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말더듬은 전형적인 유창성장애로 반복, 말소리 연장, 막힘과 같은 비유창성으로, 구어를 통한 정보의 전달이나 흐름이 원활하지 않는 장애이다(Lee, 2005; van Riper, 1982). 주로 비유창성 문제로 나타나는 구어 행동뿐 아니라 눈 깜박임, 눈 찡그리기, 혀로 입술 핥기 등과 같은 탈출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나아가 말을 더듬는 사람은 말을 더듬을 것 같은 특정 상황(예, 전화나 발표 상황)이나 대상(예, 윗사람이나 이성)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관련된 잦은 실패의 경험으로 부정적인 자아관이 형성되면서 결국에는 대인 관계나 사회적 활동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Craig et al., 2009; Logan & O'Connor, 2012; Yaruss & Quesal, 2004).
말더듬으로 인한 사회 활동 및 참여 제한은 말을 더듬는 사람 자신은 물론이고, 나아가 이들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다. 예를 들면, 말을 더듬는 사람은 수동적이며, 예민하고, 불안하며, 수줍음이 많으며, 초조해한다는 인식이다(Doody et al., 1993; Woods, 1978; Woods & Williams, 1976). 이러한 고정적 인식이나 편견들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Abdalla & St. Louis, 2012; Al-Khaledi et al., 2009; Bebout & Arthur, 1992; Ip et al., 2012; Lee & St. Louis, 2014; Przepiorka et al., 2013), 아동(Betz et al., 2008; Langevin et al., 2009; Pachigar et al., 2011), 청소년(Blood & Blood, 2004), 성인(Hurst & Cooper, 1983a, 1983b)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교사(Lass et al., 1992, 1994; Lee, 2013; Woods & Williams, 1976), 언어재활사(Daniels et al., 2012; Doody et al., 1993), 고용주(Hurst & Cooper, 1983b), 직업상담사(Hurst & Cooper, 1983a; Park et al., 2016) 등 비교적 다양한 대상자들에게서 일관적으로 관찰된다. 이러한 일반대중의 부정적 인식은 말을 더듬는 개인의 일상에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영향을 준다. 놀림이나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Blood & Blood, 2004), 능력보다 낮은 평가를 받기도 하며(Abdalla & St. Louis, 2012; Silverman & Paynter, 1990), 직업 선택의 제한성을 경험하며(Logan & O'Connor, 2012; Park et al., 2020), 심지어는 이성 교제나 결혼과 같은 ‘낭만적’(romantic) 관계 형성에서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Klompas & Ross, 2004; van Borsel et al., 2011).
본 연구에서는 말을 더듬는 사람들의 또 하나의 사회적 관계 형성 집단인 군대와 관련해 군지휘관들이 말더듬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군 생활은 일정 기간 사회와의 단절로 인한 폐쇄적인 생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군대는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욕구의 충족보다는 집단 구성원 간의 협동 내지는 응집력, 또는 의사소통 역량이 더 중요시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Kim & Kim, 2014). 군대라는 환경적 변화에 말을 더듬는 사람이 잘 적응하여 성공적인 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관으로서 이들을 지휘하거나 통솔하는 위치에 있는 지휘관들이 말더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해 어떤 신념이나 조망을 가지는가가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지휘관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닐 경우, 이로 인해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인 ‘부정 반응’(negative reaction, Boyle, 2013)을 보이게 된다면 결국 말을 더듬는 사람이 성공적인 군 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전미말더듬협회(The National Stuttering Association, NSA, n.d.)에서 제작한 ‘말더듬과 군대’(Stuttering & the Military) 책자에서는 말을 더듬는 군인들이 소극적이고, 구두를 통한 내용 전달에 있어 자신감이 떨어지며, 초조하거나 좀 더 긴장한다는 인식으로 이들의 능력이 낮게 평가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말더듬은 실제적으로 정서적, 감정적 문제를 크게 초래하지 않으며, 비록 완치가 어렵더라도 언어치료센터나 관련 지원기관에서 제공되는 도움을 통해 원만하게 군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Rosenthal & Naylor(1968)가 35명의 말을 더듬는 군인들의 직무 수행, 승진 기록, 징계 기록을 고찰한 결과, 말을 더듬지 않는 군인들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비록 적은 수의 표본이지만 말을 더듬는 군인들이 업무를 적절하게 수행하였으며, 이들의 직무 수행에 있어 말더듬이 유의하게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군 생활 적응 정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Park & Park(2023)은 총 89명의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비유창성 정도에 따른 음성샘플(즉, 유창한 화자의 발화, 덜 심한 말더듬 화자의 발화, 심한 말더듬 화자의 발화)을 들려주었고, 대상자로 하여금 각각의 음성 샘플 화자의 예상되는 군 생활 적응 정도를 평가하게 하였다. 연구 결과, ‘심한 말더듬 화자’ 상황에서 (예상되는) 군 생활 적응 정도 평가가 낮게 나타났으며, ‘심한 말더듬 화자’ 상황은 ‘유창한 화자’ 및 ‘덜 심한 말더듬 화자’ 상황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발화의 비유창성 정도가 심할수록 군 생활 적응이 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군지휘관을 대상으로 말더듬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인간 특성에 대한 대중 인식 설문지-말더듬’(Public Opinion Survey of Human Attributes-Stuttering, POSHA-S, St. Louis, 2012a)을 이용하였다. POSHA-S는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되어 최근까지 사용되고 있는 설문 도구 중 하나이다(Ma et al., 2024). 1999년에 개발된 이후 여러 번의 수정 절차를 통해 완성되었으며 내적 일관성 신뢰도, 검사-재검사 신뢰도, 구성타당도와 공인타당도가 입증되었다(St. Louis, 2012a, 2012b; St. Louis et al., 2009). 2023년 6월 기준으로 다양한 문화권, 국가, 집단을 대상으로 230개 조사 표본수의 총 20,941명의 대상자 답변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되어 있다. 전체 말더듬 점수(overall stuttering score, OSS), 3개의 하위점수(subscore), 각 하위점수에 포함된 11개의 구성요소(components), 각 구성요소에 포함된 45개의 세부문항(items) 등을 포함하여 총 60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특정 결과 간의 인식 정도에 대한 수량적 비교가 가능하며(Ma et al., 2024; Przepiorka et al., 2013), 지면이나 온라인 설문 방식의 차이와 상관없이(St. Louis, 2012a), 그리고 25~50명의 비교적 적은 수의 표본을 통해서도 수행 및 결과 분석이 가능하다(St. Louis, 2008).
현재까지 POSHA-S를 통한 여러 문화권, 국가, 집단에 대한 말더듬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인식 양상에 있어 사뭇 다른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을 때 좀 더 부정적이거나(Abdalla & St. Louis, 2012; Ip et al., 2012; Katebe, 2019) 또는 긍정적인 인식 결과가 나타났다(Lefort et al., 2021; St. Louis & Roberts, 2010; Weidner et al., 2017). 주로 아시아나 아프리카 문화권의 대상자인 경우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북미지역이나 호주의 대상자의 경우에는 부정적 인식이 낮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Ma et al.(2024)은 북미지역과 중국의 대학생 총 199명을 대상으로 POSHA-S를 통해 조사한 결과, 중국 대학생들은 말더듬과 관련된 구성요소 중 ‘원인’, ‘수용/도움’, ‘사회적 거리/연민’, ‘지식/경험’에서 유의하게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또한 POSHA-S 데이터베이스와의 비교에서도 중국 대학생들이 북미지역 대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이는 항목들이 더 많았다. 즉, 전체 60개 항목 중 중국 대학생들은 27개(45%), 북미지역 대학생들은 2개 항목(3%)에서 더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Lee & St. Louis (2014)가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을 때 좀 더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말더듬과 연관된 구성요소 중 ‘특성/성격’, ‘지식의 출처’ 두 항목을 제외한 6개 항목에서 더욱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Han(2015)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말더듬 경험 유무와 친숙도에 따른 인식 정도의 차이를 알아보았는데, 연구 결과, 대상 아동들은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과 관련된 4개의 구성요소 중 ‘원인’과 ‘도움의 출처’에서 좀 더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 양상은 말더듬 경험 유무나 친숙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직업군인들을 대상으로 말더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며, 이와 관련된 해외 연구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POSHA-S를 통해 주로 일반병사를 통솔하거나 지휘하는 위치의 영관급 장교나 부사관을 포함한 직업군인들이 말더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어떠한 인식을 보이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직업군인의 인식이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였을 때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전체 말더듬 점수는 차이를 보이는가? 둘째,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말더듬 관련 하위점수는 차이를 보이는가? 셋째,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구성요소 점수는 차이를 보이는가? 마지막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세부문항 점수는 차이를 보이는가?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총 67명의 직업군인(남자: 58명, 여자: 9명, 영관급 장교: 11명, 부사관: 56명, 평균나이: 31.9세, 표준편차: 8.7)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연구대상자는 모두 현재 군 복무 중이며 일반병사를 지휘, 통솔하는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지휘관(즉, 영관급 장교를 포함한 부사관급 이상의 직업군인)이다. 대상자 모집 방법은 사전에 제작한 연구 홍보물을 이용하거나,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를 통한 소개 방식(mouth-to-mouth)으로 수행하였다. 기본적으로 연구대상자에 대해 육군, 해군, 공군 등의 소속이나 성별을 구별하지 않았으며, 장기복무자 뿐만 아니라 의무복무를 거쳐 제대할 예정인 단기 간부의 경우도 포함하였다. 구체적인 선정기준으로는 1) 일반병사를 지휘한 업무 수행의 경험이 있는 영관급 장교와 부사관급 이상의 직업군인이고, 2)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며, 3) 정상적인 시력과 읽기 이해력을 가지고 있으며, 4) 말-언어장애가 없으며, 특히 본인이 말을 더듬는 사람이 아닌 경우만을 포함하였다. 표 1은 연구대상자로 참여한 직업군인의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POSHA-S(St. Louis, 2012a)는 말더듬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이나 신념을 알아보기 위해 개발된 타당도와 신뢰도가 높은 설문도구로써, 대상자가 직접 문항을 읽고 답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먼저 설문 목적과 설문 내용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상자의 연령, 성별, 결혼 유무, 최종 학력 등과 같은 기본 정보에 대한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대상자의 현재 상황 및 성향에 관련된 문항들(예, 가족의 연 소득 수준, 삶의 각 측면의 우선순위 정도 등)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즉, 말더듬, 정신질환, 비만, 왼손잡이, 지적인 사람)과 말더듬과 관련된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말더듬 관련 문항들은 2개의 하위점수(subscore) 체계로 되어 있는데,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지적인 측면을 알아보는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정서적/행동적인 측면을 알아보는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이다. 또한 각 하위점수 체계에는 4개의 구성요소(components)가 있는데, 전자는 ‘특성/성격’, ‘도움의 출처’, ‘원인’, ‘가능성’, 후자는 ‘수용/도움’, ‘사회적 거리/연민’, ‘지식/경험’, ‘지식의 출처’가 포함되어 있다. 나아가 각 구성요소와 관련된 여러 세부문항(items)들이 포함되어 있다(예, ‘수줍어하거나 두려워한다’, ‘신경질적이고 흥분을 잘한다’). 말더듬 관련 두 하위점수의 평균을 통해, 전체 말더듬 점수(OSS)를 산출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말더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임을, 낮을수록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연구대상자는 각 항목에 대하여 예/아니오, 또는 5점 척도(예, 매우 나쁨, 나쁨, 평균, 좋음, 매우 좋음) 등으로 답하게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POSHA-S의 한국어 번역본(Chon, 2016)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코로나 19상황을 고려해 구글 폼(google form)에서 설문에 응답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연구자가 유선이나 이메일을 통해 대상자에게 본 연구에 대하여 상세하고 충분하게 설명을 제공하고, 이후 (대상자가) 참가동의서를 직접 작성하도록 하였다. 또한, POSHA-S를 수행하기 전에 사전 질문지를 통해 대상자의 소속, 계급, 복무기간 등과 같은 군 관련 정보와 본인의 말더듬과 가족력 유무를 조사하였다. 이후 대상자에게 POSHA-S 설문지를 제공해 답변하도록 하였다.
결과 분석은 기본적으로 St. Louis(2012a, 2012b)가 제시한 방식대로 수행하였다. POSHA-S의 문항들은 각 척도를 –100점에서 +100점으로 변환한 후 분석을 하였다. 즉, ‘1~5점’척도로 답하는 문항들은 분석 시 1점은 –100점으로, 2점은 –50점으로, 3점은 0점으로, 4점은 +50점으로, 5점은 +100점으로 변환하였다. ‘-2점∼+2점’ 척도 문항들은 –2점은 –100점, –1점은 –50점, 0점은 0점, +1점은+50점, +2점은 +100점으로 변환하여 분석하였다. 말더듬과 관련하여 대상자의 의견을 묻는 문항들은 일괄적으로 ‘예, 아니오, 잘 모르겠음’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답하게 되어있는데, 우선 ‘아니오’는 1로, ‘잘 모르겠음’은 2로, ‘예’는 3으로 코딩하고, 1은 –100점으로, 2는 0점으로, 3은 +100점으로 변환하였다. 역변환 문항들의 경우(예, ‘말을 더듬는 사람은 수줍어하거나 두려워한다’), 1은 +100점으로, 2는 0점으로, 3은 –100점으로 변환하여 분석하였다. 각 문항의 변환된 점수를 통해 45개의 세부문항, 11개의 구성요소, 3개의 하위점수, 전체 말더듬 점수를 포함한 총 60개의 항목에 대한 점수를 산출하였다. 구체적으로 구성요소 점수는 (각 구성요소에) 포함된 세부문항들의 변환점수의 평균을 통해, 하위점수는 (각 하위점수에 포함된) 구성요소들의 변환점수의 평균을 통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 말더듬 점수는 두 개의 말더듬 관련 하위점수인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의 평균을 통해 산출하였다. 또한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을 위해, 각 항목의 평균치(mean ratings)의 POSHA-S 데이터베이스에서의 상대적 위치를 의미하는 백분위수(%ile, percentile ranks)를 산출하였다. 백분위수가 POSHA-S 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2~3사분위일 경우에는 인식 정도의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1사분위나 4사분위일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좀 더 부정적이거나 또는 긍정적(덜 부정적)인 결과로 해석하였다(Ma et al., 2024; Przepiorka et al., 2013).
3. 연구결과
표 2는 전체 말더듬 점수, 하위점수, 구성요소, 세부문항을 포함한 총 60개 항목에 대한 평균값과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중간값(50%ile), 그리고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상대적인 백분위수(percentile)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1은 3개의 하위점수, 11개의 구성요소 점수를 방사형 그래프로 보여주고 있다. 그림 2는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 그림 3은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의 각 세부문항의 평균값을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최소값, 중간값, 최대값과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지휘관으로서 직업군인의 전체 말더듬 점수(OSS)는 7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18점)에 비해 낮은 점수로 14%ile에 해당되었다. 또한 말더듬 관련 2개의 하위점수(subscores)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먼저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이 –11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 점수(3점)에 비해 낮으며 8%ile에 해당되었다.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은 26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33점)보다 낮으며 29%ile에 해당되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임을 보여주는 결과로 판단된다.
말더듬 관련 하위점수 체계인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의 4개의 구성요소 중 ‘도움의 출처’가 –1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16점)보다 낮으며 10%ile에 해당되었다. 또한 ‘가능성’의 경우에는 39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67점)보다 낮으며 5%ile에 해당되었다. ‘도움의 출처’와 ‘가능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또 다른 하위점수 체계인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의 구성요소에서는 ‘수용/도움’이 31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44점)보다 낮으며 21%ile에 해당되었다. ‘지식/경험’은 –49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34점)보다 낮으며 14%ile에 해당되었다. ‘지식의 출처’는 –35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11점)보다 낮으며 7%ile에 해당되었다. ‘수용/도움’, ‘지식/경험’, ‘지식의 출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도움의 출처’의 세부문항에서 ‘언어재활사’가 79점으로 15%ile, ‘말을 더듬는 다른 사람들’은 –34점으로 17%ile을 나타났다. 이는 ‘도움의 출처’로서 언어재활사나 말을 더듬는 다른 사람에 대한 낮은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또한 ‘원인’의 세부문항으로 ‘바이러스나 질병’이 19점으로 15%ile에 해당되어 말더듬의 원인을 바이러스나 질병이라는 부정확한 인식을 보였다. ‘가능성’의 세부문항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69점으로 9%ile,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70점으로 12%ile, ‘그들이 중요한 사항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결정해야 하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는 –21점으로 2%ile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말을 더듬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직장 및 대인 관계에서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또한 ‘수용/도움’의 세부문항으로 ‘그 사람에게 “천천히” 말하거나, “긴장을 풀라”고 말할 것이다’가 –58점으로 8%ile, ‘그들의 말더듬을 숨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54점으로 16%ile로 나타났다. 말을 더듬는 사람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와 관련해 부적절한 행동적 반응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높은 백분위수를 보이는 세부문항들도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특성/성격’에서 ‘말을 더듬는 사람은 신경질적이거나 흥분을 잘한다’는 31점으로 78%ile을 보였으며, ‘사회적 거리/연민’에서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길 것이다’가 70점으로 93%ile을 보였다. 이는 각 세부문항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기본적으로 POSHA-S를 통해 일반병사의 지휘관으로서 직업군인의 말더듬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 정도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직업군인들은 낮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었다.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전반적 인식 점수인 전체 말더듬 점수(OSS)가 7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18점)와 비교했을 때 낮으며 14%ile에 해당되었다. 또한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의 말더듬 관련 2개의 하위점수가 각각 26점과 –11점으로, 29%ile과 8%ile로 나타났다. 또한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의 구성요소 중 ‘도움의 출처’와 ‘가능성’,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의 구성요소 중에서는 ‘수용/도움’, ‘지식/경험’, ‘지식의 출처’의 백분위수가 1사분위에 속해 상대적으로 높은 부정적 인식이 나타냈다. 나아가 다수의 세부문항에서도 낮은 점수와 백분위수를 보여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한 주요 논의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서 기술한 것처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정도를 나타내는 전체 말더듬 점수(OSS)가 7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점수(18점)보다 낮으며 14%ile에 해당되었다. 또한 전체 말더듬 점수, 하위점수, 구성요소, 세부문항을 포함한 총 60개의 항목 중 28개(47%)가 POSHA-S 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제1사분위에 속하는 낮은 백분위수를 보였다. 반면, 5개(8%)의 항목만이 제4사분위에 속하였다. 이렇게 1사분위에 상대적으로 치우친 분포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보고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말더듬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Ip et al. (2012)에서는 31개(51%)가 1사분위, 9개(16%)가 4사분위에 분포하였다. 또한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Ma et al.(2024)에서는 27개(45%)가 1사분위, 8개(13%)가 4사분위에 분포하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인식 결과가 나타난 북미지역 대학생의 경우에는 단 2개(3%)만 1사분위, 40개(67%)는 4사분위에 분포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통해 결국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들은 전반적으로 말더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2개의 말더듬 관련 하위점수인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의 결과가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내었다. 구체적으로, 전자는 POSHA-S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을 때 29%ile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결과로, 반면 후자는 8%ile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방법에서 기술한 것처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신념’은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지적인 측면,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은 정서적 또는 행동적 측면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인지적 측면과 정서적, 행동적 측면 간의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본 연구에 참여한 직업군인의 경우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말을 더듬는 사람들을 어떻게 수용하며,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부적절한 의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나 지식의 부족으로 인한 결과로 파악된다. 말더듬이나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군대 내 교육 프로그램 수행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셋째, 말더듬 관련 구성요소 중 ‘가능성’의 점수가 39점으로, POSHA-S 데이터베이스의 5%ile로 나타나 높은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관련된 세부문항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다’,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 ‘중요한 사항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결정해야 하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가 각각 69점, 70점, –21점(각각 9%ile, 12%ile, 2%ile에 해당)으로, 높은 부정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서론에서 기술한 것처럼, 군 생활이 임무 달성을 위해 협동심이나 응집력, 의사소통 역량, 결단력 등이 중요시되는 집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직업군인이) 말을 더듬는 사람의 군 생활 적응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보일 수 있다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Park & Park, 2023). 또한 ‘원인’의 관련 세부문항으로 ‘바이러스나 질병’이 19점으로(15%ile에 해당), 직업군인이 말더듬 원인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용/도움’의 세부문항에서도 ‘그 사람이 정상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사람에게 “천천히” 말하거나, “긴장을 풀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더듬을 숨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가 각각 63점, –58점, 54점(각각 14%ile, 8%ile, 16%ile에 해당)으로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자기반응으로 적절하지 않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특징, 증상, 원인 등을 포함한 말더듬에 대한 기본 내용 뿐 아니라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해 정서적인, 행동적인 측면에서의 적절한 반응 방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도움의 출처’의 세부문항인 ‘언어재활사’의 점수가 79점(15%ile에 해당)으로, 이는 말을 더듬는 사람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서 언어재활사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말더듬을 포함한 다양한 의사소통장애 중재전문가로서 언어재활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가능한 향후 연구를 기술하자면, 먼저는 말더듬 관련 사전 지식의 정도나 말을 더듬는 일반사병에 대한 경험의 유무에 따른 인식의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말더듬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부정적인 인식이 나타났다는 이전 연구들의(Abdalla & St. Louis, 2012; Allard & Williams, 2008; Han, 2015) 결과가 동일하게 직업군인들에게도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말을 더듬는 일반사병에 대한 경험이 있는 직업군인들을 대상으로 관련된 경험이나 느낌, 생각 등에 대한 개인적 진술을 바탕으로 한 질적 연구도 진행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상의(hypothetical)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선험적인’ 인식이 아닌 개인적 경험이나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갖게 된 ‘실증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하는 인식 관련 사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위에서 제안하였듯이, 군대 내 특히 직업군인들을 대상으로 말더듬의 증상, 원인, 특징 등을 포함한 기본 교육 뿐 아니라 군대 내 말을 더듬는 일반사병과의 적절한 소통 방식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수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언어장애전문가로서 언어재활사 뿐 아니라 여러 관련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한 교육 프로토콜이 마련되길 희망해본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육군, 해군, 공군 등 소속의 구별을 두지 않았음에도 실제 육군 소속의 직업군인들만 대상자로 참여했다는 제한점을 고려해 향후 연구에서는 모든 소속의 대상자를 포함해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좀 더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일반병사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두 집단 간의 인식 차이가 발생하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가 말을 더듬는 사람에 대한 군대 내에서의 인식 개선 도모는 물론 장기적으로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군 생활 적응의 어려움이나 불평등의 최소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토대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