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학령전기 아동은 주위의 언어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데, 특히 부모의 의사소통 스타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아동의 말-언어환경이 말더듬 아동에게 스트레스로 작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e.g., Gottwald, 2010; Starkweather, et al., 1990). 예를 들면, 질문에 대해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시간적 압박(time pressure), 복잡한 문장을 구성해야만 하는 상황적 요구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말을 해야 하는 상황 등이 아동에게는 언어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요구용량 모델(demand and capacity model, Curlee, 2000; Starkweather & Gottwald, 2000)에서도 학령전기 아동의 비유창성이 환경적 요구와 아동의 용량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이 모델의 기본 전제는 말더듬 아동의 인지적 용량(복잡한 개념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언어적 용량(긴 문장이나 복잡한 문장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 운동적 용량(부드럽고 빨리 말을 할 수 있는 능력), 정서적 용량(정서적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self-imposed) 또는 환경으로부터 과도한 요구가 부가될 경우, 유창한 말이 산출되지 못하고 비유창성이 발생 된다는 것이다(Adams, 1990). 즉, 외적 환경에 의해 부과되는 요구가 아동의 운동적, 언어적, 정서적 용량을 초과하게 되었을 때 발화가 비유창하게 되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말더듬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본다(Bernstein Ratner, 1997).
Kelly & Conture (1992)에 의하면 학령전기 아동의 말더듬은 주 양육자의 언어학적 및 준언어학적 행동같은 환경적 요인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학령전기 말더듬 아동을 대상으로 간접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동과 부모 사이의 상호작용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아동-부모 상호작용 평가에서 부모의 말속도는 중요한 평가항목 중 하나이다. 그리고 간접 치료에서는 아동의 비유창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부모에게 느린 말속도로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Ainsworth & Fraser, 1998). Lee et al.(2003) 연구에서도 대화 상대자의 말속도가 아동의 말속도 보다 느릴 경우 아동의 비유창성은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부모의 말속도 감소는 아동이 발화를 계획하고 산출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유창성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Conture, 1990).
일반적으로 말더듬은 언어장애가 아닌 말장애(speech disorders)로 인식되어 오고 있지만, 말더듬과 언어발달의 관련성 여부는 중요한 연구주제로 계속 다루어졌다(e.g., Yaruss, 1999; Yaruss et al., 1999). Howell & Au-Yeng(2007)은 말더듬이 말 산출의 단계적인 측면에서 볼 때 언어적 계획(linguistic plan)과 말운동의 실행(the execution of speech movement) 사이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발화길이와 통사적 복잡성에 관한 언어계획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운동 시스템에 전달되지 않았을 때 아동의 유창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Zackheim & Conture, 2003). 이런 이유로 말더듬 아동들은 자신의 평균 발화길이(mean utterance length) 보다 긴 발화에서 더 많은 비유창성을 보인다고 한다(Gaines et al., 1991).
또한 Bosshardt(2006)은 동시과제실험(dual task experiments)을 통해 인지처리 부담(cognitive processing load)을 추가로 부과했을 때 비유창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언어적 처리와 주의집중이 요구되는 인지적 처리 과제를 동시에 제시하면, 말을 더듬는 사람의 조음․음운 시스템은 일반인들보다 취약하기 때문에 더 많은 간섭을 받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말을 더듬는 사람의 경우, 동시과제의 인지처리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항상 그에 상응하여 비유창성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신에 그들은 말산출을 위해 투자해야 할 인지처리 작업의 양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즉 발화의 길이를 줄이거나 문장의 내용을 단순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말을 더듬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문장을 생성하고(generation), 생성된 문장을 구어로 산출하는데 더 많은 처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Bosshardt, 2006).
이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 말더듬 아동의 말속도와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에 따른 비유창성의 변화에 관한 연구는 부모의 말속도 감소, 발화길이의 감소 및 문장구조의 단순화가 말더듬 아동의 비유창성 감소에 중요한 임상적 시사점을 준다(Sawyer, 2008). Zebrowski et al.(1996)은 말더듬 아동의 부모에게 말속도를 조절하라는 권고와 함께, 발화의 수뿐만 아니라 발화의 특성에 대한 대화지침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말속도,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 요인이 동시에 아동의 유창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나 이러한 요인들을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드물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말더듬 아동과 일반아동의 말속도,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을 동시에 체계적으로 변화시켰을 때, 아동의 비유창성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분석하였다. 주로 아동의 자발화를 사용한 국내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문장 따라말하기(sentence repetition) 과제를 활용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는 아동이 문장을 듣고, 들은 문장을 그대로 반복하여 말하는 과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언어이해와 산출과정 모두가 포함되어 있으며, 음운론적, 통사론적 그리고 의미론적인 수준과 관련이 있는 과제이다(Marinis & Armon-Lotem, 2015). 또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는 자발화에서 통제하기 힘든 외적 요인들을 통제할 수 있으며(Silverman & Ratner, 1997), 단시간에 언어학적 구조를 끌어낼 수 있는 효율성(Hale-Haniff & Siegel, 1981)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제시 말속도,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의 정도를 조절하여 아동의 음운부호화 능력과 작업기억 능력에 체계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Bonvillian et al., 1979). 본 연구는 이러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사용하여 말속도,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을 동시에 체계적으로 변화시켰을 때 말더듬 아동집단과 일반아동 집단 간의 비유창성 빈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고 아동 개개인의 비유창성 특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이를 통해 말더듬 아동의 말·언어능력을 파악하고, 부모에게 제공되는 말더듬 예방 및 치료에 관련된 임상적 조언에 대한 실증적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의 검사 대상자는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거주하는 만 4–6세의 일반아동 9명과 말더듬 아동 9명, 총 18명으로 구성하여 검사를 진행하였다.
일반아동은 (1) 표준화된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e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 결과에서 수용어휘와 표현어휘 모두 정상범위에 해당하며, (2) 표준화된 유창성 검사인 파라다이스 유창성 검사 Ⅱ(Paradise-Fluency Test Ⅱ, P-FAⅡ; Sim et al., 2011) 결과에서 말더듬 중증도가 “약함”에 해당하고, (3) 한국어 구문의미이해력 검사(Korean Sentence Comprehension Test, KOSECT; Pae et al., 2004) 결과 정상범위에 해당하는 아동으로서, (4) 보호자로부터 청각적 혹은 신경학적 문제 그리고 정서·행동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아동으로 선별하였다. 말더듬 아동들은 (1) 표준화된 언어검사인 REVT 검사결과에서 수용어휘와 표현어휘 모두 정상범위에 해당하며, (2) 표준화된 유창성 검사인 P-FAⅡ 검사결과에서 말더듬 중증도가 “중간에서 심함”에 해당하고, (3) 표준화된 한국어 구문의미이해력 검사결과 정상범위에 해당하는 아동으로서, (4) 보호자로부터 청각적 혹은 신경학적 문제, 정서·행동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아동으로 선별하였다.
검사를 실시한 후 두 집단의 정규성 분포를 알아본 결과, Shaprio-Wilk 검정에서 생활연령이 p<.05로 나타나므로 SPSS (Statistical Package for Social Science)의 Man-Whitney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두 집단은 수용어휘점수(Z=−1.245, p=.222), 표현어휘점수(Z=−1.508, p=.132), 구문의미이해점수(Z=−.752, p=.489)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연령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Z=−2.302, p<.05). 집단 간 생활연령, 수용어휘와 표현어휘, 구문·의미이해의 차이에 대한 Man-Whitney 비모수 검정 결과는 표 1에 나타나 있다.
이 실험은 만 4–6세 아동 대상자의 가정이나 유치원을 방문하여 조용한 공간에서 진행했다. 본 검사 전, 과제의 난이도를 파악하고 조정하기 위해 5세 0개월의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예비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본 실험은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선별 검사와 연구과제로 구성이 되어 있다. 검사는 취학 전 아동의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 피로감을 고려하여 총 2회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첫 회기에서는 아동과 친밀감과 신뢰감을 형성하기 위해 놀이시간을 가진 후 선별 검사(REVT, 구문의미이해검사, P-FAⅡ)를 진행하였다.
그 후 선별 검사에서 실시한 유창성 검사 P-FAⅡ의 하위 검사 유형인 말하기 그림에서 아동의 발화 자료를 말더듬 유형에 따라 분석하고 음성 프로그램 Praat software version 60.40을 이용하여 아동의 발화 지속 시간을 측정하여 아동 개개인의 평균 말속도를 구했다. 말속도는 발화 지속 시간(2초 이상의 쉼과 머뭇거림을 제외한 지속 시간)을 내용 전달 음절수로 나눈 것으로서 초당 음절수(Syllables Per Millisecond, ms/s)로 계산을 하였다. 과제의 말속도는 전체의 평균 말속도로 녹음했을 때 개인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유창성을 줄이기 위해 개개인의 평균 말속도를 기준으로 하였다. 그리고 평균 말속도를 30% 가감하여 따라말하기 문장을 녹음하였다.
또한, 녹음된 문장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하여 말속도를 조절할 때 문장 내 조음을 늘리지 않고 어절 간의 쉼을 조절하였다(Goldman-Eisler, 1968). 발화길이와 통사적 복잡성을 조절한 문장을 녹음할 때는 말속도의 변화 없이 평균 말속도로 통일하였다.
두 번째 회기에서는 녹음한 문장으로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였다. 연구과제를 하기 전 연습 문제를 통해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판단이 되면 본 검사를 시작하였다. 따라말하기 과제는 총 4개로 아동에게 학습효과가 일어나지 않도록 순서 없이 무작위로 제시하였다. 하나의 따라말하기 과제는 10개의 문항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발화길이를 변화시킨 과제 1에서는 짧은 발화와 긴 발화 문장을 각각 5개로 구성을 했다. 말속도를 변화시킨 과제 2에서 평균보다 30% 빠른 말속도 문장 4개 그리고 평균보다 30% 느린 말속도 문장 4개로 구성하였다. 말속도와 발화길이를 동시에 변화시킨 과제 3에서 빠르고 짧은 발화 문장 2개, 빠르고 긴 발화 문장 2개, 느리고 짧은 발화 문장 2개, 느리고 긴 발화 문장 2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사적 복잡성과 발화길이를 조절한 과제 4에서는 단문과 복문 각각 5개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아동들의 말속도 변화를 가늠하기 위해서 말속도를 변화시킨 과제 2와 과제 3에서는 평균 말속도 문장 2개 포함하였다. 연구과제 1~4번 문장들은 부록에서 볼 수 있다. 아동의 발화는 모두 음성 및 영상 녹음하였다. 시각적 자극이 모방 과제 시 일반적인 대화 상황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Armington & Bloom, 1974; Barnes et al., 1970; Hale-Haniff & Siegal, 1981; Slobin & Welsh, 1973)를 근거로, 본 연구에서도 아동들에게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하기 위하여 파워포인트로 그림을 제시하였다. 파워 포인트 예시는 그림 1과 같다.
본 연구에서 실험과제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사용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는 자발화에서 통제하기 힘든 외부 요인들을 통제할 수 있고(Silverman & Ratner, 1997), 단시간에 언어학적 구조를 끌어낼 수 있는 효율성(Hale-Haniff & Siegel, 1981)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발화나 모델링 과제보다는 길이, 속도 그리고 통사론적 변인들을 쉽게 통제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서 이 과제를 선정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의 모든 문장은 4–6세 아동이 구사할 수 있는 문장과 단어, 조음 발달 수준을 최대한 고려하여 한국어의 주요 문법적인 특징 및 학령전기 아동의 언어발달에 따라 제작하였다. 문장 길이는 언어발달의 측면에서 선행연구들을 보면 2–3세 일반 아동의 평균 문장 길이가 2–3개 정도의 낱말로 이루어져 있는 점을 참고하여 제작하였다. 그리고 일반 아동의 조음 발달 특성에 따라 단어의 조음 복잡성을 고려하여 문장을 제작하였다. 조음 복잡성은 아동의 발달 특성에 맞추어 Kim(1996)의 연구를 참고하였다. 이 연구에서 우리말 자음의 발달 연령을 살펴보면 습득 기준에 따라 출현 연령, 관습적 연령, 숙달 연령, 완전습득 연령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에 따라 /ㅍ,ㅁ,ㅇ/ 등의 파열음과 비음은 2세에 완전습득이 가능하고 4–5세에서 /ㅈ,ㅉ,ㅊ/ 등의 파열음이 완전습득되고 유음 /ㄹ/와 마찰음 /ㅅ,ㅆ,ㅎ/은 5세 후반에서 6세 정도에 완전히 발달 된다고 서술되어 있다. 이 서술을 근거로 본 연구의 대상은 평균 연령이 4–5세임으로 4–6세 조음 발달의 연령에 따라 해당 연령의 아동이 완전 습득 가능한 파열음, 비음과 파찰음을 위주로 단어들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과제 1인 발화길이를 조절한 문장 따라말하기의 경우 짧은 발화의 길이를 3개의 낱말(8–9음절), 긴 발화의 길이를 5개의 낱말(14음절)로 하였고 통사적 복잡성을 통제하기 위하여 문장을 모두 단문으로 구성하였다. 말속도와 발화길이를 동시에 변화시킨 과제 3에서도 통사적 복잡성을 고려하여 실험과제를 제작하였다. 말하자면, 아동의 비유창성이 나타나는 요인이 통사적 복잡성이 되지 않도록 본 연구대상 아동들의 언어발달 수준에 맞추어 문장의 길이와 구조를 조절하였다.
과제 2인 말속도를 조절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의 말속도는 Sim et al.(1999) 연구를 참고하여 아동 자신의 평균 말속도를 기준으로 가감하여 세 가지 종류(아동 자신의 평균 말속도 보다 빠르게, 아동 자신의 평균 말속도, 아동 자신의 평균 말속도 보다 느리게)로 분류했다. 아동의 평균 말속도는 아동마다 각자의 말속도를 기준으로 정하였는데 이는 평균 말속도를 전체 아동의 평균으로 계산하여 문장을 녹음했을 때 각 아동의 언어 수준에 따라 언어적 부담이 달라서 언어적 부담으로 인해 생기는 변수가 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녹음된 문장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하여 말속도를 조절할 때 문장 내 조음을 늘리지 않고 어절 간의 쉼을 조절하였다(Goldman-Eisler, 1968). 또한, 말속도의 형평성을 주기 위해 Guitar & Marchinkowski(2001)와 Sim & Zebrowski(1994)의 연구들을 참고하여 아동의 말속도를 기준으로 ±50%로 조절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일반 아동 대상으로 예비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말속도의 변화 폭이 너무 커 문장 따라말하기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말속도를 ±30%로 수정하였다.
그리고 과제 4인 통사적 복잡성과 발화길이를 조절한 문장 따라말하기의 경우 복문의 음절수는 발화길이를 조절한 과제 1의 문장에서 긴 발화와 똑같은 13–14음절로 하되 Go & Koo (2008)을 참고하여 문장 주어와 서술어 관계가 여러 번 나타나는 이어진 문장으로 만들었다. 복문의 구조는 Kim & Jeong (2011)을 참고하여 접속문 중에서 2–3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때연결(~하고)을 사용하였다. 또한, 말속도로 인해 말더듬에 영향을 주는 것을 통제하기 위하여 통사적 복잡성 변화 시 말속도를 아동 자신의 평균 말속도로 통일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 시 녹음된 아동의 발화를 비유창성 유형에 따라 전사 및 분석하였다. 비유창성 유형은 Ambrose & Yairi(1999)에 근거하여 아동의 비유창성을 분류하였다. 그 중 비정상적 비유창성(Stuttering like difluency, SLD)에 해당하는 단어 부분 반복(PR), 단음절단어 반복(SR), 비운율적 발성(DP)(연장, 막힘, 단어 깨짐)의 빈도수를 계산하여 총 SLD 빈도의 합을 구하였다.
3. 연구 결과
평균 말속도에서 발화길이가 변화함에 따른 일반아동과 말더듬아동 간 SLD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Man-Whitney U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짧은 발화에서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Z=−3.187, p<.01), 긴 발화에서도 집단 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Z=−3.238, p<.01). 결과는 표 2와 같다.
CWNS (n=9) | CWS (n=9) | Z-value | p-value | |
---|---|---|---|---|
M (SD) | M (SD) | |||
Short | 0.22 (0.44) | 1.89 (0.93) | –3.187 | .001** |
Long | 1.56 (0.88) | 4.33 (1.87) | –3.238 | .001** |
즉, 자신의 평균 말속도로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짧은 발화와 긴 발화에서 더 많은 비유창성을 보였다. SLD 빈도의 차이는 그림 2에서 볼 수 있다.
말속도 변화에 따라 일반아동과 말더듬아동 간의 비유창성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Man-Whitney U 검정을 실시한 결과, 자신의 평균 말속도 보다 빠른 말속도에서 집단 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Z=−3.059, p<.01), 느린 말속도에서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Z=−1.623, p=.105). 결과는 표 3과 같다.
CWNS (n=9) | CWS (n=9) | Z-value | p-value | |
---|---|---|---|---|
M (SD) | M (SD) | |||
Fast | 0.44 (0.73) | 2.33 (1.32) | –3.059 | .002** |
Slow | 0.44 (0.73) | 1.22 (1.09) | –1.623 | .105 |
즉, 발화길이가 동일한 문장을 빠른 속도로 따라 말하기를 했을 때,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를 보였다. SLD빈도의 차이는 그림 3에서 볼 수 있다.
말속도 및 발화길이 변화에 따라 일반아동과 말더듬 아동 간의 SLD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Man Whitney U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빠른 말속도에서 짧은 문장을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Z=−2.753, p<.01), 또한 빠른 말속도에서 긴 문장을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Z=−2.996, p<.01). 즉, 자신의 평균 말속도보다 빠른 말속도로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 말더듬 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짧은 문장과 긴 문장 모두에서 더 많은 SLD를 보였다.
느린 말속도에서는 짧은 문장을 느린 말속도로 따라말하기를 했을 경우,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Z=−1.579, p=.114), 긴 문장을 느린 말속도로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에도 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Z=−1.340, p=.180). 즉, 자신의 평균 말속도 보다 느리게 따라말하기를 할 경우는 발화길이에 따라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통계 결과는 표 4, 그리고 SLD 차이는 그림 4에서 볼 수 있다.
통사적 복잡성의 변화에 따라 일반아동과 말더듬 아동 간의 비유창성 빈도수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비모수 검정 Man-Whitney U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단문에서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Z=−2.244, p<.05) 복문에서도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Z=−3.098, p<.01). 특히 복문에서 말더듬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SLD의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는 표 5와 같다.
CWNS (n=9) | CWS (n=9) | Z-value | p-value | |
---|---|---|---|---|
M (SD) | M (SD) | |||
Simple | 0.22 (0.44) | 1.67 (1.66) | –2.241 | .025* |
Complex | 1.11 (1.17) | 4.33 (2.06) | –3,093 | .002** |
즉, 자신의 말속도로 단문과 복문을 따라말하기를 했을 경우 모두에서 말더듬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를 보였다. 결과는 그림 5와 같다.
과제 1에서 발화길이를 조절하였을 때 전반적으로 짧은 발화보다 긴 발화에서 더 많은 SLD를 보였다. 하지만 P201, P202, P206 아동은 짧은 발화와 긴 발화에 SLD의 수 차이가 크지 않았고 P203 아동은 짧은 발화와 긴 발화에서 비유창성 빈도수가 같았다. 따라서 위 아동들은 발화길이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205, P207, P208, P209 아동들은 짧은 발화보다 긴 발화에서 SLD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긴 발화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P205는 긴 발화에서 가장 높은 SLD 빈도가 나타나 발화길이 변화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P204 아동은 짧은 발화에서는 SLD를 보이지 않고 긴 발화에서 3회의 SLD를 보였다. 이는 P204 아동은 상대적으로 긴 발화에서 취약한 것을 볼 수 있다. 과제 1의 아동별 비유창성 특성은 그림 6과 같다.
과제 2에서 말속도를 조절하였을 때, 느린 말속도에서 P201과 P207 아동은 SLD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P201 아동과 P207 아동은 자신보다 느린 말속도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P202, P203, P204, P205, P206, P208 아동들은 빠른 말속도에서 더 많은 SLD 빈도를 보였고 그중에서도 P205 아동은 가장 많은 SLD 빈도를 보였다. P209 아동은 느린 말속도와 빠른 말속도에서 모두 높은 SLD 빈도가 나타났기 때문에 말속도의 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과제 2에서 각 아동별 비유창성 특징은 그림 7과 같다.
과제 3에서 말속도와 발화길이를 조절하였을 때, P201 아동은 빠른 말속도에 짧은 발화, 빠른 말속도에 긴 발화에 모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P202, P203, P205, P208과 P209 아동은 빠른 말속도와 긴 발화에서 많은 SLD가 나타났다. 특히 P208 아동이 빠르고 긴 발화에서 가장 높은 빈도의 SLD를 보였다. 즉 이들은 동시다발적인 언어 자극(빠른 말속도, 긴 발화)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P204, P206 아동들은 빠른 말속도에서 짧은 발화와 긴 발화 모두 똑같은 SLD 빈도가 나타나서 발화길이보다 말속도의 변화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P207 아동은 느리고 짧은 발화에서 가장 많은 SLD가 나타나 느린 말속도 상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제 3에서 아동별 비유창성 특징은 그림 8과 같다.
과제 4에서 통사적 복잡성과 발화길이를 조절했을 때, P201, P202, P204, P205 그리고 P207 아동은 단문보다 복문에서 SLD 빈도가 더 크게 나타나 복문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P203 아동은 단문과 복문 모두 SLD 빈도가 높게 나타나지 않았다. 즉, P203 아동은 통사적 복잡성 변화에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P206과 P209 아동은 단문과 복문에서 SLD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P208 아동은 단문과 복문 모두 높은 SLD가 나타났다. 그러므로 이 아동들의 비유창성 특성은 통사적 복잡성의 변화가 아닌 다른 요인으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과제 4에서 아동별 비유창성 특징은 그림 9와 같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말속도,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을 동시에 체계적으로 변화시켜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시행했을 때, 말더듬 아동 집단과 일반아동 집단의 SLD의 빈도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발화길이를 변화시킨 과제에서 말더듬 아동은 발화길이에 상관없이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를 보였고 반면 일반아동은 SLD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 (2) 말속도를 변화시킨 과제에서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빠른 말속도에서더 많은 SLD를 보였다. (3) 말속도와 발화길이를 동시에 변화시킨 과제에서 빠른 말속도의 문장을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는, 말더듬 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짧은 문장과 긴 문장 모두에서 더 많은 SLD를 보였다. (4) 통사적 복잡성과 발화길이를 변화시킨 과제에서 단문과 복문 모두에서 말더듬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5) 말더듬 아동 개개인의 비유창성 특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아동들이 통계 결과와 비슷했으나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 아동들도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의 순서에 따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발화길이를 변화시킨 과제에서 두 집단 간 비유창성 차이를 분석했을 때, 말더듬 아동은 발화길이와 상관없이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비유창성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볼 때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발화길이에 따라 SLD의 빈도가 유의하게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반아동보다는 훨씬 더 많은 SLD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말더듬 아동들이 일반아동과 비교했을 때 평균 말속도로 따라하는 문장 따라말하기에서 유의하게 더 많은 SLD를 산출한 이유는 말더듬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음운부호화 능력과 음운인식 측면에서 미세한 차이에 기인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학령전기 말더듬 아동과 일반아동의 음운부호화 능력을 무의미 단어의 반복을 통해 분석한 Hakim & Ratner (2004)에 의하면 3음절 무의미 단어 반복을 할 때 정확도에서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집단 간의 정확도 차이는 말더듬 아동이 무의미 단어의 연속적인 음운배열을 잠시 기억했다가 다시 정확하게 배열순서대로 산출하는 능력이 결핍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학령전기 말더듬 아동과 일반아동의 이름대기 능력을 비교한 Lee et al.(2012)의 연구에 따르면 이름대기 과제의 정확률에서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말더듬 아동집단의 반응시간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또한, 말더듬 아동과 일반아동의 음운인식 능력을 비교한 Pelczarski & Yaruss(2014)의 연구에 따르면 조음능력,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으나 말더듬 아동의 음운인식 점수가 일반아동의 점수보다 낮았다고 한다. 하지만 말더듬 아동의 누구도 –1SD의 수준에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평균 말속도에서 문장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 일반아동은 SLD를 거의 보이지 않았으나, 말더듬 아동 집단은 긴 문장에서 많은 SLD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반적으로 예측되는 결과이다. 왜냐하면, 긴 문장에 비해 짧은 문장을 따라 말할 때 아동의 작업기억에 부과되는 요구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문장의 오류가 덜 나타난다(Bonvillian et al., 1979). 그리고 본 연구의 이러한 결과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같은 발달기에 있는 일반아동들보다 말더듬 아동이 음운 부호화를 정상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음운기억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보인다는 선행연구(Hakim & Ratner, 2004)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둘째, 말속도를 변화시킨 과제 2에서 빠른 말속도로 따라 말할 때,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 빈도를 보였다. 이는 요구용량 모델에 따라 말더듬 아동은 자신의 말운동 처리능력보다 더 과중한 과제가 주어졌을 때 SLD가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빠른 말속도를 따라 말하려고 할 때 아동의 언어처리 능력에 과부하가 걸려 SLD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의 빠른 말속도가 아동의 유창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Conture, 1990).
셋째, 말속도와 발화길이를 변화시킨 과제에서 빠른 말속도의 문장을 따라말하기를 했을 때 말더듬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짧은 문장과 긴 문장 모두에서 더 많은 SLD를 보였다. 특히 말더듬 아동의 경우, 빠르고 긴 문장을 따라 말했을 때의 SLD 빈도가 2.3개로 수준으로 높은 SLD 빈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빠른 말속도와 긴 발화에서 SLD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말더듬 아동의 자발화를 비교하여 분석하였을 때 비유창성이 있는 발화는 더 길고 복잡하다는 Yaruss et al.(1999)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말더듬 아동의 음운 작업기억이 같은 발달기에 있는 일반아동들보다 낮다는 선행연구들로도 설명될 수 있다(Anderson & Wagovich, 2010; Anderson et al., 2006; Spencer & Weber-fox, 2014). 최근 Pelczarski & Yaruss (2016)가 말더듬 아동과 일반아동들의 음운기억 능력(phonological memory)을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nonword repetition)로 실험한 결과 말더듬 아동들의 음운기억 능력은 일반아동보다 매우 낮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요구용량 모델의 측면에서 보면, 다른 상황에 비해 빠른 말속도의 긴 문장을 따라 말할 때 가장 많은 SLD가 발생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 이유를 요구-용량 모델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말운동 조절, 음운해독 및 작업기억, 언어처리 능력에 심한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고 파악된다.
또한, 느린 말속도의 문장을 따라말하기 했을 때,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말더듬 아동과 일반아동 모두 자신의 말속도보다 느린 말속도에서 좀 더 많은 SLD 빈도를 보였다. 이는 아동의 발화가 길어지고 말속도가 느려지면 아직 발달기에 있는 학령전기 아동들이기 때문에 말운동 통제 능력이 미숙해서 빠른 말속도 만큼이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Sim & Zebrowski (1994)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아동들은 자신과 유사한 말속도 보다 빠르거나 유사한 말속도에 비해 느린 말속도를 따라하는 것에 더 많은 어려움을 보인다고 한다. 말더듬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느린 발화에서 조금 더 많은 SLD 빈도를 보이는 것은 말더듬 아동들의 말운동 통제능력이 일반아동보다 조금더 미숙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는 말속도 변화에 발화길이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말더듬 아동의 말운동 처리 능력과 음운 작업기억 용량을 초과하여 훨씬 더 많은 SLD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치료사와 부모가 과하게 느리거나 빠른 말속도가 아닌 아동 자신과 유사한 말속도 그리고 아동이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짧은 발화로 말하는 것이 아동의 유창성 증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
넷째, 본 연구에서 통사적 복잡성과 발화길이를 변화시킨 과제에서 평균 말속도로 문장을 따라말할 때, 모든 문장에서 말더듬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를 보였으나 복문에서는 말더듬 아동의 SLD가 더 유의하게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통사적으로 복잡한 문장에서 음운해독과 작업기억에 과부하가 더 걸리기 때문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즉, 부족한 음운 작업기억 능력이 집중력, 음운해독, 말운동 조절능력 요인들과 함께 말더듬 아동의 말운동 체계의 불안정(unstability)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Smith & Kelly, 1997; Smith et al., 2012). 또한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발화길이가 길고 통사적 복잡성이 증가하였을 때 말더듬 아동은 일반아동보다 더 많은 SLD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Bernstein Ratner & Sih, 1987).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말더듬 아동 개개인의 비유창성 특성을 살펴보았다. Adams(1990)은 아동의 비유창성이 발생하려면 아동에 대한 요구가 아동의 용량에 비해 어느 정도로 커야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비유창성을 유발하는 요구와용량의 불일치 정도는 아동 개인마다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아동 개개인의 비유창성 특성을 봤을 때 대부분의 아동들은 비슷한 특성을 보였으나, 소수의 아동들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예를 들면, 과제 1에서 대다수 아동과는 달리 일부 아동은 짧은 발화와 긴 발화 두 문장에서 모두 낮은 SLD를 보였다. 과제 2에서 어떤 아동은 말속도 변화에 따라 SLD가 변화하지 않는 아동들도 있었고, 또 다른 아동은 빠른 말속도보다 느린 말속도에서 더 많은 SLD를 보였으며 빠른 말속도와 느린 말속도 모두에서 높은 SLD를 보인 아동도 있었다. 과제 3에서는 한 아동은 느리고 짧은 발화에서 더 많은 SLD를 보였고, 빠르고 짧은 발화, 빠르고 긴 발화에서 차이가 없는 아동들도 있었다. 과제 4에서는 통사적 복잡성 변화에 따라 SLD 빈도수가 변화하지 않은 아동들도 있었고 단문 복문 모두 SLD 빈도가 낮은 아동도 있었으며 반대로 단문 복문 모두 높은 SLD를 보인 아동도 있었다. 즉, 모든 말더듬 아동이 말속도,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의 증가에 비슷한 정도의 SLD 빈도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러한 특성은 각 아동이 감당할 수 있는 언어처리 능력, 말운동 조절능력, 음운해독 및 작업기억 능력의 차이에 따라 무작위로 나타난 현상으로서 말더듬 아동의 비유창성 패턴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말더듬 아동의 수용언어 능력, 표현언어 능력 및 구문․의미이해력이 정상범위에 속하는 아동들이기 때문에 이 아동들이 SLD를 보이는 것은 언어능력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말을 더듬는 아동들의 다수가 평균 이상의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Watkins, 2005; Watkins & Yairi, 1997). 또한, 본 연구의 대상인 학령전기 아동들은 말속도에 영향을 주는 말운동 통제능력(speech motor control ability)이 아직 발달과정에 있는 상태이다(Song & Sim, 2008). 한편 초기 말더듬 아동의 경우 비유창성 정도가 일정한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호전과 악화가 반복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실제 임상에서 학령전기 말더듬 아동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말속도를 포함한 말운동 영역과 발화길이 및 통사적 복잡성이 포함된 언어영역뿐만 아니라, 요구-용량 모델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지적, 정서적 측면에서 요구-용량 간의 불균형이 있는가를 주의 깊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치료사, 부모, 교사 및 아동 사이에 유기적인 협력관계 수립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본 연구는 일반아동과 말더듬 아동 각각 9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기에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작한 과제의 난이도가 연령에 비해 쉬워 예상한 것보다 말더듬 아동들에게 SLD의 빈도수가 덜 나타났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연구대상 아동 수를 늘리고 과제의 난이도가 아동의 연령에 적합하게 조절되면, 더 유의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