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본 연구는 Harrington et al.(2000)을 재현ㆍ확장한 연구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2022년 타개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왕으로 26세에 즉위한 1952년부터 95세 되는 2021년까지 진행한 성탄절 축하 방송과, 2022년과 2023년에 진행된 찰스 3세의 성탄절 축하 방송에 나타난 강세 음절 단모음의 포먼트 변화를 시대별로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모음의 F1과 F2의 Bark 값을 추출한 후, 왕과 시대에 따른 모음별 포먼트 변화와 유클리드 거리(Euclidean distance)를 계산하였다.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간 재위하면서 매년 성탄절 축하 방송을 진행하였다. 이 축하 방송을 이용해 음성 분석을 진행할 경우 동일 화자의 70년간의 모음 변화를 종단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동일한 내용의 방송을 동일한 환경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스타일에 따른 발음의 변이도 적으며, 왕이라는 지위에 따라 발음 변화에 가장 보수적인 인물의 발음 변화 관찰을 통해 Received Pronunciation(RP)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Harrington et al., 2000).
RP라는 용어는 Jones(1960:12)가 영국의 “기숙 사립 초등학교나 명문 사립 학교 출신이 주로 사용하는 발음”을 특정해서 처음으로 지칭하였다. RP는 이러한 학교에서 자기 출신 지역과 상관없이 사용되었으며 다른 지역 억양에 비해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 RP는 지역적 특색이 없는 영국 중상류층 이상의 계급에서 사용되는 억양으로 발음 측면에서 “BBC English”, “Standard English” 또는 “Southern British Standard”로 불리기도 한다(Wells, 1982:117). “Standard English”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다른 지역적 특색이 있는 억양과 구분하기 위해서 “Queen’s English” 또는 “King’s English”라고도 부른다(Crystal, 2003). RP의 “received”는 19세기 당시에 “극히 품위 있는 사회에서 받아들여진다”라는 진부하고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서 “Standard Southern British English(SSBE)”로 불리기도 한다(Hughes et al., 2012:3).
현대 RP의 모음은 “paw”의 /ɔ/와 “pour”의 /ɔə/의 구분이 사라져 /ɔ/로 통일되고, “fare”의 이중모음 /eə/는 단모음 /ɛ/로, “over”의 /oʊ/는 /əʊ/로, 비강세 음절의 /ɪ/는 [ə]로, “poor”의 /ʊə/는 /ɔ/로 변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mad”의 /æ/는 혀의 높이가 더 내려가 /ɑ/에 가깝게 발음되고 “soon”의 /u/는 전설화(fronting)가 진행되어 [ʉ]에 가깝게 발음된다(Cruttenden, 2001:82-83).
본 연구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발음을 분석하기 때문에 “Queen’s English” 또는 “King’s English”라는 용어를 요약문에 사용하고 있다. 두 용어는 위에서 서술한 RP를 대신하는 용어이기도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개인의 발음 변화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개인의 70년에 걸친 모음 변화를 종단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찰스 3세의 모음과 비교해 봄으로써 RP의 일면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 변화에 대한 연구는 Harrington et al.(2000)이 대표적이다. 이 연구에서는 1950년대(1952, 1954, 1957년), 1960년대(1967, 1968, 1972년), 1980년대(1983, 1985, 1988년)의 엘리자베스 2세 성탄절 축하 방송에 나타난 강세 음절 단모음 F1, F2의 시대별 변화를 연구하였다. 분석 대상은 총 2,337개 모음이었고, Bark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연구에서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은 1950년대에서 1960년대를 거쳐 1980년대로 넘어오면서 저모음 /ɑ/, /ʌ/, /æ/, /ɒ/에서는 F1값이 커지고, 저모음이 아닌 /i/, /ɪ/, /ɛ/, /ɔ/, /ʊ/, /u/, /ɜː/에서는 F1값이 작아져 조음의 상하폭이 커졌다는 분석을 하였다. 음향적으로 입을 다물고 발음할수록 F1이 작아지고 입을 벌리고 혀의 높이가 내려갈수록 F1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F2의 경우에는 시대가 흐르면서 /i/, /ɛ/, /æ/, /ʌ/, /ɜː/ 등의 전설, 중설 모음은 작아지고, 후설 모음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을 하였다. Harrington et al.(2000)이 제시한 엘리자베스 2세 모음의 시대별 포먼트 분포는 그림 1과 같다.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와 1980년대에 F1은 확장되고, F2는 다소 좁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Harrington et al.(2000)은 1960년대와 1980년대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 포먼트 분포는 Deterding(1997)에서 분석한 SSBE 여성 화자의 모음 분포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는 주장을 하였다.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 변화는 좀 더 널리 사용되는 보편적 발음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보다 명확한 전달력을 위해 모음 조음의 상하폭이 커진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한편 Deterding(1997)에서는 1980년대 BBC 방송 내용이 코퍼스화된 Aix-MARSEC 음성 자료(Auran et al., 2021)에서 남성 5명, 여성 5명, 총 10명 화자의 단모음 포먼트 분석을 진행하였다. 화자별로 개별 모음 유형 10개에 대한 F1, F2의 Bark 값을 추출한 후, 화자별로 전체 모음의 도심(centroid)에서 모음 유형별 평균 F1, F2까지의 유클리드 거리를 계산하여, 남녀의 차이, 연속 발화(connected speech)와 낭독 발화(citation forms)에서 모음의 포먼트 분포 차이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 제시된 남녀 발화의 포먼트 분포는 그림 2와 같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성 화자의 조음폭이 여성 화자에 비해 좁고, 이것은 유클리드 거리 분석을 통해서 분명히 드러났다. 자연 발화와 낭독 발화의 비교에서는 남성의 경우 낭독 발화의 유클리드 거리가 자연 발화에 비해 더 멀어서 좀 더 확장된 분포를 보이는 반면, 여성의 경우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는 Harrington et al.(2000)의 엘리자베스 2세의 음성 자료를 2000년대와 2020년대로 확장하여, 전 재위 기간에 걸친 단모음의 포먼트 변화를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찰스 3세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비교한다. 방법론적으로는 F1과 F2를 비교하면서, Deterding(1997)에서 사용했던 유클리드 거리도 측정하였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를 위해 우선 Harrington et. al.(2000)과 유사하게 1950년대 음성 분석을 위해 1952년과 1953년(Q50s), 1960년대 분석을 위해 1968년과 1974년(Q60s), 1980년대 분석을 위해 1984년과 1985년(Q80s), 2000년대 분석을 위해 2000년과 2001년(Q00s), 2020년대 분석을 위해 2020년과 2021년(Q20s)의 성탄절 축하 방송을 유튜브를 통해 GoldWave (GoldWave, 2023)를 사용해 음성 파일로 변환하였다. 찰스 3세의 경우 2022년에 즉위했기 때문에 2022년과 2023년(K20s)의 방송을 사용하였다. 방송 대본은 영국 왕실 홈페이지(The Royal Household, 2024)에서 다운받았다. 대본은 실제 방송 내용과 대조해 본 후 오류가 있으면 수정하였고, 강제 음성 정렬을 위해 숫자는 철자로 변환하는 전처리 작업을 진행하였다. 음성 자료는 문장 단위로 파일을 나누어 저장하였다. 표 1은 음성 자료에 포함된 왕과 시대별 문장 수이다.
강제 음성 정렬은 Montreal Forced Aligner(McAuliffe et al., 2023)의 english_us_arpa 언어 모델을 사용하였다. english_ us_arpa 방식은 미국 영어 발음 사전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파일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눈으로 분절음 경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영국식 발음으로 변환하였다. english_ mfa 언어 모델을 사용하면 영국식 발음으로 인식해서 정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강세 정보가 없고, 로마자로 사전이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았다. “close” 단어는 “K L OW1 Z”를 “K L XW1 Z”로, “turn”은 “T ER1 N”을 “T @@1 N”으로, “mark”는 “M AA1 K”로 “honour”는 “AA1 N ER0”를 “OA1 N AX0” 등으로 변환하였다. 기호는 실제로 발음한 것과 상관없이 Wells(2000)에서 제시한 사전적 발음에 기초해 표시하였고, 강세가 완전히 해지되어 schwa로 발음된 경우는 수정하였다. 같은 음절 내 모음 뒤의 /ɹ/이 영국 영어에서는 발음되지 않지만, 모음 뒤에 linking-/ɹ/로 분명히 구현되는 경우에는 “ER0”와 같이 rhotic vowel로 표시하였다. 또 한 음절로 이루어진 기능어의 경우에는 강세 표시가 되어 있는 경우 모두 비강세로 수정하였고, 두 음절 이상인 경우에는 기능어라도 단어 강세를 표시하였다. 강세는 “IY1”, “IY2”, “IY0”와 같이 세 단위로 표시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1강세, 2강세 여부와 상관없이, 강세 음절의 모음을 분석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1, 2 강세는 모두 “1”로 통일하였다.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음성 자료에서 추출한 전체 모음은 11,536개였다. 그 중, 포먼트의 변화 폭이 큰 이중모음과, Deterding(1997)과 Harrington et al.(2000)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j], [w], [ɹ] 뒤의 모음과 [l] 앞의 모음은 동시 조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포먼트가 비교적 안정적인 /i, ɪ, ɛ, æ, ʌ, ɑ, ɒ, ɔ, ʊ, u, ɜː/ 등 11개 단모음 중 강세 모음만을 분석하였다. Harrington et al.(2000)에서는 모음의 중간 지점에서 F1, F2를 측정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Yang(1996)에서 제시한 대로 모음의 삼분의 일 지점에서 측정하였다.
포먼트 분석은 Praat(Boersma & Weenink, 2024)을 사용해 소리 파일을 불러드린 후, “To Formant (burg)” 기능을 사용해 소리를 포먼트로 우선 변환하고, 각 모음의 삼분의 일 지점을 계산해 그 지점의 F1, F2를 Bark 값으로 반자동 추출하였다. 사용한 스크립트는 표 2와 같다.
음성 자료 처리 후 시대별, 모음별로 이상치(outlier)를 걸러내기 위해서 F1과 F2의 Interquartile Range(IQR)를 계산한 후 IQR의 1.5배 이내에 드는 모음만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분석 대상으로 확정된 모음은 모두 2,073개였고, 이 모음을 대상으로 아래에 설명된 도심(centroid)도 계산하였다. 표 3은 각 모음별로 왕과 시대에 따른 분석 대상 모음의 개수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모음은 100개 이상의 모음이 있어서, 시대별로 골고루 분포되었지만, /ʊ/, /u/, /ɜː/는 100개 미만으로 충분한 수가 확보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음 앞에 /j/가 오는 경우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 /ʊ/, /u/ 모음의 개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전처리를 하기 전 강세 모음의 개수는 /ʊ/는 여전히 70개에 불과하지만, /u/는 199개로 비교적 분석할 수 있을 정도의 수가 있었다.
표 3에 제시된 개별 모음에 대해 F1, F2의 Bark 값을 구한 후, 왕과 시기별로 F1과 F2의 평균값인 도심을 계산하고, 도심에서 개별 모음까지의 유클리드 거리(Euclidean distance)를 측정하였다.
유클리드 거리는 그림 3과 같이 “p”가 도심이고, “q”가 특정 모음의 F1과 F2가 표시되는 지점이라고 가정할 경우, “p”와 “q”의 가로축과 세로축의 차이를 각각 제곱하여 더한 후 그 제곱근을 구하면 “p”와 “q” 까지의 거리인 유클리드 거리를 구할 수 있다. Deterding(1997)에서는 F1과 F2의 평균값을 구한 후, 도심에서 그 평균값까지의 유클리드 거리를 계산하였지만, 본 연구에서는 좀 더 정확한 분석을 위해, 도심에서 개별 모음 하나하나까지의 유클리드 거리를 계산한 후 그 평균을 구하였다. 유클리드 거리는 분석 대상 전체 모음의 포먼트의 평균에서 각 모음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모음의 시대적 변화를 관찰하는데 적절한 도구라고 판단하였다.
통계 분석은 R(R Core Team, 2023)을 이용해 F1, F2, 유클리드 거리를 각각 종속 변수로 하고, 왕과 시대를 고정 효과로 하는 선형모델(linear model)을 사용하였다. 우선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이 시대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하기 위해 각 모음별로 Q50s, Q60s, Q80s, Q00s, Q20s 간의 F1과 F2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고, 포먼트 값을 바탕으로 계산된 유클리드 거리는 각 모음 내에서 시대별로 차이가 없는지도 살펴보았다. 또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가 동일한 연령이었던 Q00s, K20s와 엘리자베스 2세가 타개하기 직전인 Q20s와 찰스 3세가 즉위한 직후인 K20s간의 F1, F2, 유클리드 거리 간에는 차이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3. 분석 결과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개별 단모음의 F1(Bark)과 F2(Bark) 시대별 평균값은 표 4, 5와 같다.
유클리드 거리 계산을 위해 2,073개 전체 모음에 대해 모음별, 시대별로 F1, F2 Bark의 평균값을 구한 도심은 표 6과 같다.
표, 4, 5를 이용해 모음도를 그려보면 그림 4와 같다. 그림 4에서 ‘x’는 표 6에서 제시된 왕과 시대별 모음의 도심을 나타낸다.
Q50s | Q60s | Q80s | Q00s | Q20s | K20s | ||||||
---|---|---|---|---|---|---|---|---|---|---|---|
F1 | F2 | F1 | F2 | F1 | F2 | F1 | F2 | F1 | F2 | F1 | F2 |
5.95 | 11.82 | 5.51 | 10.27 | 5.81 | 11.74 | 5.98 | 11.75 | 5.96 | 11.98 | 4.61 | 10.96 |
우선 엘리자베스 2세의 시대별 모음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각 모음별로 시대를 고정 효과로 하고 F1과 F2의 Bark 값을 종속 변수로 하는 선형모델을 실시한 결과는 표 7, 8과 같다. 이 표에서는 시대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만 표시하였다. 이 표에서 모음별로 잔차(intercept)의 추정치(estimate)는 모델 전체에 관한 것으로 1950년대 모음(Q50s)의 F1 또는 F2 Bark 값이 참조 수준(reference level)으로 제시된 것이다. 비교(contrast)에서 제시된 추정치는 모델에서 제시된 각 시대별 추정치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경우 시대별 추정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추정치가 “-”인 경우에는 포먼트 값이 작아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포먼트 값이 커진 것이다. 예를 들어 표 7에서 /ɪ/ 모음의 선형 모델에 따른 잔차는 5.29이고, “Q60s–Q50s”의 추정치가 –.51이라는 것은 1950년대의 엘리자베스 2세의 포먼트 값에 비해 1960년대의 포먼트 값이 더 작아졌다는 의미이다. 반면 /æ/의 경우에는 모델에 따른 잔차는 6.43이고 “Q80s–Q50s”의 추정치가 .79라는 것은 1950년대의 포먼트 값에 비해 1980년대의 포먼트 값이 더 커졌다는 의미이다. 추정치를 통해 어느 시대 간에 가장 큰 차이가 있는지, 포먼트 값이 커졌는지 작아졌는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시대별 모음 변화를 보면 F1의 경우, /ɪ/는 1950년대에 비해 그 이후의 시대에 그 값이 유의미하게 작아졌고,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1980년대였다(estimate=–.67). 1960년대 이후에는 F1 값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ɛ/는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에 F1 값이 작아졌다가, 2000년대에서 그만큼 다시 커졌다. /æ/는 1950년대에 비해 1980년대와 2000년대 값이 작아졌는데, 가장 큰 변화는 2000년대였다(estimate=1.30). 1960년대에 비해서 2000년대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estimate=1.62), 2020년대에는 2000년대에 비해 다시 값이 작아졌다.
/ʌ/는 1950년대에 비해 1980년대(estimate=.59)와 2000년대(estimate=.94)에 값이 커졌고, /ɒ/는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에 값이 작아졌다가(estimate=–.66), 1960년대 비해 2000년대에다시 커졌다(estimate=.69). /ɔ/는 1950년대에 비해 그 이후 시대에 모두 F1이 작아졌고, 가장 큰 변화는 1960년대였다(estimate=–.91).
F2의 경우에는 /i/는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 값이 작아졌다가(estimate=–1.65), 1980년대 이후에는 그 값이 커졌고,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1960년와 2020년대였다(estimate= 3.26). /ɪ/도 1960년대에는 아주 작아졌다가(estimate=–2.12), 1960년에 비해서 1980년대(estimate=1.97), 2000년대(estimate= 2.18), 2020년대(estimate=2.22)에 다시 커졌다. 이러한 경향은 /ɛ/, /æ/, /ʌ/와 /ɜː/도 동일하였다.
반면, /ɑ/는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estimate=–.88)와 1980년(estimate=–.52)에 값이 작아졌다가, 1960년대에 비해 2000년대에 조금 커졌고(estimate=.76), /ɒ/는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estimate=–.78), 1980년대(estimate=–.52), 2000년대에 값이 작아졌지만(estimate=–.48), 1960년대에 비해 2020년대에는 그 값이 다시 커졌다(estimate=.55). /ɔ/는 1950년대에 비해 1960, 1980, 2000, 2020년대 모두 값이 작아졌고, 가장 큰 폭의 차이는 1960년대에서 나타났다(estimate=–1.62). 1960년대 이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ʊ/는 1960년대에는 변화가 없었고, 1950년에 비해 2020년대(estimate=.93), 1960년대에 비해 2020년대(estimate=1.06), 1980년대에 비해 2020년대(estimate=.74)에 값이 커졌다.
표 4와 그림 4의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포먼트 분석 비교를 통해 F1에서는 모든 모음에서 엘리자베스 2세에 비해 그 값이 작아졌고 그 차이가 분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 /ɪ/, /u/ 등 고모음에서는 찰스 3세의 2020년대 포먼트 값이 엘리자베스 2세의 2000년대보다는 2020년대와 더 큰 차이가 났고, /ɛ/, /æ/, /ʌ/, /ɑ/, /ɔ/, /ʊ/, /ɜː/ 등에서는 2000년대와 더 큰 차이가 났다. /ɒ/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F2의 경우 /i/에서는 찰스 3세의 포먼트 값이 엘리자베스 2세의 2000년대 포먼트 값보다 컸고 2020년대보다는 작았다. /ɔ/에서는 2000년대와 2020년대보다 더 컸다. /ɒ/, /ʊ/, /u/에서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ɪ/, /ɛ/, /æ/, /ʌ/, /ɑ/, /ɜː/에서는 찰스 3세의 포먼트 값이 엘리자베스 2세의 2000년대와 2020년 포먼트 값보다 작았고 그 중 /ɪ/, /ɛ/, /æ/에서는 2000년대와 더 큰 차이가 있었고, /ʌ/, /ɑ/, /ɜː/에서는 2020년대와 차이가 더 컸다.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도심에서 개별 모음들까지 시대별, 모음별 유클리드 거리 평균은 표 9와 같다.
그림 5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시대별 유클리드 거리 평균을 도표로 비교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시대별 유클리드 거리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시대를 고정 효과로 하고 유클리드 거리를 종속 변수로 하는 선형모델을 실시한 결과는 표 10과 같다. 이 표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경우에만 제시하였다.
유클리드 거리 계산을 통해 모음이 얼마나 확장되어 있는지, 아니면 좁아져 있는지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시대별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표 10과 그림 5를 보면 /ɪ/, /ɛ/, /æ/, /ʌ/ 모음은 1950년대에 비해 1960년대에 확장되었다가 확장 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ɒ/ 모음은 1960년대에 좁아졌다가 1980년대에는 다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ɔ/ 모음은 1960년대에는 큰 변화가 없고, 1980년대 이후 급격히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ʊ/와 /u/ 모음은 1960년대에 급격히 좁아졌다가 1980년대 이후 다시 확장되었다. /ɜː/는 1960년대에 비해 2020년대에 폭이 다소 좁아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1950년대와 1960년대 유클리드 거리 평균에 큰 차이가 없었고, 1980년에서야 큰 차이를 보이면서 확장되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에는 다시 조금 좁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림 6은 엘리자베스 2세가 74세, 75세였던 Q00s, 94세, 95세였던 Q20s, 찰스 3세가 74세, 75세였던 K20s를 서로 비교하여, 동일한 연령일 때와 동일한 시대일 때의 두 국왕의 유클리드 거리 평균을 비교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유클리드 거리 차이를 볼 수 있는 그림 6을 보면 /ɛ/, /æ/, /ɑ/에서는 찰스 3세의 유클리드 거리가 엘리자베스 2세의 2000년대와 2020년대 모두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면서 좁아진 것을 관찰할 수 있다. /ʌ/와 /ɜː/에서는 2020년대와는 차이가 없고 2000년대와만 차이가 나고 좁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모음들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간의 유클리드 거리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유클리드 거리 평균을 보면 찰스 3세의 거리는 엘리자베스 2세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고, 동일한 시대였던 2020년대보다 동일한 연령대였던 2000년대의 거리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4. 논의 및 결론
F1이 커진다는 것은 모음을 조음할 때 혀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이고, 작아진다는 것은 혀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시대별 선형 모델 분석 결과 1960년대 이후 /ɪ/과 /ɔ/ 모음은 혀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æ/와 /ʌ/ 모음은 1980년대 이후 혀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즉 저모음과 일부 모음 간의 간극이 더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F2의 경우 값이 크다는 것은 혀의 전후 위치가 상대적으로 앞에서 형성된다는 것이고, 작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뒤쪽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변화를 종합해 보면, 1960년대에는 대다수 모음이 뒤쪽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전설 모음과 중설 모음의 변화폭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모음 들 간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그림 4의 “Q60s”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전설 모음은 다시 모음의 조음 위치가 앞쪽에서 형성되어 모음의 조음 폭이 크게 넓어진 것을 그림 4의 “Q80s” 이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 포먼트 변화에 대한 본 연구의 결과는 Harrington et al.(2000)과 일부 일치하지만 다소 다른 결과이다. Harrington et al.(2000)은 엘리자베스 2세의 모음에서 1950년대에 비해서 1960년대와 1980년대에 저모음의 F1 값이 크고, 고모음과 중모음의 경우에는 그 값이 작다는 분석을 했는데, 본 연구에서도 그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F2의 경우에는 전설 모음은 작아지고, 후설 모음은 /u/를 제외하고 큰 변화가 없다고 분석하였는데, 본 연구의 분석 결과 1960년대에 대부분 모음에서 F2가 작아졌고, 전설 모음에서는 1980년대부터는 오히려 F2가 커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1960년대에는 혀의 전후 위치가 전반적으로 뒤쪽에서 형성되었지만, 1980년대에는 모음의 전후폭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분석의 대상이 되는 녹음 연도가 다소 다르고, 포먼트를 측정할 때 Harrington et al.(2000)에서는 저모음에서는 F1 최댓값 지점, 전설 모음에서는 F2 최댓값 지점, 후설 모음에서는 F2 최솟값 지점, 포먼트에 큰 변화가 없을 때는 강도 최댓값 지점, 강도 최댓값이 분명치 않을 때는 모음의 중간 지점을 측정한 반면, 본 연구에서는 모음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음 전체 길이의 삼분의 일 지점에서 포먼트 값을 측정하였다는 차이에 기인할 수도 있다. 또 이상치를 제거하는 방식이 다소 다를 수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모음 종류에 따라 지점을 달리해 F1과 F2를 측정한다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일관되게 모음 구간의 삼분의 일 지점에서 포먼트를 측정하였다. 후속 연구에서 모음의 포먼트 값을 어느 지점에서 측정하는 것이 더 타당한 방법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유클리드 거리 분석을 통해 엘리자베스 2세의 경우 1980년대 이후 주로 /ɑ/, /ɒ/, /ɔ/와 같은 후설 모음에서 확장 폭이 커짐으로써 전체 모음 간의 폭도 더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Harrington et al.(2000)과 달리 1960년대부터 큰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1980년대부터 모음의 확장폭이 커지는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대에는 다시 1980년대 이전 수준으로 확장 폭이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연령에 따른 변화로 이해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는 성별이 다르기 때문에 포먼트 분포에서 당연히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하였고, 그것은 F1, F2 선형 모델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모음에서 찰스 3세의 포먼트 값이 작아서 모음 분포가 엘리자베스 2세보다 좀 더 높은 곳과, 뒤쪽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분포는 그림 4의 Q00s, Q20s, K20s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심의 위치 차이도 그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의 또 다른 초점은 찰스 3세 포먼트 분포가 동일한 연령대였던 엘리자베스 2세의 2000년대 모음과 더 차이가 큰지, 아니면 연령은 다르지만 동일한 시대였던 2020년대 모음과 더 차이가 큰지 확인해 보기 위함이었다. 분석 결과 모음에 따라 그 차이가 달리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F1의 경우 고모음에서는 2000년대보다는 2020년대와 그 차이가 더 컸고, 그 이외의 모음에서는 2000년대와 그 차이가 더 컸다. F2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모음 들 중 전설 모음은 2000년대와 그 외 모음은 2020년과 더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유클리드 거리 비교에서는 찰스 3세의 모음이 훨씬 좁은 범위에서 조음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주로 중모음 또는 저모음에서 더 좁게 조음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동일한 시대인 2020년대보다 동일한 연령대였던 엘리자베스 2세의 2000년대와 포먼트 분포에서 조금 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엘리자베스 2세 강세 음절 단모음 포먼트 분포의 시대적 변화와,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포먼트 분포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Harrington et al.(2000)이 1980년대까지만 분석한 내용을 2000년대와 2020년대까지 확장했다는 것과 유클리드 거리 계산을 통해 그 변화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본 연구가 가지는 의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에 공개된 방송 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Harrington et al.(2000)과 정확하게 동일한 시대를 다루지 못했다는 것과, 일부 모음에서는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점, 포먼트를 측정하는 지점이 선행 연구와 달랐다는 점은 본 연구가 지니는 한계이다. 사후에는 성탄절 축하 방송 모두를 다루는 연구를 통해 연도별 변화를 추적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