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읽기 유창성이란 문장이나 문단 글을 정확하고 빠르게, 적절한 운율 표현력으로 읽는 능력을 말한다(National Reading Panel, 2000). 여기에는 읽기 유창성의 구성요소인 정확성(accuracy), 속도(speech rate), 운율성(prosody)의 세 가지 측면이 포함된다(Mather & Wending, 2012). 정확성은 낱자와 소리를 대응하여 정확하게 해독하는 능력을 말하며, 속도는 읽기에서의 유창한 속도를 이야기한다. 운율성은 소리의 높낮이나 강약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화자의 감정적 상태를 반영하는 읽기로 글의 의미 전달을 돕는 표현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읽기 유창성은 읽기 이해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읽기 유창성의 발달로 글을 읽는 것이 자동화되면 더 이상 글을 읽는 것에 많은 인지적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집중력과 작업기억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Kim, 2017).
Chall(1996)의 읽기 발달 단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3단계 ‘학습을 위한 읽기’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읽기를 하며, 읽기 유창성의 발달로 인해 글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주의를 더 기울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읽기부진 학생의 경우 일반적인 읽기 발달 단계를 따르지 못하고 그 이전 단계인 ‘유창성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고,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읽기를 위한 학습’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즉, 읽기 유창성의 발달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학년 수준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읽기 유창성 평가에는 정확성, 속도, 운율성의 모든 구성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속도에만 초점을 맞춘 평가는 정확성이나 운율과 같은 읽기의 다른 중요한 측면을 무시하게 되며, 특별한 읽기 중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대상을 과도하게 선별하거나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상을 적게 선별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Valencia et al., 2010). 그러나 대부분의 읽기 유창성 평가는 정확성과 신속성의 두 가지 요소만을 다룬다. 표현력의 경우에는 객관화된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제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Kim, 2017).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표준화된 검사에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읽기 및 쓰기 검사(Reading and Writing Test for Secondary School Students, RWT)가 있다. RWT는 읽기 유창성에 대해 1분 동안 읽은 총 어절 수에서 틀리게 읽은 어절 수를 빼는 것으로 평가한다(Kim et al., 2022). 또한, 질적 평가로 이루어지는 오류 분석은 개별단어 수준에서 생략, 첨가, 대치, 반복 등의 분류체계로 분석하는 것이 대표적이고, 오류에 의해서 의미가 변했는가의 여부, 자기 교정을 하였는가에 대해 오류를 분석하기도 한다(Park, 1999). 운율성 평가에는 주관성을 배제하기 위해 루브릭 또는 평정척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Mather & Wendling, 2011), 일부 연구에서는 스펙트로그램을 이용한 음도 범위, 휴지, F0 기울기 등을 분석하는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Park & Seong, 2021).
읽기 유창성의 운율성을 살펴보기 위해 포함시킬 요소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소리의 높낮이, 강세, 억양과 어절 끊어 읽기, 문장에서의 휴지와 같은 요소가 공통적으로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Kuhn et al., 2010; Whalley & Hansen, 2006). 소리의 높낮이는 음도 범위(pitch range)로, 강세는 강도 범위(intensity range)로 측정할 수 있는데 이는 글을 읽을 때 목소리의 높이를 조절하거나 세기를 적절히 조절하여 표현력 있게 읽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끊어 읽기나 휴지와 관련된 운율적인 요소는 강세구, 억양구에 대한 변수로 측정이 가능하다. Jun(2000)은 한국어 운율구조 기술 체계인 K-ToBI(Korean Tone and Break Indices)를 제시하였는데 한국어의 운율 체계는 작은 단위부터 음절(syllable), 음운적 단어(phonological word), 강세구(accentual phrase, AP), 억양구(intonation phrase, IP)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강세구는 어휘적 항목(lexical item)에 격표지(case marker or postposition)가 붙은 작은 운율 단위이고 억양구는 경계음조(boundary tone)에 어말 장음화(final lengthening)가 실현되는 구조를 말한다. 이는 읽기 유창성 평가에서 강세구와 억양구의 각 단위를 분석함으로써 적절한 끊어 읽기의 여부와 휴지(pause)를 갖는 정도 등에 대한 운율성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읽기 유창성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로 시나리오(scenario) 글을 선정하였다. 시나리오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쓴 각본으로 각각의 장면이나 배우의 행동과 대사가 상세히 기술되어있으며, 서술자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닌 등장인물이 직접 말과 행동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또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수사의문문, 즉 문장의 형식은 의문문 형태를 띠고 있으나 답변을 요구하지는 않는 의문문이 빈번히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실감 나게 읽기를 추구하는 시나리오 글의 특성은 표현력 있는 읽기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는 글의 종류로 여겨진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5, 6학년 국어 교과서에 시나리오 장르와 인접한 연극 단원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의 적절한 표현을 학습하기 위해 목소리의 크기나 높낮이를 조절하는 연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Ministry of Education, 2019). 이후 시나리오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등장하게 된다. 중학교 교과서는 교육부 장관의 검정을 받은 14종의 교과서가 있으므로 출판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1학년 과정에서 시나리오 글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출판 교과서로 예를 들면,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의 4개 단원 중 “성장을 부르는 문학” 단원에 문학 작품으로 시나리오 글 ‘빌리 엘리엇’이 등장하며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학업 목표의 수업이 이루어진다(Ryu et al., 2018). 이렇듯 시나리오는 글의 특성을 반영하여 현재 교과과정에서 활발히 다루고 있는 글 자료로 보인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읽기부진 학생의 시나리오 글 읽기에서의 문형별(평서문, 수사의문문) 특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특히, 읽기 유창성의 모든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며, 음향학적 변수를 분석함으로써 객관화된 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의 대상은 충청남도에 거주하는 중학교 1–2학년 남학생으로 읽기부진학생 15명과 일반학생 15명, 총 30명이다. 대상자 선정기준은 읽기부진학생의 경우, 지적 능력의 제한은 없으나 읽기학습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으로 (1) 중․고등학생을 위한 읽기 및 쓰기 검사(RWT) 결과에서 전체읽기성취 점수가 위험군이거나 읽기유창성 점수가 위험군에 해당하고, (2) 비언어성 지능검사 2판(K-CTONI-2) 결과, 지능지수가 85 이상이며, (3)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VT)에서 수용어휘력이 정상범주에 해당하는 자이다. 또한, (4) 학급 교사에 의해 시각적, 청각적, 정서 및 행동 문제가 없다고 보고되며, (5) 말소리나 유창성 문제 등 말 산출에 어려움이 없는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일반학생은 중․고등학생을 위한 읽기 및 쓰기 검사(RWT) 결과, 전체읽기성취 점수가 평균 이상에 해당하는 자이며 그 외의 조건은 동일한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읽기부진학생과 일반학생으로 구성된 각 집단 간 생활연령, 지능, 읽기성취능력, 수용어휘력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Mann-Whitney 검정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생활연령(Z=–.362, p=.718)과 수용어휘력(Z=–.1.622, p=.105)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읽기성취능력(Z=–4.527, p<.001)에서 집단 간 차이를 확인하였다. 또한, 지능에서는 대상자 선정 시 평균 범위에 해당하는 지능지수 85 이상을 기준점으로 삼았으나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Z=–2.098, p<.05). 연구 대상자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읽기 자료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발췌한 3편의 시나리오 『빌리 엘리엇』, 『세 얼간이』, 『천국의 아이들』 일부로 선정하였으며, 학습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참여 학생의 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타 출판사의 교과서 글로 구성하였다.
각 시나리오는 한 개의 신(scene)으로 이루어져 있고, 앞부분에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소개와 앞부분 줄거리가 간단히 소개되어있다. 시나리오 글의 길이는 각각 53어절(26문장), 59어절(22문장), 56어절(29문장)이며, 분석 문장은 각 시나리오별로 평서문과 수사의문문에 대해 3문장씩 총 18문장이 사용되었다. 분석 문장의 예는 표 2와 같다.
문장유형 | 문장 | 어절 수 |
---|---|---|
평서문 | 면접 보러 안 갔다 왔어요. | 5 |
아마 공학자가 돼도 형편없을 거예요. | 5 | |
월급은 적어도 많이 배울 거예요. | 5 | |
수사 의문문 | 오히려 공학자가 되면 아버지를 저주할걸요? | 5 |
모두 아버지가 하신 것 아닌가요? | 5 | |
아버지의 생각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 5 |
시나리오 글과 분석 문장에 대한 적절성은 언어병리학 박사 또는 박사수료 언어재활사 5인에게 내용타당도 검정을 받았다. 5점 리커트 척도(1점=전혀 타당하지 않음 –5점=매우 타당함) 평정 결과, 글의 대표성과 난이도 및 구성과 관련된 시나리오 글 타당도에서 평균 5.0점을 나타내었고, 18개의 문형별 분석 문장에 대한 타당도에서도 평균 4.9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였다.
발화 수집을 위한 녹음은 소음이 적은 독립된 공간(학교의 빈 교실)에서 진행되었다. 대상자는 의자에 착석한 뒤 마이크와 입의 거리를 약 10–15 cm로 유지하였으며, TASCAM DR-40X (TEAC, Santa Fe Springs, CA, USA) 녹음기를 사용하여 읽기과제의 수행과정에 대해 녹음하였다(condition: 4,400 Hz sampling rate, 16 bit quantization, mono).
녹음실시 전 대상자에게 읽기 자료를 제공한 뒤 수행과정과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였다. 시나리오 글 읽기에 대해서는 글의 특성을 반영하여 자연스러운 표현을 이루되 자료의 내용을 변형하지 않고 읽을 것을 안내하였다. 각각의 시나리오는 순차적으로 제시하였으며 각 시나리오의 앞부분에 제시된 등장인물의 소개와 앞부분의 줄거리를 연구자가 먼저 읽어주었다. 이어서, 등장하는 한 개의 신(scene)에 대해 대상자는 하이라이트로 표시된 남학생 역할의 대사를 읽고 연구자가 상대역을 맡아 읽었다. 읽기 횟수는 학습 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1회에 한해 이루어졌다. 이는 읽기부진학생이 반복 읽기를 할 경우 해독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읽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고려한 설계다.
녹음된 자료는 kPhonetica(version 2.07)를 이용하여 자동분절 및 레이블링을 한 후 Praat(version 5.3.12)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은 일관된 기준으로 정밀하게 보정하였다(Boersma & Weenink, 2019). 문장의 시작 지점은 포먼트가 처음 측정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하며, 문장의 끝 역시 F1, F2, F3가 동일하게 끝나는 지점에서 wave form을 고려하여 분절하였다. 휴지 구간은 어절의 끝과 이어지는 시작 어절 사이의 쉼이 100 msec 이상인 경우로 측정하였다(Benjamin & Schwanenflugel, 2010).
읽기 유창성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한 변수로 먼저, 정확성 측면에서 음절수준의 오류유형을 분석하였다. 오류유형의 종류는 반복, 대치, 생략, 삽입, 수정이었으며 각 집단별로 보인 오류의 빈도를 측정하였다. 다음으로, 속도 측면에서는 목표 문장의 읽기에 대한 읽기속도(reading rate)와 휴지 구간을 제외한 읽기속도인 조음속도(articulation rate)를 분석하였다. 이는 휴지의 유무가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의 경우, 문장 내 휴지의 출현이 빈번히 관찰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Park & Seong, 2021). 마지막으로, 운율성 평가를 위해 강세구(AP) 개수와 억양구(IP) 개수, 음도 범위와 강도 범위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졌다. 강세구는 휴지 없이 억양의 변화만으로 실현된 작은 단위의 운율구이며, 억양구는 휴지와 마지막 음절의 장음화로 실현된 보다 큰 운율구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운율구 분석을 통해 적절한 쉼과 의미 단위의 읽기를 사용하여 운율감 있게 읽는 가의 여부를 분석하였다. 변수에 대한 설명은 표 3에 제시하였다.
통계 분석은 SPSS(version 23, IBM,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속도와 운율성 측면의 읽기 유창성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집단을 개체 간 변수로 하고 시나리오 종류, 문장 유형, 발화 문장을 개체 내 변수로 하는 혼합 4원 반복측정 분산분석(mixed effect four-way repeated measures ANOVA)을 실시하였다. 사후검정 시 다중비교로 인한 1종 오류는 Bonferroni 교정으로 통제하였으며, 집단 변수가 개입된 상호작용이 유의하게 나온 경우 emmeans coding을 하여 다중짝대응 검정을 하였다. 이때 Bonferroni 교정 유의수준은 테스트 3개가 개입된 경우 0.017(0.05/3), 2개가 개입된 경우는 0.025 (0.05/2)로 정하였다. SPSS에서는 이 과정을 내적으로 연산한 뒤 다시 alpha 0.05 수준으로 변환된 결과를 제시하므로 본문에는 95% 유의수준에서 기술하였다.
3. 연구 결과
오류유형을 분석한 결과, 일반학생집단은 대치(13음절)>생략(10음절)>수정(9음절)>삽입(4음절)>반복(2음절) 순을 보인 반면, 읽기부진학생집단의 경우 수정(121음절)>대치(47음절) 반복/삽입(각 46음절)>생략(42음절) 순의 빈도를 보였다. 각 집단에 따른 오류유형의 빈도를 그림 1에 제시하였다.
집단 간 읽기속도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4와 같다.
표 5는 읽기속도에 대해 혼합 4원 반복측정 분산분석으로 검정한 결과다. 개체 간 효과 검정 결과,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다[F(1, 28)=33.218, p<.001)]. 읽기부진학생집단의 평균 읽기속도는 초당 5.508음절인 반면, 일반학생집단은 초당 7.212음절로 측정되어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초당 1.704음절 정도 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df | F | p-value | |
---|---|---|---|
집단 | 1 | 33.218 | .000*** |
시나리오 종류 | 2 | 1.701 | .192 |
시나리오 종류×집단 | 2 | .541 | .585 |
문장유형 | 1 | 3.106 | .089 |
문장유형×집단 | 1 | 10.958 | .003** |
발화문장 | 2 | 6.957 | .002** |
발화문장×집단 | 2 | 1.189 | .312 |
개체 내 효과 검정 결과, 시나리오 종류(p=.192), 문장유형(p=.089) 변수에서 주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발화문장[F(2, 56)=6.957, p<.01] 변수에서는 주효과가 있었다. 또한, 집단과 관련된 변수 중 문장유형과 집단 간에 유의한 상호작용이 관찰되었다[F(1, 28)=10.958, p<.01]. 그림 2, 3은 이를 사후검정한 결과다. 평서문에서 읽기부진학생집단의 경우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읽기속도가 느렸으며(p<.001), 수사의문문에서도 읽기부진학생집단이 더 느린 읽기속도를 보였다(p<.001).
집단 간 조음속도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를 표 6에 제시하였다.
표 7은 조음속도에 대한 혼합 4원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다. 개체 간 효과 검정 결과, 조음속도에서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다[F(1, 28)=27.376, p<.001)]. 읽기부진학생집단의 평균 조음속도는 초당 5.716음절이었으나 일반학생집단은 초당 7.248음절을 보이며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초당 1.532음절 정도 더 느리게 읽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df | F | p-value | |
---|---|---|---|
집단 | 1 | 27.376 | .000*** |
시나리오 종류 | 2 | 2.238 | .116 |
시나리오 종류×집단 | 2 | .587 | .559 |
문장유형 | 1 | 7.661 | .010* |
문장유형×집단 | 1 | 8.375 | .007** |
발화문장 | 2 | 7.726 | .002** |
발화문장×집단 | 2 | 1.737 | .198 |
개체 내 효과 검정 결과, 시나리오 종류(p=.116)에서는 주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문장유형[F(1, 28)=7.661, p<.05]과 발화문장[F(2, 56)=7.726, p<.01] 변수에서 주효과가 있었다. 또한, 문장유형과 집단 간에 유의한 상호작용이 관찰되었다[F(1, 28)=8.375, p<.01]. 그림 4,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읽기부진학생집단은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평서문에서 조음속도가 더 느리고(p<.001), 수사의문문에서도 느린 조음속도로 발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p<.001).
집단 간 강세구 개수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혼합 4원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는 표 8과 같다.
df | F | p-value | |
---|---|---|---|
집단 | 1 | 18.455 | .000*** |
시나리오 종류 | 2 | 1.345 | .269 |
시나리오 종류×집단 | 2 | 1.077 | .348 |
문장유형 | 1 | 2.191 | .150 |
문장유형×집단 | 1 | 4.216 | .049* |
발화문장 | 1.504 | 1.008 | .353 |
발화문장×집단 | 1.504 | .766 | .389 |
개체 간 효과 검정 결과,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강세구를 0.382개 정도 더 만드는 것으로 나타나(읽기부진학생집단 평균=5.404, 일반학생집단 평균=5.022)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다[F(1, 28)=18.455, p<.001)]. 개체 내 효과 검정 결과에서는 문장유형과 집단 간에 상호작용 효과가 확인되었다[F(1, 28)=4.216, p<.05]. 그 외에 집단 관련 변수 간의 상호작용은 관찰되지 않았고, 시나리오 종류(p=.269), 문장유형(p=.150), 발화문장(p=.353) 변수에서도 유의한 주효과가 없었다.
그림 6과 7은 문장유형과 집단 간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한 사후분석 결과를 그래프로 제시한 것이다. 평서문에서 읽기부진학생집단은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0.222개의 평균 차이를 보이며 문장당 강세구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p<.01). 또한, 수사의문문에서도 0.541개의 평균 차이를 보이며 읽기부진학생집단이 강세구를 더 많이 만드는 것으로 파악되었다(p<.01).
다음은 억양구 개수에 대한 검정 결과다.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혼합 4원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를 표 9에 제시하였다.
df | F | p-value | |
---|---|---|---|
집단 | 1 | 44.652 | .000*** |
시나리오 종류 | 2 | 1.504 | .231 |
시나리오 종류×집단 | 2 | 1.297 | .281 |
문장유형 | 1 | 14.242 | .001** |
문장유형×집단 | 1 | 11.873 | .002** |
발화문장 | 2 | 1.655 | .200 |
발화문장×집단 | 2 | .140 | .870 |
개체 간 효과 검정 결과,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으며[F(1, 28)=44.652, p<.001)],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억양구를 0.326개 정도 더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읽기부진학생집단 평균=1.385, 일반학생집단 평균=1.059). 개체 내 효과 검정 결과, 시나리오 종류(p=.231), 발화문장(p=.200) 변수에서는 유의한 주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문장유형[F(1, 28)=14.242, p<.01] 변수에서는 유의한 주효과가 있었다. 집단 변수가 개입된 상호작용을 살펴본 결과, 문장유형과 집단 간에 유의한 상호작용이 관찰되었다[F(1, 28)=11.873, p<.01].
그림 8과 9는 사후분석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평서문에서 읽기부진학생집단은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0.170개의 평균차로 문장 당 억양구 수가 더 많았고(p<.01), 수사의문문에서도 0.481개의 평균 차이를 보이며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억양구를 더 많이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4. 논의 및 결론
시나리오 글 읽기에서의 읽기 유창성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읽기부진학생집단과 일반학생집단을 비교한 결과, 정확성 측면에서 각기 다른 빈도의 오류유형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음향변수를 통해 속도와 운율성 측면을 분석하였는데 읽기속도와 조음속도, AP 개수와 IP 개수, 강도범위에서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 이로써 읽기부진학생집단이 더 느린 속도로 읽기를 하고, 억양구나 운율구를 더 많이 만들며, 표현력 있게 의미 단위로 끊어 읽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오류유형 분석에서 일반학생집단은 대치(34.2%)>생략(26.3%)> 수정(23.7%)>삽입(10.5%)>반복(5.3%) 순을 보이며 대치 유형의 오류가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였다. 이는 중학생의 읽기 유창성 특성을 살펴본 선행연구(Kim & Park, 2021)에서 어절 수준의 오류를 분석한 결과, 대치(33.6%)>수정(23.0%)>생략(17.4%)>반복(15.6%)>삽입(17.4%) 순의 오류빈도를 보였다고 보고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읽기부진학생집단의 경우 수정(40.1%)> 대치(15.6%)>반복/삽입(각 15.2%)>생략(13.9%) 순으로 수정 오류가 높은 빈도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대상이 중학생임을 고려할 때 그동안의 읽기 경험과 교육을 통해 해독 능력은 어느 정도 갖추었으나 유창하게 읽기 위한 과정에서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며 보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즉, 읽기부진학생이 시나리오 글을 실감 나게 읽으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많은 부분을 수정한 결과로 짐작된다.
속도 측면에서 읽기속도와 조음속도를 비교한 결과,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모든 문장 유형에서 읽기속도와 조음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읽기부진학생은 읽기에서 휴지(pause)를 갖는 정도와 관계없이 전반적인 속도가 일반학생에 비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읽기부진학생과 일반학생의 읽기 속도를 비교한 선행연구(Park & Seong, 2021; Shim & Jeong, 2022)에서의 결과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느린 속도는 평서문이나 수사의문문을 읽을 때 모두 읽기부진학생이 일반학생에 비해 느리게 읽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휴지와 관련된 논문을 살펴보면, 화자가 일정한 양으로 끊어 읽는 경우에 대해서 생리적인 이유 외에도 인지적, 또는 언어적인 이유가 관여하기 때문으로 보며, 인지적인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는 발화의 길이가 더욱 짧아진다고 하였다(Henderson et al., 1965). 따라서 본 연구의 읽기부진학생의 경우에도 시나리오 글 읽기에서 인지적인 부담에 의해 느린 속도로 읽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다룰 AP, IP 개수 또한 증가시킨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운율성 측면에서는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모든 문장 유형에서 억양구, 운율구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도 범위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으나 강도 범위에서 읽기부진학생집단의 강도 범위가 더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Jun(2000)은 표준 서울말의 운율 구조에서 강세구(AP)와 억양구(IP)라는 두 개의 운율구 단위를 소개하며 AP는 IP보다 작은 운율구 단위이고, IP는 휴지와 어말장음화가 실현되는 단위라고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집단에 비해 더 많은 AP와 IP를 만드는 결과를 보인 것은 읽기부진학생이 글을 읽을 때 표현력 있게 의미 단위로 끊어 읽지 못하고 문장의 중간에 휴지를 많이 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또한, 휴지를 통해 다음 어절을 읽기 위한 준비를 하므로 발화 개시에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도와 강도 범위 결과에서 읽기부진학생집단이 일반학생 집단에 비해 더 넓은 강도 범위를 보인 것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읽기부진학생이 시나리오 글을 표현력 있게 읽으려고 노력하였으나 이것이 오히려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 연구를 통해 중학교 읽기부진학생의 읽기 유창성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히, 시나리오 글 읽기 상황에서 실감 나게 읽으려는 시도가 텍스트를 수정하는 오류로 나타나거나 적절한 쉼을 이루고 강도를 조절하는 등 표현력 있는 읽기를 어렵게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속도 변수는 일반학생과의 읽기 속도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었고, 평서문이나 의문문 모두에서 느린 읽기를 한다는 것을 알게 하였다. 이는 중학교 교육 과정에서 요구되는 읽기 능력을 고려할 때 읽기부진학생의 경우 학습을 위한 읽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에 따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읽기 교육, 또는 치료를 통해 읽기 유창성을 확립하고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 글 읽기에 대한 문장수준에서만의 분석이 이루어졌다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글 읽기 유창성을 대표할 수 있도록 문단과 텍스트 수준으로 확장된 실험 자료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