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뇌성마비 아동의 가장 두드러지는 구어 특성은 마비말장애(dysarthria)이다. 마비말장애란 중추 또는 말초 신경계의 손상에 의해 말 산출 근육의 마비, 약화, 불협응으로 나타나는 구어의사소통 문제를 말하며(Darley et al., 1969), 호흡, 발성, 혀나 입술을 포함한 조음기관의 비정상적인 운동패턴으로 인해 자음과 모음의 산출에서 많은 오류가 나타난다(Connolly & Montgomery, 2001; Platt et al., 1980).
마비말장애는 말장애 중에서도 명료도가 가장 손상된 환자 군으로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 말명료도의 개선이 궁극적인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Kim, 2003). 말명료도는 화자가 산출한 발화에 대해 청자가 얼마나 이해했는가를 의미하며, 상호간의 의사소통 시 성공 정도를 나타낸다(Kent et al., 1989).
마비말장애를 동반하는 뇌성마비 아동의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 증진을 위해 지금까지 호흡 훈련, 구강 훈련, 음성강도 훈련 등이 중재기법으로 많이 사용되어져 왔다(Fox & Boliek, 2012; Kim et al., 2008). 그 중에서도 음성강도는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서(Hsu et al., 2019), Fox & Boliek(2012)는 뇌성마비 아동에게 보편적 음성강도 증진법인 LSVT(lee silverman voice treatment; Raming, 1994)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전체 강도와 말명료도가 증가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LSVT의 경우, 회기당 50–60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환자의 피로도가 높고, 프로그램 교육을 듣고 수료증을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임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Levy et al.(2017)은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speech cues, 즉 ‘Big mouth’와 ‘Strong voice’ 두 가지 지시에 따른 발화를 일반발화와 비교 분석하여 말명료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복잡하고 다양한 지시는 아동들의 인지적 부조화를 일으킬 수 있고, 치료 효과의 일반화를 제한시킬 수 있기 때문에 speech cues를 LSVT의 단일 지시인 ‘loud’와 같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였다. 이 중 ‘Big mouth’는 발화 속도를 느리게 하고, ‘Strong voice’는 음성강도를 증진시키는데, 결과적으로 뇌성마비 아동의 전반적인 말명료도를 증진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Levy et al.(2017)은 최소 대립 쌍(minimal pairs)으로 이루어진 1–2음절의 단어 목록을 구성하였는데, 음운적 접근법 중 하나인 최소대립 쌍 치료는 목표 음소가 포함된 단어들을 선정한 후, 한 개 음소에서의 차이가 의미 차이를 유발하는 단어 쌍으로 훈련하는 치료법이다(Weiner, 1981).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구어 산출의 문제뿐만 아니라 낮은 음운처리 능력을 동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Peeters et al., 2008) 음운적 접근법을 활용한 중재도 함께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Wu & Jeng(2004) 연구에서는 최소대립 쌍 중재를 실시한 결과, 뇌성마비 아동의 자음정확도가 향상되었다. 이 외에 조음-운동 치료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반복훈련의 경우 목표 말 산출을 짧은 시간에 여러 번 유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접근 방법으로, 말 산출 목표를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자극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La & Sim, 2014).
한편,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인들 중 주요 조음기관인 혀 강도 또한 그 중요성에 대해 연구되어왔다. Choi & Sim(2013)은 뇌성마비로 인한 마비말장애 성인의 혀 및 입술 강도가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으며, Lee et al.(2018)은 뇌성마비 아동의 혀 강도와 자음정확도의 유의한 상관을 보고하며, 비구어 운동 능력과 구어 산출의 연관성을 강조하였다. 이에 뇌성마비 아동의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 증진을 위한 중재 시, 아동의 음성강도와 혀 강도를 측정하여 중재 효과와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speech cues의 발화유형을 비교, 분석했던 선행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speech cues를 이용한 반복훈련을 중재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중재가 대상 아동의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임상에서 좀 더 쉽고 간편한 중재로 그 효용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서울 및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뇌성마비 아동 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 아동 선정 기준은 (1) 부모보고 및 차트검토를 통해 경직형 또는 경직형과 불수의운동형의 혼합형 뇌성마비로 진단받은 만 5;0–8;0세 아동, (2) 우리말 조음·음운평가(U-TAP; Kim & Sin, 2004)에서 자음정확도가 –2 SD 미만에 속하며, Shriberg & Kwiatkowski (1982)의 자음정확도에 따른 조음능력 분류 기준에 따라 조음중증도가 경도-중등도 이하의 아동, (3) 부모보고 및 관찰을 통해 시력 및 청력에 문제가 없으며 (4) 실험과제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언어·인지 능력을 갖추고, 2어절 이상의 문장 산출이 가능한 아동이다. 아동들의 언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수용 및 표현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 중 수용어휘력 검사를 실시하였으며, 혀 강도 증진을 위한 중재는 진행되지 않았으나, 본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와 비교, 해석하기 위해 IOPI(Iowa Oral Performance Instrument, Camation WA; IOP Imedical)를 사용하여 혀 강도를 측정하였다. IOPI는 작은 벌브에 압력을 가하여 그 수치를 기록하는 것으로, 총 3회 측정 후 가장 높게 산출된 값으로 기록하였다(Choi & Sim, 2013). 연구 대상자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평가과제는 중재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훈련평가 목록과 중재 효과가 일반화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비훈련평가 목록으로 구성하였다. 훈련평가 목록은 목표 음소를 포함한 1–2음절 수준 단어 10개와 2어절 수준 문장 5개로 제작하였다. 단어 선정 기준은 (1) 모든 목표 음소가 어두초성과 어중초성 위치에 포함되도록 하였으며, (2) 훈련단어 목록과 최소대립쌍이 이루어지고, (3) 연세말뭉치 빈도 자료(Seo, 1998)를 기반으로 하여 고빈도 어휘로 정의된 의미단어로 구성하였다. 평가과제에 포함된 목표 음소는 표준화된 말소리 검사(UTAP)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하여 아동들이 보인 오류 음소들 중 뇌성마비 아동들의 조음 특성으로 연구된 바가 있는 파열 경음 /ㅃ, ㄸ, ㄲ/과 치경마찰음 /ㅅ, ㅆ/으로 선정하였으며, 각 아동들이 보인 자음오류는 표 1에 제시하였다. 먼저, /ㅃ, ㄸ, ㄲ/ 음소의 경우 뇌성마비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기식구간 평균이 더 길게 나타나며, 연음이나 격음으로 대치하여 말명료도를 더욱 저하시킬 수 있다(Kim, 2001). 또한 섬세한 조음 기관의 움직임과 운동 협응을 필요로 하는 /ㅅ, ㅆ/ 음소의 경우 파열음으로 대치오류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일반 아동에 비해 마찰지속시간 등의 음향 파라미터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뇌성마비 아동의 집중적인 치경마찰음 훈련이 필요하다(Kim & Kim, 2013). 선정된 목표 음소에 대해 아동 1은 모든 경음을 연음으로 대치하였고, 마찰음은 파열음과 파찰음으로 대치하였다. 아동 2는 경음을 연음과 격음으로 대치하고, 마찰음의 경우 아동 1과 동일하게 파열음과 파찰음으로 대치하였다. 아동 3은 경음의 경우 어중초성에서만 연음, 격음으로 대치 오류가 나타났으며, 마찰음은 파찰음으로 대치하였다.
문장 선정 기준은 (1) 모든 목표 음소가 어두초성과 어중초성 위치에 포함되며, (2) 뇌성마비 아동의 구어 산출능력을 고려하여 2어절로 구성하였다. 문장 목록의 경우 본 연구에서의 목표 음소에 맞게 우리말 조음·음운평가 2(UTAP2)에 수록된 문장을 수정․보완하였으며, 비훈련평가 목록은 훈련을 위한 최소대립쌍 단어 기준을 제외하고 훈련평가 목록과 동일한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평가과제는 부록 1, 2에 제시된 단어 및 문장 목록과 같다.
본 연구에서 진행한 speech cues를 이용한 반복훈련은 연구자가 목표 문항에 따른 그림자극을 제시하면 대상자가 각 발화유형에 맞게 산출하고, 이를 반복훈련하는 과정이다. 중재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절차는 부록 3에 제시하였다.
Big mouth 발화유형 변별을 위해 손으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는 사자 인형을 사용하였으며, 반복훈련 시 아동이 각 발화유형에 맞게 산출하지 못할 경우 선행연구(Levy et al., 2017)에서 사용한 그림단서를 한국어로 바꾸어 제시하였다. 발화유형에 따른 그림단서는 그림 1에 제시하였다.
Strong voice 발화유형의 경우 중재 단계에서 반복훈련 시, Praat software version 6.0.31(Boersma & Weenink, 2017)을 이용하여 녹화화면에 나타나는 강도 표시를 통해 시각적 피드백을 제공하였다(그림 2).
Speech cues를 이용한 단어 및 문장 훈련 시 Microsoft Office Power Point 2010을 활용하여 각 문항에 맞는 그림자극을 제시하였다. 그림자극은 화면 중앙에 가로 18 cm, 세로 13 cm의 크기로 제시하였으며, 훈련 단계에서 실시한 최소대립 쌍 단어의 경우 한 화면에 각 짝의 자극이 함께 들어가도록 하였다. 이때 훈련평가 단어를 왼쪽에, 최소대립 훈련단어를 오른쪽에 제시하고, 가운데 선을 두어 두 그림이 분리되도록 하였다(그림 3).
본 중재프로그램은 한 회기 내에 중재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사전평가, speech cues 변별훈련, big mouth 반복훈련, strong voice 반복훈련 순으로 진행되었다.
사전평가에서는 기초선 단계에서의 평가목록과 동일하게 진행하였으며, 목표 문항에 대한 그림자극을 제시하고, 자발적인 단어 산출이 어려울 때나 문장수준에서는 따라 말하기로 진행하였다. 이 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
Speech cues 변별훈련의 경우 중재 시작 전, 두 발화유형을 변별하는 과정이다. 먼저 연구자가 입을 작게 벌려 산출하거나, 강도를 약하게 산출하며 각 발화의 시범을 보여 준 후 변별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Big mouth 반복훈련의 경우, 아동은 최소대립쌍의 단어 그림을 입을 크게 벌려 3번 산출하였으며, 아동이 단어를 산출하지 못할 경우 따라 말하기로 진행하고, 발화유형에 맞게 산출하지 못할 경우 그림단서를 제시하였다. 이후 문장 산출의 경우 단어 수준에서와 동일한 절차로 모든 문항에서 반복훈련을 실시하였다.
Strong voice 반복훈련에서 아동은 big mouth 훈련과 동일한 문항과 절차로 세게 3번 산출하였다. 이때 praat에 연결한 마이크를 아동의 입과 10 cm 거리를 둔 채 발화하게 하였으며, 아동의 음성강도에 따라 praat의 녹화화면이 변하며 아동이 세게 말했는지에 대해 실시간 피드백을 주었다. 한 회기에 해당하는 중재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절차 및 내용은 부록 3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단일대상연구 설계(single-subject research design) 중 하나인 대상자 간 중다 간헐기초선 설계(multiple probe design across subject)를 적용하여 뇌성마비 아동 세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speech cues를 이용한 동일한 목표 음소의 반복훈련이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를 향상시키는지, 그리고 일정 기간 이후에도 효과가 유지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중재 시작 전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연구윤리 및 안전에 대한 중재 승인(IRB No: ewha–202003-0022-01)을 받아 진행되었다. 연구에 대한 동의는 각 아동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설명 한 후 동의를 받았으며, 각 참여대상자의 부모에게도 중재의 목적과 절차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참여 동의서를 받았다. 이후 기초선, 중재, 일반화, 유지 단계로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기초선 단계는 3–5회기, 중재 단계는 약 한 달간 주 4회로 총 16회기, 일반화 단계는 중재가 종료된 직후 연속 3회기, 유지 단계는 중재가 종료된 3주 후에 연속 3회기 동안 진행하였다. 실험의 모든 단계는 제 1저자가 실시하였다.
기초선 단계에서는 본 중재를 시작하기 전에 목표 음소가 포함된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여 대상 아동의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를 측정하였다. 단어 수준의 경우 그림을 보고 목표 발화를 스스로 산출하도록 하였고, 단어수준이라도 자발적인 산출이 어려운 경우 단어를 따라 말하도록 했다. 문장수준에서는 목표 문장에 대한 그림을 보고 2어절 따라 말하기로 실시하였다. 평가 문항의 순서는 매 회기 무작위로 제시하였으며, 따라 말하기 이외에 어떠한 피드백도 제공하지 않았다. 아동 1은 기초선 3회기 동안 안정을 보였을 때 중재를 시작하였으며, 아동 2, 3은 간헐적으로 기초선 자료를 수집하였다. 중재단계로 넘어가는 종속변인 기준은 말명료도로 선정하였으나, 해당 연구 기간에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안전상의 문제로 기초선을 최소한으로 하여 아동 1의 말명료도가 1회기라도 향상되어 중재 효과가 나타났을 경우 곧바로 다음 아동 2의 중재를 시작하였다.
중재 단계는 Raming(1994)의 LSVT 중재법을 참고하여 약 한 달간 주 4회, 총 16회기로 진행하였다. 매 회기는 중재프로그램 절차에 따라 30분으로 구성하였으며, 데이터 수집을 위한 평가 5분, speech cues의 두 가지 발화유형(big mouth, strong voice)을 이해하고 변별하는 활동 5분, speech cues를 이용한 단어 및 문장 반복훈련 20분으로 이루어졌다. 모든 중재 회기는 아동과 일대일 교수형태로 진행되었다.
자료의 측정을 위해 중재 단계에서 매 회기 중재 활동 시작 전에 기초선 평가와 동일한 방법으로 훈련 문항 그림을 사용하여 대상 아동의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를 평가하였다. 훈련 문항과 일반화 문항을 같이 평가할 때에는 훈련 문항을 먼저 실시하였다. 목표 음소를 정조음하는 수행력은 자음정확도(percent age of consonants correct, PCC)로 평가하였으며, 평가 시 Lee et al.(2012)를 참고하여 생략, 대치, 왜곡, 첨가의 오류유형을 분석하였다.
말명료도 측정을 위한 청자는 서울 및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20–30대 성인 26명으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고, 청각에 이상이 없다고 보고되었으며, 뇌성마비 아동의 발화를 들어본 경험이 없는 자로 선정하였다. 청자의 성비는 남자 7명, 여자 19명으로 평가 시, 세 아동 간 조음 능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청자들은 세 명의 아동 중 한 명의 음성파일을 3회기 평가하였으며, 순서효과와 학습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청취목록의 순서를 무선적으로 제시하였다.
단어 말명료도 측정 시 목표 단어와 일치하는 경우 1점, 일치하지 않으면 0점을 부과하여 총점을 구하였으며, 이를 아동이 발화한 총 단어의 수로 나눈 후 100을 곱하여 산정하였다. 문장 말명료도 측정 시에는 청자가 정확하게 전사한 어절 수를 총 목표 어절 수로 나눈 후 100을 곱하여 산정하였다. 문장 말명료도의 경우 한국어는 내용어와 기능어가 함께 산출되기 때문에 어절 단위로 평가 시, 청자가 전달된 정보를 얼마나 이해했는지 더 신뢰성 있게 평가할 수 있다(Kim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중재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IRD(improvement rate difference) 효과크기 분석법을 사용하였다. IRD는 기초선 단계와 중재 단계에서의 IR(improve rate)의 차이를 통해 효과크기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각 단계에서 향상된 회기 수를 총 회기 수로 나누어 산정하였다(Parker et al., 2009).
본 연구에서 측정한 평가문항의 자음정확도에 대한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평가자 간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자 외에 뇌성마비 아동을 치료한 경험이 있고, 2급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평가자 2인이 참여하였으며, 무작위로 선정된 기초선 1회기, 중재 3회기, 유지 1회기에 해당하는 자료를 독립적으로 평가한 후, 평가자 간 평가가 일치한 음소 수를 전체 목표 음소 수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하여 측정하였다. 평가자 간 신뢰도 평균은 기초선 단계에서는 95%, 중재 단계에서는 96.7%, 유지 단계에서는 95.8%로 나타났다.
Speech cues를 이용한 반복훈련이 중재계획에 따라 일관성 있게 진행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중재충실도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중재 연구를 실시한 Jeong(2012)의 설문 문항을 참고하여 일부 수정하였으며, 중재 시작 전에 아동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환경이 구성되었는지, 중재 단계에서 적절한 중재 절차와 피드백을 제공하였는지, 이후 중재를 잘 마무리하였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였다. 평가는 뇌성마비 아동을 치료한 경험이 있고, 1급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평가자 1인이 참여하였다. 평가자는 무작위로 선정된 중재 단계의 약 20%에 해당하는 4회기 영상을 보고 문항에 따라 응답하였으며 세 아동 모두 100%로 산출되었다.
연구의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목표행동의 변화를 위해서 사용되는 방법이 적절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사회적 타당도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검사 문항은 Jeong(2012)의 문항을 토대로 재구성하였으며, 본 중재가 아동에게 적절했는지, 조음능력에 도움이 되었는지, 추후 본 중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등 중재 절차에 대한 적절성과 중재의 효과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각 문항당 5점 척도로 측정하였으며, 세 아동 평균 4.33–5점으로 산출되었다.
3. 연구 결과
Speech cues를 이용한 단어 및 문장의 반복훈련에 따른 자음정확도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세 아동은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에서 평균 자음정확도가 향상되었다. 효과크기는 Parker et al.(2009)의 기준을 따랐으며 IRD가 .50–.70 사이일 경우 중간 효과, .70–.75 사이일 경우 높은 효과, .75 이상일 경우 매우 높은 효과를 의미한다. 효과 크기를 대상별로 분석한 결과 아동 2는 단어와 문장에서 모두 매우 높은 효과를 나타내었다. 반면에 아동 1과 3은 단어 수준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문장 수준에서는 중간 효과가 나타났다. 기초선 단계와 동일한 평가 방법으로 유지 평가를 실시한 결과, 연구에 참여한 세 명의 아동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향상된 수준의 자음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단계에 따른 평균 및 효과 크기는 표 2에, 회기별 훈련문항에 대한 변화는 그림 4에 제시하였다.
청자가 각 회기별 아동의 평가 음성을 듣고 말명료도를 평가하여 그 변화를 살펴본 결과, 연구에 참여한 3명의 아동은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에서 평균 말명료도가 향상되었다. 또한 효과크기 분석 결과, 아동 1, 3은 단어 수준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문장 훈련에서는 매우 높은 효과를 보였다. 아동 2의 경우 단어와 문장에서 모두 매우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유지 단계에서도 연구에 참여한 3명의 아동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향상된 수준의 말명료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단계에 따른 평균 및 효과크기는 표 3에, 회기별 훈련문항에 대한 말명료도의 변화는 그림 5에 제시하였다.
비훈련 단어 및 문장에 대한 자극일반화 평가를 실시한 결과, 아동 1, 3은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와 일반화 단계에서 자음정확도가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아동 2는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였으며, 일반화 단계에서는 중재 단계에 비해 소폭 낮아진 정확도를 보였으나, 기초선 단계에 비해 큰 폭으로 향상되어 중재가 일반화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훈련문항에 대한 자극일반화 단계에서 자음정확도의 평균 및 범위는 표 4에 제시하였다.
아동 간 비훈련 단어 및 문장 수준에서 말명료도 일반화 효과가 나타나는지 분석한 결과, 아동 1, 2, 3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와 유지 단계 모두 말명료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훈련문항에서 말명료도의 평균 및 범위는 표 5에 제시하였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만 5–8세 뇌성마비 아동 총 3명을 대상으로 대상자 간 중다간헐기초선 설계를 통해 speech cues를 이용한 단어 및 문장 반복훈련에 따른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에서의 변화를 중재와 유지, 일반화단계에서 살펴보았다. 그 결과, 3명의 아동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에서 평균 자음정확도가 향상되었다. 그러나 중재 효과크기의 경우 각 아동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장 수준에서는 참여자 모두 중간크기의 효과가 있었던 반면, 단어 수준에서는 아동 1, 3의 중재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각 아동별로 효과크기가 상이한 것은 뇌성마비로 인한 호흡 문제나 조음기관 근육의 약화, 특히 혀 기능과 관련지어 볼 수 있다. 먼저, 아동 1의 경우 IOPI 기기 검사를 통해 혀 강도를 분석한 결과, 15 kPa로 나타나 무작위로 선정하여 진행한 일반아동들의 54–61 kPa 수치보다 매우 낮았으며, 아동 2의 18 kPa, 아동 3의 24 kPa에 비해서도 낮은 혀 강도를 보였다. 본 중재프로그램에서 목표 음소인 경음(/ㅃ/, /ㄸ/, /ㄲ/)의 경우 호흡이나 구강 내 압력이 부족할 경우 산출이 어렵고, 마찰음의 경우 조음 기관의 세밀한 조절이 필요하므로 낮은 혀 강도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동 1의 경우 사전검사에서 나타났던 조음 오류 유형을 살펴보았을 때, 다른 아동들에 비해 파열음 경음을 모두 연음으로만 대치하였고, 자극반응도가 매우 낮았다. 이에 경음 산출에 더 많은 어려움을 보여 자음정확도가 향상되는 데 제한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 3의 경우 과제에 임하는 개인적 특성과도 연관 지어 볼 수 있는데, 사전 평가 시 3명의 아동 가운데 자음정확도와 혀 강도가 가장 높았으나 과제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여 더 낮은 수행을 보였을 수 있다. 아동 3은 회기가 진행되는 동안 강도변이도 큰 편이었고, 일관성있게 중재 활동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peech cues를 이용한 단어 및 문장 반복훈련 시, 대상 아동들의 혀나 입술 등의 조음기관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훈련을 포함하거나, 반복훈련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 및 주의집중 능력이 함께 고려된다면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세 아동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에서 평균 말명료도가 향상되었다. 효과크기 분석 시에도 아동 1, 3은 단어 수준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문장 훈련에서는 매우 높은 효과를 보였다. 아동 2의 경우 단어와 문장에서 모두 매우 높은 효과를 보였다.
먼저, speech cues 발화 시 연구에 참여한 모든 아동들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은 Levy et al.(2017)의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Big mouth’ 발화의 경우 평균 말속도가 느려지고, ‘Strong voice’ 발화의 경우 평균 음성강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말명료도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아동 2의 경우 연구에 참여한 세 아동 중 가장 높은 중재 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말명료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중 본 중재프로그램이 강도 증진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아동별 기초선 단계 3–5회기와 중재 단계에서 무작위 3회기, 일반화 단계 3회기, 유지 단계 3회기에서 단계별로 평균 강도(mean intensity)를 추가적으로 측정하였다. 평균 강도는 아동 1의 경우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단계에서 1.94 dB, 아동 2는 4.99 dB, 아동 3은 3.32 dB가 상승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평균 음성강도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아동 2가 말명료도에서 가장 높은 중재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여 Levy et al.(2017)의 결과와 동일하게 뇌성마비 아동의 음성강도 기제가 단어 및 문장 말명료도 증진에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 측정 시, 모두 문장 수준에 비해 단어 수준에서 낮은 수행률을 보였는데, 이는 따라 말하기보다 자발화 수준에서 더 많은 오류패턴이 나타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DuBois & Bernthal, 1978)에 기초하여 해석 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단어 수준에서 그림을 보고 자발적인 단어 산출을 유도하였으나, 문장 수준에서는 2어절 따라 말하기로 유도하였으며, 이에 따라 말하기 문맥에서 더 높은 수행률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어를 사용하는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한 Levy et al.(2017)의 선행연구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Levy et al., 2020)로도 비교하여 해석 해 볼 수 있다. 영어권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단어와 문장 수준에서 speech cues로 발화(‘Strong voice’와 ‘Big mouth’) 시, 발화 길이와 강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그러나 프랑스어권의 경우 문장 수준에서는 동일하게 두 발화 유형과 평소 발화에 차이가 있었으나, 단어 수준에서 발화 길이 분석 시, 평소 발화와 ‘Strong voice’ 발화의 차이가 없었으며, 강도 분석 시, 평소 발화와 ‘Big mouth’ 발화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영어의 경우 음절의 음향학적 요소 가운데 하나인 강세가 단어의 의미 차이를 일으키며 중요하게 쓰이지만, 프랑스어나 한국어의 경우 강세가 문장 수준에서 구문의 경계를 표시하는 기능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Kim & Nam, 2011). 즉, 강세가 중요하지 않은 한국어인 경우 단어 수준에 비해 문장 수준에서 발화 길이 및 강도 등의 기제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비훈련문항으로 실시된 자극일반화 평가에서 세 아동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중재, 일반화 단계에서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가 향상되었다. 특히 자음정확도에 비해 말명료도 변인에서 일반화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훈련문항에 대한 중재 단계에서의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기초선과 중재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중재 종료 후 유지 단계에서 세 아동 모두 기초선 단계에 비해 자음정확도와 말명료도가 향상되었으며, IRD 효과크기 분석 시, 높은 효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speech cues를 이용한 단어 및 문장 반복훈련이 뇌성마비 아동의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 향상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나타내며 임상에서 좀 더 쉽고 간편한 중재 프로그램으로써 그 효용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speech cues 전략을 이용한 중재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경직형과 혼합형(경직형+불수의운동형)을 대상으로 중재연구를 실시하였다. 후속연구에서는 유형별 말산출 특성의 차이를 고려하여 실조형이나 경직형, 불수의운동형 등 단일 유형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중재효과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훈련 및 비훈련 목록 구성 시, 아동들에게 친숙한 고빈도 어휘를 선정하기 위해 의미 있는 단어와 문장 목록으로 구성하였는데, 더 정확한 조음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모음 환경에서 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좀 더 많은 수의 단어와 문장으로 훈련 및 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뇌성마비 아동의 자음정확도 및 말명료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음성 강도와 혀 강도를 확인하였는데, 이 외에 호흡, 음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후속연구에서는 이러한 추가적인 요인 분석을 통해 중재 효과를 분석하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