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말소리장애(speech sound disorder, SSD)란 말소리 산출의 문제로 구어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장애를 말한다(Kim & Shin, 2015). DSM-5에서는 말소리장애라는 용어를‘원인을 모르는 말소리장애’에 사용하도록 정의하고 있다. 임상에서는 주로 말소리장애의 자음 산출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중모음의 산출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도 분명히 존재하며 치료가 필요한 상황도 발생한다. 말소리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과 음향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데, 단모음 산출 시 전설음화하고(Kang, 2018), 턱의 높낮이와 혀의 전후 움직임 범위가 제한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Eom & Shin, 2018). 이중모음은 단모음에 비하여 더 늦게 발달하며, 이중모음이 두 가지 이상의 모음 조음 요소(개구도, 혀의 전후 위치, 원순성)의 협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말소리장애 아동이 혀 운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국외 선행연구에서는 자음의 산출에는 문제가 없지만 모음 혹은 이중모음 산출에만 어려움이 있는 아동이 존재함을 밝혀(Robb et al., 1999; Stokes et al., 2002) 말소리장애 아동의 이중모음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하였다.
그러나 국내에 말소리장애 집단에 관한 이중모음 연구는, 특히 객관적인 음향학적 도구를 활용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그 이유로는, 이중모음은 하나의 조음 동작으로 이루어지는 단모음과 달리 두 개의 조음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들 수 있다(Shin, 2011). 이로 인해 활음과 이중모음으로 구성된 이중모음 산출 중 조음기관이 빠르게 변하는 활음 구간을 청지각적으로 분간하기 어렵다. 혹은 음향학적으로 분석하는 경우에도, 이중모음을 단모음화하면 활음 구간이 사라져 이중모음의 조음 특성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에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과 대비되는 이중모음 산출 특성을 보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중모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활음 구간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정조음한 음소를 분석하여 활음의 전이 구간에 기저하는 조음기관의 운동 특성을 포먼트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포먼트(formant)는 성도의 공명에 의해 강해지는 공명주파수로 제1 포먼트 주파수(F1)는 혀의 위치와 역의 관계로 혀의 위치가 높아질 때 낮은 값을 갖는다. 제2 포먼트 주파수(F2)는 혀와 입술 간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높은 값을 보인다(Ferrand, 2007). 조음기관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사용하는 포먼트 변화량은 말 명료도와도 관련이 있다(Kang, 2018; Tasko & Greilick, 2010).
최근 많은 이중모음 연구에서 다양한 음향학적 평가 지표들 중 포먼트 기울기를 사용하였는데, 포먼트 기울기는 활음의 종결지점에서 시작지점까지의 해당 포먼트 값의 주파수 변화량을 시간 변화량으로 나눈 개념으로 일정 시간 안에 혀가 얼마나 빨리 움직여 성도의 모양이 변하였는가를 의미한다(Seo & Seong, 2015; Song & Seong, 2018).
이에 본 연구는 포먼트 기울기라는 음향학적 지표를 사용하여 이중모음을 산출함에 있어 시간 흐름에 따른 혀의 전후 및 고저 움직임과 관련한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평가 및 명료한 이중모음 산출을 위한 임상적 기초 자료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러한 운동 특성 파악은 말소리장애 아동의 이중모음 산출에 관한 음향학적 연구에 기초 자료가 되고 명료한 조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음기관의 움직임 특성에 따라 오조음이 나타나더라도 그 원인을 보다 효율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을 대상으로 음향학적 측정 도구인 포먼트 기울기 및 기울기 구성 요소인 포먼트 변화량, 활음 지속시간을 통해 이중모음의 전이 구간을 연구하여 말소리장애 아동의 이중모음 산출 특성을 확인하였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4세 초반–만 5세 후반의 말소리장애 아동 10명, 이들과 생활 연령을 일치시킨 일반 아동 10명을 대상으로 정하였다. 성비는 남여 1:1로 맞추었다.
공통적인 대상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부모와 아동 모두 표준어를 사용하며,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 척도(preschool receptive and expressive language scale, PRES; Kim et al., 2003) 검사 결과 언어 능력이 정상 범위에 속하며, 단모음을 모두 정조음하고, 한국 웩슬러 유아지능검사 4판(Korean-Wechsler preschool and primary scale of intelligence, K-WPPSI-IV; Park et al., 2014)의 전체 지능 지수가 85 이상이며, 보호자에 의하여 행동, 신체, 운동, 정서, 감각, 신경학적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아동을 선정하였다.
집단별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리말 조음·음운 평가(U-TAP; Kim et al., 2004) 결과, 말소리장애 아동은 조음 능력이 –2 표준편차 이하로 나타났으며, 일반 아동은 정상 범위에 속하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표 1은 집단별 연구 대상자의 연령, 자음정확도, 본 실험에서 나타난 단어 수준 이중모음 정확도, PRES 등가연령 개월 수, 전체 지능 지수의 평균을 정리한 표이다.
이중모음 10개 /야, 여, 요, 유, 예, 위, 왜, 워, 와, 의/(Shin, 2011)가 평가에 사용되었으며 평가 단어는 선행연구들(Seo & Seong, 2015; Song & Seong, 2018 등)을 참고하여 [이중모음+다]의 형태인 무의미 2음절 구조로 설정하여 /야다, 여다, 요다, 유다, 예다, 위다, 왜다, 워다, 와다, 의다/를 사용하였다.
검사어는 훈련된 전문 성우가 소음을 배제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5초의 휴지를 두고 발화한 것을 녹음하여 제작하였다. 위 10개의 무의미 2음절을 무작위로 두 번씩 배열하여, 아동이 듣고 따라 말하도록 하였다.
본 실험은 경기도에 있는 유치원과 가정집의 조용한 방에서 이루어졌다. 소음 측정 애플리케이션 Sound Meter(SMART TOOLS, ver 1.7.4) 측정 결과 소음이 30 dB 이하인 조용한 공간에서 진행되었다. 아동이 책상에 편안히 앉은 상태에서 “이제부터 27개의 단어를 이 헤드폰으로 들려줄 거예요. 단어가 들릴 때마다 ○○이는 이 소리를 따라 말하면 돼요. 따라 말하고 나면, 다른 단어가 다시 들릴 거예요. 똑같은 것도 있어요. 다른 말은 하지 말고, 따라 말해주세요.”라고 지시하였다. 이어폰 분할기로 검사자와 아동이 동시에 소리를 들으며, 아동이 모방하여 산출한 소리를 윈드 스크린이 장착된 DR-05X(TASCAM, Montebello, CA)을 사용하여 15–20 cm 거리에서 녹음하였다(16 bit quantization, 44.1 kHz sampling rate). 연구자는 아동이 헤드폰을 통해 들리는 7개의 연습 문항을 모방하게 하였다. 연습 문항은 같은 조음 동작이 후행 검사어의 산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단모음으로 하였다. 그 후, 위 10개의 검사어를 두 번씩 총 20개의 무의미 2음절을 들려주면서 서로 다른 검사어가 들릴 때마다 주의 집중을 유도하며 따라 말하도록 하였다.
수집한 이중모음은 Praat(version 6.1.16)을 이용하여 각각 두 번씩 녹음된 하나의 이중모음 중 한 번 이상 정조음한 음소를 한 개씩만 분석하였으며, 두 번의 기회에서 모두 정조음한 경우에는 소음이 덜 섞인 하나를 선택하여 분석하였다. 오조음의 기준을 살펴보면, 3년 이상의 언어치료 경력을 가진 3명 중 1명 이상이 오조음으로 판단한 음소를 오조음으로 처리하였다.
이후 이중모음 음소별로 데이터를 정리하고, 두 번의 기회 모두 오조음한 /의/ 8개, /예/ 1개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야, 여, 요, 유, 위, 왜, 와, 워/는 20개, /예/ 19개, /의/ 12개를 분석하였다.
Praat에서 음성파일을 불러온 후 포먼트 값을 추출하기 위하여 Song & Seong(2018)의 연구를 참고하여 포먼트 세팅(formant setting) 조건을 설정하고 활음 구간을 설정하였다.
포먼트 변화량, 활음 지속시간, 포먼트 기울기를 측정하기 위하여 이중모음의 활음 구간의 시작점은 진폭 부분이 규칙적이고(Yang, 1993), F1, F2 주파수가 스펙트로그램 상에서 안정적으로 시작하며(Seo & Seong, 2015), 활음의 시작점에서 F2의 대역폭(bandwidth) 값이 500 Hz 이하인 지점의 포먼트로 정하였다(Yang, 1993). 활음의 전이 구간은 포먼트 리스팅(formant listing)의 주파수가 20 ms 동안 20 Hz 이상 변한 구간으로 설정하였다(Kim et al., 2009). 활음의 종결지점은 마찬가지로 후행 모음의 포먼트 주파수가 안정적으로 관찰되는 지점으로 하였다. 그림 1은 /여/의 Praat 에디터 창 화면이다.
포먼트 기울기 식은 다음과 같다. 활음의 종결지점의 포먼트 값에서 시작지점의 포먼트 값을 빼어 포먼트 변화량을 구하고 활음 지속시간으로 나눈 절댓값을 포먼트 기울기로 구하였다(Seo & Seong, 2015).
통계분석을 위하여 SPSS(ver. 26, IBM, Chicago, IL, USA)를 사용하였다. 집단의 표본 수가 정규 분포를 만족시킬 만큼 충분하지 않아 기술 통계 및 비모수 검정을 실시하였다. 두 집단 간 이중모음에서의 활음의 변화량, 지속시간, 기울기 차이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Mann-Whitney U 검정을 실시하였다.
검사자 내 신뢰도를 구하기 위하여 무작위로 선정한 전체 자료의 10%에 대하여, F1, F2 기울기를 재측정하고 두 측정 결과에 대하여 피어슨 상관분석(Pearson correlation)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유의하게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r=.870, p<.01).
검사자 간 신뢰도를 구하기 위하여 제2 검사자(학부와 석사 과정에서 모두 언어치료를 전공하고 5년 이상의 임상 경력을 가진 1급 언어치료사)가 제1 검사자(연구자)와 함께 활음 구간 설정 기준에 대한 합의 및 측정 훈련을 거쳤다. 그 후 무작위로 선정한 전체 자료의 10%에 대하여, 독립적으로 F1, F2 기울기를 측정하고 제1 검사자와 제2 검사자의 측정 결과에 대하여 피어슨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유의하게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r=.855, p<.01).
3. 연구 결과
두 집단이 산출한 이중모음의 활음 구간의 평균 F1 변화량은 표 2와 같다. /여/를 제외한 모든 이중모음에서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산술적으로 더 적은 F1 변화량을 보였다. Mann-Whitney U 검정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유/, /예/에서만 나타났다(Z=–2.721, p<.01, Z=–2.205, p<.05).
두 집단의 활음 구간의 평균 F2 변화량은 표 3과 같다. /j, ɰ/계열의 모든 이중모음에서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작은 값을 보였고, /w/계열 이중모음에서는 전반적으로 일반 아동에 비하여 큰 값을 보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야/, /예/에서만 나타났다(Z=–2.041, p<.05, Z=–2.205, p<.05).
집단 간 활음의 지속시간은 표 4와 같다. 모든 음소에서 말소리장애 아동의 활음 지속시간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짧았다. 유의한 차이는 /유/,/예/에서만 나타났다(Z=–2.041, p<.05, Z=–2.419, p<.05).
두 집단이 산출한 이중모음에서 나타난 활음의 F1 기울기는 표 5와 같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유/에서만 나타났다(Z=–2.343, p<.05).
두 집단이 산출한 이중모음 내 활음의 F2 기울기는 표 6과 같다. 모든 이중모음 음소에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과 다른 이중모음 산출 특성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모음 분석에 주로 사용되는 객관적인 음향학적 도구 Praat을 이용하여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았다.
혀의 고저와 관련된 F1에서 나타난 결과를 살펴보면, F1 기울기의 집단 차는 /유/에서만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유/를 제외한 다른 이중모음에서의 F1 기울기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기울기 값이 비율이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포먼트 기울기는 활음 지속시간당 포먼트 변화량의 값으로, 두 집단 간에 활음 지속시간과 포먼트 변화량에 차이가 있더라도 비율이 비슷할 경우에는 기울기에서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활음 지속시간과 F1 변화량 각각에서는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적은 값을 가졌다. 또한 활음 지속시간과 F1 변화량 모두 /유/와 /예/에서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유의하게 적은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말소리장애 아동이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작은 범위로 혀를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활음을 조음할 때 비교적 작은 혀의 상하 움직임 범위를, 이로 인하여 더 짧은 활음 지속시간을 보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말소리장애 아동이 단모음을 산출할 때 혀의 전후 움직임과 턱의 높낮이 움직임의 범위가 제한된다는 선행연구와도 관련이 있다(Eom & Shin, 2018).
다음으로 혀의 전후 움직임과 관련한 F2에서 나타난 결과를 살펴보면, F2 기울기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하지만 F2 변화량을 살펴보았을 때, 말소리장애 아동의 /j/계열 이중모음(/야/, /여/, /요/, /유/)에서의 변화량이 일반 아동보다 작았다. 이는 말소리장애 아동의 혀의 전후 움직임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제한적이라는 선행연구(Kang, 2018)와 연관 지을 수 있다. 또한, F2 변화량과 기울기를 살펴보았을 때,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하여 활음 /w/ 계열의 /위/에서는 작은 값을, /왜/, /와/, /워/에서 큰 값을 보였다. 이는 활음 /w/가 후설 고모음 /u/와 비슷한 특성을 가지며, 후행 모음이 전설 고모음인 경우 조음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큰 혀의 전후 움직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혀의 전후 움직임의 어려움을 원순음으로 입술을 오므리는 움직임을 통해 보상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F2 변화량에서 유의한 차이는 /야, 예/에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야/에서는 혀의 제한된 전후 움직임, /예/에서는 혀의 상하 움직임(F1)뿐만 아니라 전후 움직임(F2) 범위의 상대적인 제한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혀가 전방화 되거나, 후방화 되더라도, 혹은 위치가 같더라도 움직임이 불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Lee, 2012). 이 밖에 활음 시작점과 끝점의 F2값을 추가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조음기관이 움직이는 패턴은 동일하나 조음기관의 전후 움직임이 불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F1, F2 모두 포먼트 변화량과 활음 지속시간에서 전반적으로 집단 간 수치의 차이를 보였으나, 유의미한 차이가 몇 개의 음소에서만 나타났다. 이는 조음의 비일관성과 같은 개인적 특성, 말소리장애 집단 내 다양성, 정조음된 음소라는 점 등의 이유로 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청지각적으로 정조음으로 판단된 이중모음에 관하여 두 집단의 포먼트 기울기는 유사하였다. 그러나 두 집단에서 유사한 이중모음 조음 패턴을 보인다 하더라도 음향학적인 차이가 있었다. 말소리장애 아동은 비교적 작은 혀의 상하 및 전후 운동 범위와 이로 인하여 짧은 지속시간이 나타났다. 반면, 일반 아동은 포먼트의 확연한 변화와 이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긴 활음 지속시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는 추후 말소리장애 아동의 이중모음에 관한 음향학적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말소리장애 아동의 조음 운동 특성을 기초로 하여 이중모음 산출 오류의 원인을 파악한다면, 기저의 조음 운동 관련 요인을 보다 쉽고 명확하게 판단하여 중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위 결과처럼 공식에 따른 기울기값에는 집단 간에 차이가 없었으나 그 값의 구성 요소(분자, 분모)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청지각적으로는 정조음한 것으로 판단되는 음소라 할지라도, 이중모음 산출 특성의 차이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말소리장애 집단의 이중모음 산출 특성을 파악할 때에는 기울기 자체보다 조음 범위 및 활음 지속시간 변인을 더 면밀히 살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를 통하여 말소리장애 아동은 이중모음 산출에 있어 조음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아서 활음 구간에서의 포먼트 변화량이 이중모음 산출 능력의 객관적 파라미터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객관적 평가가 주관적 평가와 더불어 말소리장애 아동의 이중모음 오류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중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집단 별로 소수인 연구 대상 인원, 그리고 말소리장애 집단 내 다양성으로 인하여 집단의 특성을 좀 더 분명히 살펴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청지각적인 평가를 동반하여 음향학적 평가와의 관련성을 파악한다면 임상적으로 보다 풍부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