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치조 마찰음(/ㅅ/, /ㅆ/)은 혓날을 올려 치조와 혓날 사이의 좁은 틈 사이로 마찰성 소음을 지속해서 산출해야 하기 때문에 조음방법적으로 복잡하여(Ha & Kim, 2020) 다른 말소리보다 완전 습득 연령이 높고, 치조 마찰음의 왜곡 오류는 말소리 발달의 완성이라고 여겨지는 7세까지도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 Seong, 2018; Kim et al., 2020). 왜곡(distortion)이란 우리나라 언어에 없거나 있더라도 특정 문맥에서는 출현하지 않는 변이음(allophones)으로 목표 음소를 산출하는 현상을 말한다(Kim et al., 2021). 왜곡은 목표 말소리의 음운적 표상은 온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음운 단계의 문제라기보다 목표 말소리의 운동 실행에 대한 어려움 또는 잘못된 습관 등에 의해 초래될 수 있다(Dodd et al., 2018; Kim et al., 2020).
치조 마찰음의 대표적인 왜곡 오류 유형은 세 가지로 조음위치가 앞으로 이동하여 윗니 뒷부분 또는 양 입술 사이에 혀를 위치시킨 채 조음하는 치간음화, 조음위치가 뒤로 이동하여 혓몸을 경구개 가까이에 위치시켜 조음하는 구개음화, 혓날의 중앙부는 치조에 붙이고 측면을 열어둔 채 조음하는 설측음화가 있다(Ha & Kim, 2020). 이렇게 왜곡 오류는 각 유형에 따라 조음 위치 및 방법이 바뀌어 산출되기 때문에 조음음운장애 진단 시 정확한 왜곡 오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잘못된 조음 위치 및 방법의 수정을 위한 중재를 실행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조음음운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오류 음소 분석이 사용되며 임상에서는 청지각적 평가가 주로 이루어진다(Yang et al., 2018). 청지각적 평가는 표준화된 검사도구인 아동용 발음평가(assessment of phonology & articulation for children, APAC; Kim et al., 2007)와 우리말 조음 · 음운평가 I(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I, U-TAP I; Kim & Shin, 2004)를 이용하여 목표 음소가 있는 단어나 문장을 아동이 말하게 하고 언어재활사가 아동의 발화를 듣고 오류패턴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청지각적 평가는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분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숙련된 평가자의 귀가 필요하며 평가자 간-내 신뢰도 문제와 말소리의 미묘한 변화에 대한 객관적 수치 제공이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Kim et al., 2014; Park & Seok, 2006).
이러한 청지각적 평가의 제한점은 음향학적 분석을 통해 보완될 수 있다. 음향학적 분석은 발화 음성의 주파수 및 강도의 특성, 음질의 특성 등을 나타내는 변인들을 객관적 수치로 얻을 수 있으며(Seong, 2022)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집단 간의 음성 비교가 가능하다(Kim & Seong, 2018).
그중 적률분석(spectral moment analysis)은 마찰음, 파찰음과 같은 장애음 소음구간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하여 사용되며 파열개방 구간 스펙트럼 에너지의 분포를 기술통계적으로 파악하여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첨도 값을 측정한다(Seong, 2022). 무게중심(central gravity)은 에너지의 평균으로 평균 주파수를 의미한다. 분산(variance)은 에너지들이 평균을 중심으로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낸다. 왜도(skewness)는 스펙트럼이 어느 쪽(좌, 우)으로 더 치우쳐 있는가를 살펴보는 지표로 0에 가까운 값은 평균 주위에 분포한 것을 나타내고, 양성 왜도는 에너지가 저주파수대에 편향됨을(좌측), 음성 왜도는 고주파대에 에너지가 편향되었음을 나타낸다. 첨도(kurtosis)는 스펙트럼의 뾰족한 정도를 나타낸다. 양수 첨도는 더 뚜렷하고 명확한 정점 스펙트럼을 말하고 음수 척도는 뾰족하지 않고 평이한 스펙트럼 정점을 말한다(Kim et al., 2014; Seong, 2022).
지금까지 적률분석을 사용하여 치조 마찰음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연구들이 있었다. Kim et al.(2014)은 청각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마찰음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적률분석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무게중심, 분산, 첨도에서 청각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Kim et al.(2014)의 연구는 적률분석의 변인들이 조음 오류와 정조음을 구별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나 고정된 틀 안에서 산출된 1~2 무의미음절을 분석하여 실제 낱말 사용에서 나타나는 왜곡 오류에 대한 음향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Yang et al.(2018)은 기능적 조음음운장애 아동과 일반아동의 치조 마찰음의 왜곡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적률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일반아동의 무게중심 값이 기능적 조음음운장애 아동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분산과 왜도 값은 기능적 조음음운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더 큰 값을 보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Yang et al.(2018)의 연구에서는 치조 마찰음 왜곡 오류의 유형(치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을 분류하지 않아 언어재활사들이 임상에서 청지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오류 유형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타당성과 신뢰도가 검증된 표준화된 검사도구의 어휘를 사용하여 얻은 음성들을 바탕으로 치조 마찰음의 왜곡이 있는 음성과 정조음 음성을 분석하여 치조 마찰음의 왜곡 유형에 따른 음향학적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목적은 1) 치조 마찰음의 왜곡 유무 및 유형에 따라 적률분석의 변인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여 추후 청지각 평가를 보완하기 위한 적률분석의 적절성 여부를 제시하고, 2) 치조 마찰음 왜곡 오류의 진단 과정에 기초 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연구 진행을 위해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임상연구심사위원회의 승인(IRB: OC22OISI0041)을 받았으며, 2022년 5월 25일부터 2023년 6월 14일까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언어 지연 및 장애가 의심되어 언어평가가 의뢰된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는 1) 언어평가 시, 말 산출과 관련된 조음기관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없는, 2) 언어평가 시, APAC(Kim et al., 2007)과 U-TAP I(Kim & Shin, 2004)이 모두 실시된, 3) 언어평가 시, 녹음된 발화에 소음이 없어 적률분석이 가능한 아동 61명이 선정되었다(정조음 아동 27명, 왜곡 오류 보인 아동 34명). 전체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6±1.5세(range=3~10세)였으며 여아 19명, 남아 42명이었다. 왜곡 오류 유형에 따른 집단의 평균 연령은 표 1에 제시하였다.
왜곡 유형 | 평균 연령(세) | 표준편차 | 범위(세) |
---|---|---|---|
정조음 | 5.7 | 1.3 | 4~9 |
치간음화 | 5.6 | 1.8 | 3~10 |
구개음화 | 5.0 | 1.2 | 4~9 |
설측음화 | 6.0 | 0.0 | 6~6 |
조음음운평가와 마찰음 왜곡 오류 분류는 임상 경력 3년 이상의 1급 언어재활사 1인과 임상 경력 7년 이상의 1급 언어재활사 2인이 실시하였다. 조음음운평가는 APAC과 U-TAP I의 실시 방법에 따라 진행하였다. 스마트폰은 선행연구에서(Lee et al., 2018) 음성 선별검사를 위한 녹음 장비로 그 유용성이 인정되어 본 연구는 평가 시 아동의 발화를 녹음하기 위해 스마트폰(e.g., iPhone X, iPhone 13)을 사용하였다. 조음음운평가는 조용한 언어치료실에서 진행하였으며 녹음 시 스마트폰을 아동과 30 cm 거리에 놓았으며 스마트폰의 마이크가 아동을 향하게 하였다. 조음음운평가에서 얻어진 아동의 발화는 추후 조음음운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언어재활사 1인이 녹음파일만 듣고 다시 전사하였다.
왜곡 오류 유형은 조음음운평가의 전사 결과를 삭제한 상태에서 APAC과 U-TAP I 상 치조 마찰음을 포함한 목표 단어의 음성을 추출하여 2인의 언어재활사가 청지각 평가를 실시하여 분류하였다. 1차로 정조음과 왜곡 오류로 나눈 뒤, 2차로 왜곡 오류를 치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로 재분류하였다. 분류 과정에서 두 언어재활사의 의견이 100% 일치하는 음성만 추출하였으며, 정조음 음성 80개, 치간음화 음성 65개, 구개음화 음성 20개, 설측음화 음성 4개로 총 169개의 음성이 적률분석에 사용되었다. APAC과 U-TAP I에서 치조 마찰음을 포함하는 단어 목록과 오류 유형별 음성 개수를 표 2에 제시하였다. APAC의 ‘화장실’ 어휘는 오류를 보인 음성이 없어 제외하였다.
도구 | 단어 | 정조음 | 치간음화 | 구개음화 | 설측음화 |
---|---|---|---|---|---|
APAC | 없어 | 1 | 1 | ||
옥수수 | 28 | 23 | 12 | ||
우산 | 4 | 4 | 1 | ||
눈사람 | 6 | 5 | |||
사탕 | 4 | 3 | 1 | ||
시소 | 8 | 1 | 3 | 4 | |
싸워 | 6 | 4 | 1 | ||
U - TA P | 참새 | 5 | 4 | 1 | |
풍선 | 7 | 8 | |||
눈썹 | 3 | 4 | |||
세마리 | 2 | 3 | |||
싸움 | 6 | 5 | 1 | ||
계 | 80 | 65 | 20 | 4 |
본 연구는 Praat 6.2.23(Boersma & Weenink, 2022)으로 적률분석을 시행하여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첨도 값을 측정하였다. Seong(2022)의 연구와 Yang et al.(2018)의 연구에서 기술한 적률분석 방법을 적용하였고 그 절차는 다음과 같다. Praat을 실행시키고 목표 단어 .wav 파일을 사운드 객체(object)로 불러온 다음 사운드 에디터(view-edit)를 열어 마찰음의 마찰구간을 설정하였다. 마찰음은 스펙트로그램에서 마찰구간과 기식구간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함께 마찰구간으로 설정하였다. 치조 마찰음이 어두초성에 위치하는 경우, 마찰구간의 시작점은 마찰음이 시작되는 곳(i.e., 발화 시작점)으로 설정하였다.
모음이 시작되는 부분은 스펙트로그램에서 음높이(pitch)가 급격히 높은 값을 보이기 때문에 마찰구간의 끝지점은 음높이가 급격히 상승하여 음높이 차이를 크게 보이는 부분의 바로 전까지로 설정하였다. 치조 마찰음이 어중초성에 위치하는 경우, 선행 모음이나 자음이 끝나고 마찰구간이 시작되는 곳을 시작점으로 하고 앞에 서술된 바와 같이 후행모음이 시작하기 바로 전까지를 끝지점으로 설정하였다(그림 1). 선택한 마찰구간은 새로운 .wav 파일로 저장하였다.
추출한 마찰구간 .wav 파일을 object로 새로 불러온 뒤, 우측 동적 메뉴의 filter 탭에서 filter(pre-emphasis)를 선택하여 고주파 증폭을 하고 동적 메뉴의 analysis spectrum 탭에서 to spectrum을 선택, fast를 디폴트로 설정하고 ok를 눌러 스펙트럼 객체를 생성하였다. 마지막으로 변경된 우측 동적 메뉴의 Query 탭에서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첨도 탭을 선택하여 각각의 값을 구하였다.
자료의 통계분석은 SPSS ver 26.0을 이용하였다. 왜곡 오류 유형(정조음, 치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 조음위치(어두초성, 어중초성), 발성유형(평음, 격음)에 따른 무게중심, 분산, 왜도, 그리고 첨도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다변량분산분석(multivariate ANOVA)을 사용하였다. 왜곡 오류 유형에 따른 사후분석은 Bonferroni 검정을 시행하였다. 통계처리는 0.05 유의수준에서 진행하였다.
적률분석에 대한 측정자 간-내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 전체 음성의 20%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측정자 1과 2가 적률분석을 반복하여 시행하였다. 모든 신뢰도는 급내 상관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에서 이차원 변량 모델, 절대 합치도 유형을 선택하여 측정하였다.
3. 연구결과
급내 상관계수(ICC)를 사용하여 살펴본 측정자 간 신뢰도에서 적률분석의 모든 변인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무게중심: r=0.99, 분산: r=1.00, 왜도: r=0.99, 첨도: r=1.00, p<.001). 측정자 1과 2에 대한 측정자 내 신뢰도에서도 적률분석의 모든 변인에 대해 유의한 상관관계가 관찰되었다(측정자 1: 무게중심 r=1.00, 분산 r=0.99, 왜도 r=0.99, 첨도 r= 0.98, p<.001; 측정자 2: 무게중심 r=0.96, 분산 r= 0.96, 왜도 r=0.97, p<.001, 첨도 r=0.92, p=.002).
MANOVA 결과, 마찰음 왜곡 오류 유형에 따라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첨도 값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15,444)= 5.269, p<.001]. 표 3은 왜곡 오류 유형에 따른 적률분석의 기술통계를 보여준다. 각 변인에서 왜곡 유형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Bonferroni 사후분석의 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도구 | 오류 유형 | 정조음 | 치간음화 | 구개음화 | 설측음화 |
---|---|---|---|---|---|
무게중심 | 정조음 | * | |||
치간음화 | ** | ||||
구개음화 | |||||
설측음화 | |||||
분산 | 정조음 | ** | |||
치간음화 | * | ||||
구개음화 | |||||
설측음화 | |||||
왜도 | 정조음 | * | ** | ||
치간음화 | |||||
구개음화 | |||||
설측음화 | |||||
첨도 | 정조음 | ** | |||
치간음화 | ** | ||||
구개음화 | |||||
설측음화 |
정조음의 무게중심이 구개음화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p=.003), 구개음화의 무게중심은 치간음화보다 유의하게 낮았다(p<.001). 정조음과 치간음화의 무게중심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625).
치간음화의 분산이 정조음(p<.001)과 구개음화(p=.036)의 분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정조음과 구개음화의 분산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1).
MANOVA를 통해 각 왜곡 오류 유형에서 치조 마찰음의 조음위치(어두초성, 어중초성)와 발성유형(평음, 경음)에 따른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첨도 값을 비교하였다. 정조음(p=.775), 치간음화(p=.134), 구개음화(p=.626)에서 적률분석의 모든 변인에 대해 조음위치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설측음화의 경우, 설측음화가 관찰된 음성의 수가 4개였으며 모두 목표단어 ‘시소’의 어두초성-평음 조건에서만 관찰되어 조음위치와 발성유형에 대한 개별 비교분석에서는 제외하였다. 왜곡 유형별 조음위치에 따른 적률분석 변인들의 값은 차이가 없었으나,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모든 왜곡 오류(치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를 그룹화하고(i.e. 왜곡 그룹으로 칭함) 조음위치에 따른 적률분석 변인들의 값을 정조음과 비교 분석하였다. 어두초성 조건에서 적률분석 변인들에 대해 정조음과 왜곡 그룹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209). 하지만 어중초성 조건에서 왜곡 그룹의 분산(F=7.806, p=.006)과 왜도(F=24.818, p<.001)가 정조음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발성유형에 따른 결과를 살펴보면, 정조음(p=.153), 치간음화(p=.783), 구개음화(p=.649)에서 적률분석의 모든 변인에 대해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왜곡 오류를 그룹화하여 정조음과 추가 비교분석 한 결과, 평음 조건에서 왜곡 그룹의 왜도가 정조음보다 유의하게 높았다(F=4.855, p=.030). 경음 조건에서는 왜곡 그룹의 분산(F=12.134, p=.001)과 왜도(F=17.701, p<.001)가 정조음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4. 논의
본 연구는 치조 마찰음의 왜곡 유무와 유형에 따라 적률분석의 변인인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척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정조음 음성과 왜곡 음성 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Kim et al., 2014; Yang et al., 2018), 왜곡 유형에 따라 각 변인에서 다른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 정조음의 무게중심과 유의한 차이를 보인 왜곡 오류는 구개음화로, 구개음화의 무게중심이 정조음보다 낮았다. 치조 마찰음 산출 시, 구강 기류가 혓날과 치조 사이를 빠르게 통과해 순간적으로 강한 마찰 에너지가 생성되어 마찰 구간에 강한 에너지가 집중된다(Yang et al., 2018). 또한 입 앞쪽을 작게 만들어 마찰음을 산출하기 때문에 마찰 소음이 높은 에너지를 가지게 되어 높은 주파수 대역을 산출한다. 하지만 구개음화를 보인 아동은 조음점이 구강 뒤쪽의 경구개로 이동하여 낮은 주파수 대역에 에너지를 분포시키고, 정조음에 비해 마찰 구간에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집중시키지 못하여 낮은 무게중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Kim et al., 2014). 치간음화의 무게중심은 구개음화보다 높았는데 이는 혀가 치아 사이를 막아 구개음화에 비해 좁은 통로로 기류가 빠져나가 구개음화보다는 강한 에너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정조음과 치간음화 사이에는 무게중심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는데 조음점이 입의 앞쪽으로 유사하기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분산에서 정조음과 유의한 차이를 보인 왜곡 오류는 치간음화였다. 치간음화와 정조음은 무게중심에서 차이가 없었으나 치간음화의 분산이 정조음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정조음과 치간음화 시, 마찰 구간 스펙트럼의 에너지가 집중되는 평균은 비슷하나 정조음에 비해 치간음화의 에너지가 평균에서 더 많이 퍼져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치간음화를 보이는 아동의 경우 정조음을 보이는 아이들보다 오조음의 패턴이 다양하게 나타나 수치가 분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Mun et al., 2021; Yang et al., 2018).
왜도에서 정조음과 유의한 차이를 보인 왜곡 유형은 치간음화와 구개음화였다. 두 개 오류 모두 정조음보다 높은 양의 왜도 값을 보였다. 이는 기능적 조음음운장애 아동의 치조 마찰음 에너지 분포가 일반 아동보다 평균을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Yang et al., 2018). 치간음화와 구개음화 사이에는 왜도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두 유형은 무게중심에서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무게중심은 치간음화와 구개음화를 구별하는 지표이고 왜도는 정조음과 치간음화를 구별하는 유용한 지표로 볼 수 있겠다.
첨도에서 정조음과 유의한 차이를 보인 왜곡 유형은 구개음화였다. 정조음과 치간음화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치간음화와 구개음화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Mendel et al.(2017)은 청각장애인의 말명료도에 따른 적률분석 변인의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말명료도가 높은 집단은 명료도가 낮은 집단보다 높은 분산과 낮은 첨도를 보였다. Mendel et al.(2017)은 명료한 음성일수록 적당한 범위의 분산이 필요하며 첨도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명료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 명료도의 차이를 살펴본 것은 아니나 정조음과 구개음화의 분산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구개음화의 첨도는 정조음보다 높게 나타나, 분산이 유사한 값을 보일 때 첨도가 높은 음성이 왜곡 오류로 지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첨도 값은 데이터 분포에 이상치가 다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Mun et al., 2021) 본 연구에서 구개음화의 첨도 값이 정조음과 치간음화보다 높았다. 치간음화와 구개음화는 무게중심과 분산, 첨도에서 다른 경향을 보여 두 오류에 대해 청지각적 판단이 어려운 경우, 음향학적 분석을 통해 세 변인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각 왜곡 유형에 대해 조음위치와 발성유형에 따른 적률분석 변인들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모든 왜곡 유형에서 조음위치와 발성유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인 변인은 관찰되지 않았다. 왜곡 음성과 정조음 음성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치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 음성을 그룹화하여 정조음 음성과 비교하였다. 조음위치 중 어중초성에서 왜곡 그룹의 분산과 왜도 값이 정조음보다 높았다. 왜곡 오류를 보이는 아동들은 주위 음소와 동시조음이 이루어져야 하는 어중초성 조건에서 마찰음을 일관성 있게 조음하는 데 더 어려움을 보일 수 있음을 예측해 볼 수 있다(Yang et al., 2018).
조음위치와 마찬가지로 각 왜곡 유형에서 발성유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인 변인은 관찰되지 않았다. 왜곡 그룹과 정조음의 추가 분석에서 왜곡 그룹이 평음 조건에서 정조음보다 왜도가 높았고, 경음 조건에서 분산과 왜도가 높았다. 이는 왜곡을 보이는 아동들이 발성유형과 무관하게 치간음화 또는 구개음화로 인해 정조음보다 낮은 주파수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긴장이 동반된 경음을 산출할 때 비일관적으로 조음하여 에너지가 분산된다고 볼 수 있다(Mun et al., 2021).
5. 결론
본 연구는 임상에서 청지각적 평가가 어려운 치조 마찰음의 대표 유형인 치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 음성을 정조음 음성과 비교하고 각 왜곡 유형에 따른 음향학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적률분석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적률분석의 변인들인 무게중심, 분산, 왜도, 첨도가 왜곡 오류에 따라 다른 패턴을 보여 표준화된 검사도구를 사용한 조음음운평가 시, 적률분석이 청지각 평가를 도와 왜곡 오류 유형을 분류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왜곡 오류 유형에 따른 적률분석 변인들의 수치는 치조 마찰음의 왜곡 오류 진단 과정에 기초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한계점으로 인해 본 연구의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각 왜곡 오류의 음성의 수를 일치시키지 못하였다. 특히 설측음화의 경우, 오류 음성의 수가 매우 적어 적률분석 변인의 특징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본 연구는 선행연구와 다르게 임상에서 사용되는 표준화된 검사도구의 단어를 사용하여 적률분석을 시행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으나 단어 수준의 분석만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발화 수집을 통해 자연스러운 문맥에서 치조 마찰음 왜곡 오류의 특징을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치조 마찰음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청지각적 평가에 어려움이 있는 파찰음과 유음의 왜곡 오류의 음향학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적률분석을 이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