중증도와도 밀접하게 관련됨을 보고하였다(Awan & Roy, 2009).
상기와 같은 결과는 신경질환 환자에게서도 살펴볼 수 있다. Seo & Seong(2013)은 연결발화에서 마비말장애 환자의 청지각적 측정치 G, B, S와 켑스트럼 측정치인 CPPs(smoothed CPP), CPP_F0가 높은 상관성을 보여 청지각적 측정치와 켑스트럴 분석의 관련성을 제시하였다. 목 쉰 음성과 거친 음성은 MTD 환자에게서 두드러지는 음질 특성으로 과도한 성대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불충분한 성대내전 또는 발성노력(vocal effort) 등의 보상적 발성을 보일 수 있다(Altman et al., 2005). 이러한 성대의 불규칙적인 운동에 의해 목소리의 조화음 형성은 제한을 받게 된다. 음성 중증도가 높아짐에 따라 CPP는 감소하고 CSID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CSID는 CPP와 L/H ratio, 성별(sex)에 대한 정보를 다중회귀방식으로 가중치를 주어 도출된 지수로, 청지각적인 평가 결과와 높은 상관성이 있다(Jalalinajafabadi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모음과 문장과제 수행 시 MTD 환자의 CSID가 정상 성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음성장애의 중증도가 객관적으로도 높게 나타났음을 의미하며, MTD 환자의 음성장애 중증도가 정상화자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는 선행연구들과 일치하는 결과다(Awan et al., 2014; Awan et al., 2016; Peterson et al., 2013).
CSID와 GRBAS의 상관성을 살펴본 Jalalinajafabadi et al.(2013)은 음성장애환자의 청지각적 평가 결과와 CSID가 moderate 수준의 상관성이 있다고 보고하였고, Peterson et al.(2013)은 CSID가 중재 전후를 비교한 변화를 청지각적으로 평가한 VAS 결과와도 높은 상관성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Awan et al.(2014)은 332명의 음성장애환자가 본인의 음성문제로 인해 느끼는 불편함의 정도를 VHI(voice handicap index) 설문지로 살펴본 것이었는데, CSID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상관성이 있다고 하였다.
MTD 환자와 정상 음성의 분류를 머신러닝 계열의 랜덤포레스트 알고리듬으로 시행한 결과 모음에 비해 문장읽기의 테스트 데이터에서 조금 더 높은 분류 정확도가 나왔으며(83.3%) 연장발성 모음과 문장읽기 둘 다 CPP 변수의 중요성이 조금 더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림 2의 집단별 산점도에서도 CPP(x 축)가 집단별로 더 분명하게 데이터가 나누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분석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CPP는 모음 및 문장읽기 모두에서 MTD 음성 특성을 감별하기에 적절한 음향변수임이 입증되었다. 문장읽기에서 CPP와 CPP_F0 두 변수의 조합으로 구성된 랜덤포레스트 모델이 보여준 분류정확도는 괄목할 만 하였다(트레이닝 데이터: 100%, 테스트 데이터: 83.3%). 이 2개의 변수는 서론에서 언급한 집단별 구분 감별 음향변수로 모자람이 없어 보이며 그 실행에 랜덤포레스트 알고리듬을 사용할만 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음성장애관련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변수인 LH ratio를 랜덤 포레스트 분류 작업에 포함시킬 경우 모음 연장발화에서는 트레이닝 데이터 100%, 테스트 데이터 75%의 분류 정확도를 보여주었으며, 문장읽기의 경우 트레이닝 데이터 100%, 테스트 데이터 83.3%의 분류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LH ratio는 스펙트럼 객체를 대상으로 측정하는 변수이므로 켑스트럼 변수만을 다루는 본 연구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나 전체 데이터수(72개)가 변수 3개를 독립변인으로 활용해도 과다적합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포함시켜보았다. 변수 2개(CPP, CPP_F0)만을 사용할 때와 차이점이 없으므로 분류 정확도를 높여준다는 면에서 LH ratio의 기여도는, 이 논문의 데이터에서만큼은, 평가하기가 어렵다.
본 연구는 성인 여성만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는 약점이 있다. 성인 남성집단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여 추후 반영해본다면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