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어린 아동의 경우 말산출 기관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성인과는 다른 말소리를 산출한다. 아동의 오류 발음은 나름대로 체계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성장해가면서 갖고 있던 음운 오류패턴을 하나씩 버리고 점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Bauman-Waengler, 2000). 이러한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발달적인 오류패턴은 말소리장애의 진단과 치료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Kim & Shin, 2020). 발달적 오류패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분절음의 대치 오류이다. 그런데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면 대치 오류는 어려운 음소를 쉬운 음소로 바꾸는 단순한 대치도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주변 음소의 영향을 받아 그 소리와 유사해지거나 완전히 똑같아지는 동화 오류인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언어치료사는 단순한 대치인지 동화로 인한 대치인지를 판단하여 치료 방향을 설정해야 하며 동화 분석 시 여러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변동된 말소리가 다른 맥락에서 정조음 된 예를 확인하여 해당 오류가 분절음 대치오류가 아닌, 인접 음소의 영향으로 동화된 것인지 확인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책상/을 /챋쌍/ 혹은 /채쌍/으로 산출한 경우 분절음 차원에서의 생략 오류인지, 폐쇄음 종성/ㄱ/가 후행하는 설정성 +자질을 갖고 있는 /ㅆ/에 동화되면서 설정성 자질을 갖고 있는 /ㄷ/로 동화된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책상을 /채쌍/이라고 하는 오류를 보인 아동이 /주먹빱/이나 /미역/과 같은 단어를 발음하면서 종성 /ㄱ/를 잘 산출하고 있다면, 단순히 종성/ㄱ/를 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 어중종성생략이 아닌 동화로 인한 오류라고 분석해야 보다 효율적인 치료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의 소리가 영향을 미치는 동화는 그 방향과 특징에 따라서 구분되기도 한다. 영향을 주는 방향에 따라서 앞소리가 뒷소리에 영향을 줘서 뒷소리가 변한 경우를 순행동화라고 하고, 반대로 뒷소리의 영향으로 앞소리가 변한 경우를 역행동화라고 한다. 유사해지는 정도에 따라서 완전동화와 불완전동화로 나뉜다. 또한 변화 양상에 대한 자질로 구분하여 조음위치동화, 조음방법동화, 발성유형동화가 있을 수 있다(Kim et al, 2020).
동화는 발달의 말소리 발달 초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오류로 보고되고 있다. Stoel-Gammon & Dunn(1985)은 영어권 아동의 경우 3세 이후에 자음동화, 반복이 사라진다고 하였으며, 우리나라 일반아동의 음운 오류패턴을 연구한 Kim(2006)은 동일한 음절이나 자음이 반복되는 반복·자음 조화가 2세 후반에 35%가 나타났으며 3세 초반에는 5%의 아동만이 나타나다가 3세 후반부터는 나타나지 않았다. 2세 후반과 3세 전반 아동은 초성에서도 반복·자음 조화되는 동화를 보이며, 3세 후반이 되면 어중종성역행동화를 제외한 다른 동화유형들은 사라진다고 하였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말소리의 변화가 역동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이고, 어중종성역행동화를 제외한 동화는 발달의 초기에 사라지는 오류이기 때문에 동화 발달의 연구에 있어서 2세 후반과 3세 전반 아동의 말소리 발달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국내의 연구에서 동화를 포함한 음운변동 패턴을 분석하는 틀은 크게 세 가지 정도가 발표되었으며 세 가지의 분석틀에서의 동화 분석을 살펴보면 Kim(1992)은 하나의 오류에 대해 전체단어 변동과 음소변화 변동을 모두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예를 들어 ‘풍선’을 [풍던]으로 발음한 현상을 파열음화라는 음소 변화 변동에도 포함시키고 파열음 동화라는 전체단어 변동에도 포함시켰는데 이는 각각의 음운변동 정의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Kim (2006)의 연구에서는 어중종성과 어중초성의 연쇄에 의한 음운변동 현상을 ‘어중자음단순화’라 하고 전형적인 경우와 비전형적인 경우로 구분하여 살펴보았으며 그 이외의 다른 동화는 자음조화로 분류하고, Lowe(2002)의 제안대로 아동마다 오류의 공통점을 찾아 음운변동을 적용시켰다. 예를 들어 ‘사탕’을 [타탕]으로 발음한 것은 파열음화와 동화의 가능성이 모두 있지만, 이 아동이 다른 치조마찰음도 파열음으로 조음한다면 파열음화를 적용시키고 이 단어에서만 이러한 오류를 보인다면 동화를 적용시켰다. Ha & Kim (2020), Kim(2014)은 어중종성역행동화에 한해 동화를 다루었다. 어중종성역행동화는 종성에서 산출되는 7개 자음은 일부 말소리(/ㄱ/,/ㄹ/)를 제외하면 조음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어중에 위치하면 바로 뒤에 위치한 어중초성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석 알고리즘이 명확하다. 하지만 /목또리/가 [모또리]로 오조음 된 경우 /목또리/의 어중종성/ㄱ/이 뒤에 오는 어중초성 /ㄸ/와 동일한 위치로 동화되어 /몯또리/로 바뀐 후 동일위치 장애음탈락이라는 정상적인 음운현상에 의해 [모또리]로 발음된 것이라면 이를 어중종성역행동화와 어중종성생략 중 무엇으로 분석할지 간에 혼동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경우 그 기저에 여러 가능성들을 전제하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오류에 초점을 두어 어중종성생략으로 명명하였다. 이처럼 아동의 말소리의 오류패턴은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분석에 사용되는 틀의 차이 때문에 다르게 분석된다.
말소리장애아동이나 다문화가정아동의 말소리를 분석하는데 있어서는 일반아동에 비해서 동화가 더 오래 더 빈번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wang & Kim, 2015). 따라서 말소리 평가 환경에서는 동화를 분석하기 위한 통일된 기준과 평가 방법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한국어를 쓰는 아동의 오류패턴 연구들은 어중조건에서의 자음간의 연쇄 환경(어중종성역행동화)을 제외한 동화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동화에 대한 분석의 기준과 조건이 없기 때문에 음운 발달이나 평가 연구들에서 동화를 주제로 다루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어중종성역행동화를 제외하면 한국어에서 발달적으로 어떤 동화가 나타나다가 언제 사라지는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말소리장애아동의 동화를 평가하고 중재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동화 오류의 분석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우선 일반아동들에게서 나타나는 발달적 동화 양상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2세와 3세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말소리에 나타나는 발달적 오류패턴 중 동화의 분석기준을 마련하고, 그 발달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표준화검사 항목 중 빈번하게 동화 오류패턴을 관찰할 수 있는 문항(단어)을 파악하여 임상현장에서 보다 쉽게 동화를 관찰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그림 보고 이름대기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된 말소리발달과 어휘발달에 어려움이 없는 2세 후반과 3세 전반 각 25명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 선정 시 (1) 『우리말조음음운평가2(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2, UTAP2)』(Kim & Shin, 2020) 단어 수준 검사에서 자음정확도가 –2SD 이하에 해당하는 아동은 제외하였으며, (2)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Kim et al., 2009)의 수용어휘력 검사 결과가 10%ile 미만에 해당하는 아동은 제외하였다(표 1).
Age group | n | PCC Mean (SD) |
---|---|---|
2;6-2;11 months | 25 | 71.74 (13.56) |
3;0-3;5 months | 25 | 79.24 (13.48) |
total | 50 | 75.49 (13.91) |
연구 대상자는 ‘우리말조음음운평가2’(UTAP2; Kim et al, 2020) 표준화 과정에 포함되었던 서울, 경기, 충청, 경상, 전라, 제주 지역에 거주하는 2세 후반 50명, 3세 초반 44명의 아동 중 2세 후반 25명, 3세 전반 25명을 무선 표집하여 총 50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다음과 같은 동화 분석기준을 설정 후 기준에 따라 분석하였다. 단어 내에서 인접한 다른 자음의 영향으로 같은 모양 혹은 일부 같은 자질로 바뀐 것을 동화라고 하였다. 이 때 변동된 말소리가 다른 맥락에서 정조음 한 예를 확인하여 해당 오류가 분절음 자체의 어려움 때문이 아닌 인접 음소의 영향으로 바뀐 증거가 있을 경우로 한정하였다. 우리나라 말소리에서 종성은 불파음으로 종성에 위치할 수 있는 자음은 7개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초성과 종성의 동화를 따로 분석하였다. 동화의 발달 양상을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된 본 연구에서는 어중의 위치에서 폐쇄음 종성이 동화된 후 탈락(/목또리/를 /모또이/ 혹은 /몯또이/)하는 경우 다른 맥락에서의 산출 형태를 보아 동화로 인한 생략도 역행동화 형태로 분석하였다.
초성의 동화 분석은 한 번의 동화를 세 가지 방법으로 분류하였다. 첫째, 유사도를 기준으로 완전동화와 불완전동화로 분류하였으며, 두 번째로 방향성에 따라 순행동화와 역행동화로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자질을 고려하여 조음위치동화, 조음방법동화, 발성유형동화로 분류하며 자질에 따른 동화는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자질이 동화되는 경우를 고려하여 동화의 유형을 분류하였다. 종성의 동화 분석은 유사도를 제외하고 방향성과 영향을 주고 받은 자질을 고려하여 두 가지 방법으로 분류하였다. 동화 분석기준과 분석의 예시는 부록 1과 부록 2에 제시하였다.
고빈도 동화유형의 기준은 Dodd et al.(2003)에서 해당 연령대의 10%의 아동에게서 나타나면 발달적 변동이라고 본 기준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각 집단에서 10% 이상의 아동이 보이는 동화의 유형을 확인하였다. 고빈도 동화유형에 대해서는 두 집단의 발생빈도에 대하여 차이검정을 실시하였다.
동화가 자주 관찰된 단어의 기준은 2세와 3세 전체 집단 50명의 아동 중 10%의 아동에게서 동화가 관찰된 단어를 분석하였다. 동화는 주변 음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음절 수가 길수록, 평균음운길이(phonological mean length of utterance, PMLU)가 높을수록, 후기에 발달하는 음소가 많이 포함된 단어일수록 산출에 어려움으로 인해 주변 음소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10% 이상의 아동이 동화를 보인 단어와 그렇지 않은 단어들 간의 난이도와 복잡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 음절 수, 평균음운길이(PMLU), 후기 발달 음소의 포함 여부를 비교하였다. PMLU는 아동이 산출한 단어의 음운적 복잡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모든 분절음에 각 1점씩을 제공한 후, 정조음한 자음에 대해서는 추가로 1점을 부여한다. 단어의 난이도는 음절 수와 후기 발달 음소인 /ㅅ, ㅆ/, /ㅈ,ㅉ,ㅊ/, 탄설음/ㄹ/, /ㄱ/가 두 그룹의 단어에서 포함된 횟수를 구하였다.
전사 신뢰도 측정을 위해 전체 대상자의 10%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연구자가 다시 듣고 전사하여 기존의 전사와 전사 신뢰도를 확인하였다. 전사가 일치한 음절 수를 전체 음절로 나누어 곱하기 100을 한 결과 전사 신뢰도는 90.4%로 나타났다.
분석 신뢰도는 전체 대상자의 20%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말소리장애아동 치료 경험이 있는 2급 언어재활사 2명이 독립적으로 동화 분석을 실시하여 연구자와의 분석 일치도를 확인하였다. 연구자가 실시한 평가 결과와 보조 연구원의 평가 결과를 비교하여 일치한 항목 수를 전체 항목 수로 나는 후 100을 곱하여 산출한 결과, 분석 신뢰도는 97%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대상자 100%의 자료를 연구자가 단독으로 분석 실시한 후 보조 연구원이 사후점검하여 일치하지 않은 분석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를 거쳐 모두 동화라고 동의한 것만 동화로 분석하였다.
3. 연구결과
본 연구에서 동화를 분류하는 기준인 유사도, 방향성, 자질에 따라 동화의 빈도를 비교한 결과, 초성에서 정도에 따라서는 불완전동화가 많이 나타났으며, 방향에 따라서는 역행동화, 자질에 따라서는 조음방법동화가 많이 나타났다.
각 집단에서 10% 이상의 아동이 보인 동화의 유형을 확인한 결과, 2세 집단에서는 불완전순행방법동화, 완전역행위치동화, 완전역행방법동화, 불완전역행방법동화, 불완전순행위치동화, 불완전역행위치동화였으며 3세 집단에서는 불완전순행방법동화, 완전역행방법동화, 완전역행위치동화, 불완전역행방법동화였다(표 2).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완전역행방법동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화 빈도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두 집단의 동화 빈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것은 불완전순행방법동화(t=2.362*, p<.05)였다. 두 연령 모두 발성유형동화는 나타나지 않거나 10% 미만의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동화였다(표 3).
유사도, 방향성, 자질에 따라 동화의 빈도를 비교한 결과, 방향성에 따라서는 역행동화가 더 많이 나타났으며 자질에 따라서는 조음위치동화가 더 많이 나타났다(표 4).
종성에서는 2세와 3세 집단 모두 역행위치동화, 순행위치동화, 역행방법동화가 10% 이상의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동화였다. 역행위치동화는 초성과 종성을 합쳐서 두 연령 집단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동화였다(2세 22명, 3세 17명; 표 5).
2 years | 3 years | t-value | Example | |
---|---|---|---|---|
n (mean) | n (mean) | |||
Sequential ·place | 4 (1.25) | 6 (1.16) | –0.543 | /꼳/→[꼭] |
Reverse·place | 22 (2.5) | 17 (2.94) | 0.000 | /냉장고/→[낸장고] |
Reverse·manner | 3 (1) | 2 (1) | 0.463 | /김빱/→[깁빱] |
2세와 3세 전체 집단 50명의 아동 중 10%의 아동에게서 동화가 관찰된 단어를 분석하였다. 초성에서 /자동차/(22명), /냉장고/(9명), /바지/(8명), /단추/(7명), /접씨/(7명), /기차/(6명), /책쌍/(6명), /빨간색/(6명)이었으며, 종성에서는 /국짜/(23명), /책쌍/(21명), /목또리/(17명), /풍선/(11명), /냉장고/(10명), 짜장면(9명), /자동차/(5명)이다. 동화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단어와 그렇지 않은 단어들 간의 난이도와 복잡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 단어들 간의 음절 수, 평균음운길이(PMLU), 후기 발달 음소의 포함 여부를 비교하였다. 동화가 빈번한 단어의 평균 음절 수가 그 외 단어보다 길었으며, 평균음운길이(PMLU)또한 동화가 빈번한 단어가 그 외 단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기 발달음소의 포함 여부를 살펴본 결과 동화가 빈번한 단어 목록에 상대적으로 마찰음과 파찰음이 더 많이 포함되었다(표 6).
Number of syllables | PMLU | /ㅅ,ㅆ/ | /ㅈ,ㅉ,ㅊ/ | 탄설음 /ㄹ/ | /ㄱ/ | |
---|---|---|---|---|---|---|
High frequency words | 2.38 | 10 | 0.3 | 0.84 | 0.07 | 0.69 |
Others words | 2.05 | 7.47 | 0.11 | 0.11 | 0.29 | 0.64 |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2세와 3세 아동의 표준화 조음음운검사 수행한 것을 토대로 동화 분석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우고, 분석하여 일반아동의 동화 발달 양상을 살펴보았다. 몇 가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화 오류는 2세보다 3세에서 줄어들었지만 통계적으로는 불완전순행방법동화에서만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두 집단 모두 순행동화보다는 역행동화를 더 많이 보였으며 초성에서는 조음방법동화가 많았고, 종성에서는 조음위치동화가 더 많이 나타났다. 많은 아동이 동화를 보인 단어의 특성은 음운복잡도가 높고, 마찰음과 파찰음이 들어간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첫째, 말소리장애 진단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화 분석기준을 개발하고 신뢰도를 구해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둘째, 2세와 3세 아동의 동화변동 발달 양상을 보여주었다. 셋째, 말소리장애 진단 시 동화변동 양상이 의심되면 주목해야 하는 검사 단어 목록을 제시하였다. 넷째, 말소리장애 아동에게 나타나는 동화변동을 일반아동의 동화변동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동화유형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동화 오류의 빈도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는 Kim(2006)의 연구에서 자음 조화는 2세 후반에 약 35%의 아동에게 나타났지만 3세 전반부터는 거의 없었다는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초성과 종성 모두 역행동화가 더 많이 나타난 결과는 아동이 보이는 동화 오류패턴의 기본 방향은 산출 시 뒤에 나올 음소를 예상하면서 앞의 것을 바꾸는 상황들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완전동화와 불완전동화를 나누어서 살펴보기는 하였지만, 특별한 경향성을 분석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임상현장에서도 이 둘을 굳이 나누어서 살펴볼 것인지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다.
통계적으로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것은 불완전순행방법동화였다. 다른 동화변동들은 차이가 있었지만 집단 내 분산이 너무 크므로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세와 3세 아동은 말소리 발달에 있어서 초기이며 아동 간 개인차가 큰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은 순행동화 혹은 역행동화 등으로 유형을 분류하여 통합한 것에 대한 해석이 요구된다. 동화에 포함된 다양한 현상들이 동질적인지는 의문이 있다. 말운동 및 음운적 측면에서 아동의 발달 상황과 어려움을 다르게 반영할 수 있으므로 각각의 양상을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분석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향후 동화 연구는 동화의 범주 안에서 다시 원인과 양상에 따른 분화 작업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대상자들이 산출한 오류의 동화분석 결과를 보면 아동의 말소리 산출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오류패턴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동화유형이 3세가 되며 줄어들었지만 초성에서 완전역행방법동화와 종성에서 순행위치동화가 2세보다 3세에 더 많이 나타났다. 완전역행방법동화의 오류의 예를 보면 /자동차/단어에서 [다동차], [다도타] 등으로 2세와 3세 아동이 산출한 오류의 형태는 비슷하였으나, 본 연구의 동화 판단 근거에 따라 분석하였을 때 2세는 다른 맥락에서 정조음한 증거를 찾지 못하여 분절음 대치변동으로 분석되었으며 3세에서는 다른 단어에서 파찰음을 정조음하였으나 해당 단어에서 후행하는 파열음/ㄷ/의 영향으로 조음방법동화 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자음의 숙달연령을 연구한 선행연구들의 결과에서 파찰음의 숙달연령을 Kim & Pae(2005)는 /ㅊ, ㅉ/는 3세 전반, /ㅈ/는 3세 후반 75%의 습득기준에 도달하고 4세 전반이 되어서야 완전 습득한다고 보았고, Kim(1997)은 2세–3세에 출현하여 완전 습득연령이 4–5세경이라고 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인 2세 후반에서 3세 전반의 아동의 경우, 후기 발달 음소인 마찰음과 탄설음은 /사탕/을 [타탕], /라면/을 [나면] 등으로 오류를 보였더라도 다른 맥락에서 정조음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파열음화와 비음화로 분석되었다. 반면 파찰음은 2세는 분절음 대치 변동되던 오류패턴이 3세가 되면서 파찰음을 산출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 불안정하여 주변 음소에 파열음이 존재하는 경우 영향을 받아 파열음으로 조음방법동화되는 것으로 오류패턴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종성에서 순행위치동화의 예시로 2세와 3세 모두 /냉장고/ 단어에서 어려움을 보였는데, 2세에서는 [내자또], [냉당고], [아다또], [낸단고], [낸당고], [내땅고], [내짜고], [내강고], [내따고], [내아꼬]등으로 산출하였으며 3세는 [낸잔고], [낸단고]로 산출하였다. 본 연구의 동화 판단 근거에 따라 분석하면 2세 아동은 산출의 변이성이 컸으며 발달상 어중종성의 생략이 빈번한 연령이기 때문에 다른 맥락에서 정조음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 동화로 분석되지 않았다. 3세는 다른 맥락에서 종성/ㅇ/을 정조음 한 증거를 찾은 경우 /냉장고/단어의 오류를 연구개음 전방화가 아닌 /냉/의 어중종성/ㅇ/이 후행하는 어중초성/ㅈ/에 조음위치동화 된 후 /장/의 어중종성/ㅇ/이 종성 간 순행동화 되었다고 분석되었다. 동화는 음소의 습득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이며 말소리 발달 과정에서 산출의 미성숙으로 인해 주변음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성인의 발화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동화가 나타나며, 점차 말소리가 발달하여 해당 음소를 습득하게 되면 주변음의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정 동화가 관찰되는 것이 해당 동화를 유도하는 특정 단어의 영향이 크게 보였다. 말소리 목록 전체를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하고자 고안된 표준화 조음음운검사의 단어 목록 30여개로 동화 오류패턴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두 연령 모두 발성유형동화는 나타나지 않거나 10% 미만의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동화유형이었다. 이는 Hwang & Kim(2015)의 연구결과에서 말소리장애아동과 다문화가정아동에게서도 발성유형동화는 다른 동화유형에 비해 적은 인원에게서 덜 빈번하게 관찰되었다는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종성에서는 두 연령 집단 모두 종성에서의 역행위치동화가 가장 고빈도로 나타났으며 이는 어중종성이 후행하는 초성의 조음위치에 동화되는 어중종성역행동화가 빈번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어중종성역행동화는 2세에서는 22명의 아동에게서 54번, 3세는 17명의 아동에게서 50번으로 3세가 되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3세에도 여전히 여전히 많은 수의 아동들이 빈번하게 보이는 오류였다. 이러한 결과는 Kim(1992), Kim(2006), Woo & Kim,(2013) 등의 연구에서 어중종성역행동화는 4세 이후에도 빈번하게 관찰되는 발달적으로 후기까지 남은 오류라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종성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오류는 [풍성], [김빰], [따단면]처럼 동일한 종성으로 바뀌는 종성 간의 동화가 2세에서는 7회, 3세에서는 9회가 나타났다. 취학 전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한 Kim(2006)의 연구에서도 종성 간의 자음 조화가 3회 나타났으며 /단추/→/단춘/처럼 CVC음절구조를 반복하는 경우가 5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10%의 아동에게서 동화가 관찰된 단어와 그 외 단어를 비교한 결과 10%의 아동에게서 동화가 관찰된 단어는 평균 음절 수가 길었으며, 평균음운길이(PMLU)도 높았다. 단어의 복잡성을 반영하는 PMLU가 높다는 것은 다양한 음소가 포함되어 있을 확률이 높으며, 다양한 음소가 포함되어 있으면 동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동화가 빈번한 단어 목록에서 후기 발달 음소 /ㅅ, ㅆ/, /ㅈ, ㅉ, ㅊ/, 탄설음 /ㄹ/, /ㄱ/ 중 특히 파찰음(0.84회)이 포함된 단어가 많았는데 이는 /ㅅ/와 /ㄹ/는 3세 이후에 습득이 되는 음소로, 본 연구 대상자인 2–3세 초기 아동은 동화를 보이는 오류보다는 대치변동을 보이는 단어로 분석, 분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초성에서 동화가 가장 많이 나타난 단어는 두 연령 집단 모두 /자동차/였으며 2세에서 16회, 3세에서 10회가 나타났다. 이는 아직 완전히 습득하지 못한 파찰음이 한 음운단어 내에 2회 포함되어 산출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어중초성/ㄷ/의 영향을 받아 동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종성에서 아동들이 동화를 가장 많이 보인 단어는 /책쌍/이 22회 나타났으며, 종성에서 고빈도 단어들은 두 집단 모두에서 가장 빈번한 동화였던 역행위치동화(어중종성역행동화)가 많이 나타난 단어였다.
본 연구는 기존 평가도구를 활용한 동화 분석기준을 마련하였으며, 추후 일반아동과 말소리장애아동과의 비교를 위한 시도를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웃 음소의 영향을 통제해서 볼 수 없는 표준화 검사의 30개 단어만으로 정조음 증거를 판단하여 동화로 분석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추후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문맥에서 후행하는 모음의 영향, 영향을 받는 방향, 음소의 난이도, 자질의 영향 등을 통제한 동화 평가용 심화 검사 도구나 단어 목록의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